밝고 따뜻한 입양 가족 이야

연령 5~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5년 9월 15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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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따뜻한 입양 가족 이야기

입양아와 양부모의 첫만남을 다루고 있는 책이 어쩜 이렇게 밝고, 유쾌할까? 싶다.
무거운 주제를 가벼운 듯, 그러나 따뜻하고 밝게 그린 이 책을 읽으니,
우리 사회에도 입양에 관한 이야기가 이렇게 밝은 빛의 그림처럼 밖으로 드러나게 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도 밤에 잠자리에 누워 아이들한테 ‘태어나던 날 이야기와 여러가지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아이는 그게 신기하고 재미있는지 또 해달라고 해서 끝이 없는 이야기, 날마다 비슷한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들려주곤 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여자아이도 엄마 아빠에게 자기가 태어났을 때, 엄마 아빠는 뭘 하고 있었는지, 기분이 어땠는지를 비롯해 우리가 처음 가족이 된 날의 이야기를 자꾸만 들려달라곤 한다.
친 부모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태어나진 못했지만, 자기가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가족으로 맞이하고 싶어했던 엄마 아빠의 사랑과 기대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아이의 마음이 전해진다.
그런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 마음이 짠해지다가도 그림이 너무나 밝고 경쾌해서, 그런 내 생각도 입양에 대한 선입관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좋아’를 통해 익숙한 로라 코넬의 그림은 어지러울만큼 산만하고, 무거운 주제와는 달리 가볍고 밝은 느낌을 준다. 거기다 엄마 아빠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표정은 익살스럽기 까지 해서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러니 아무리 심각한 이야기라도 밝고 경쾌한 느낌을 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입양’을 꼭 무겁고 심각한 관점에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뱃속에서 자기를 품고 있던 엄마 아빠를 부모로 맞게 되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자기의 태어남을 기다리고 기뻐해준 엄마 아빠가 있다는 사실은 아이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까?

‘엄마 아빠가 나를 처음 만나는 순간에 얼마나 긴장했는지, 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신생아실에 누워 있는 여러 아기들 가운데 나를 보고는 얼마나 기뻐했는지, 밤에는 어떤 노래를 자장가로 들려줬는지’를 듣는 일은, 우리집 아이들이 자기 어릴 때 이야기를 들을 때 느끼는 감정과 똑같은 행복감을 줄 거라 생각한다.

아이의 여러가지 물음에 엄마 아빠가 대답하는 이야기는 나와 있지 않지만 그림이 그걸 다 보여주고 있다.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는 엄마의 표정, 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가는 엄마 아빠, 비행기 안에서 펼쳐 본 ‘아기랑 하나되기’라는 책, 처음으로 아기를 안고 환하게 웃는 엄마의 얼굴, 그리고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 조심조심 아기를 안고 병원 밖으로 나가는 엄마 아빠, 집안 구석 구석에 널려 있는 아기 용품들과 육아책들은 엄마 아빠의 기다림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사랑과 관심이 얼마나 컸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노란 달빛이 밤을 환하게 밝혀 주는 날, 잔디밭에 누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의 모습이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아직도 공개입양 보다는 입양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더 많은 우리나라,
아이에게 친부모가 따로 있다는 걸 말하는 게 쉽지 않다고만 생각해왔는데, 친부모가 따로 있다는 걸 알면 아이가 상처받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꼭 그렇지만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입양을 한 부모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아이와 함께 많은 걸 이야기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그리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라도 이 책은 입양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밝고 따뜻하게 들려주어 아이들에게 ‘나와는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