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번을 살고, 100만번을 죽은 고양이라??? 100번 동안 고양이는 어떤 모험과 어떤 재미를 느끼며 살았을까? 하는 궁금함에 아이와 함께 책을 펼쳤다.
“엄마…고양이는 100만번을 살아? 그런데 100만번은 얼마야? “하고 묻는 5살 아들은 무슨 내용인지 아주 궁금한 표정이다.
백만번을 살면서 백만명의 주인을 만나서 백만번의 사랑을 받은 고양이….고양이가 죽을때마다 주인들은 너무 슬퍼서 울었다.
하지만, 고양이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다. 그 주인들이 다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인이 임금님이였을때도 싫었고, 뱃사공이 였을때도 주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서커스단 마술사 고양이일때도 고양이는 서커스가 싫었다.
모든 주인들이 고양이를 아껴주고 사랑해주어도 고양이는 그 주인들이 다 마음에 들지 않았고, 싫었다. 주인들이 죽은 고양이를 껴안고 하루 종일 슬피 울어도 말이다.
그러다 고양이는 도둑고양이로 태어났고, 그 누구의 고양이도 아니였기에 너무 좋았으며 자기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다.
암고양이들이 그 고양이의 신부가 되려고해도 자기 자신이 너무 좋은 고양이는 그런 것들이 다 싫었다.
“나는 백만 번이나 죽어 봤다고. 새삼스럽게 이런 게 다 뭐야!”
자기 자신만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고양이로 태어난 도둑 고양이..
그 고양이 앞에 나타난 새하얐고 예쁜 고양이…
“난 백만 번이나 죽어 봤다고!” 자랑하고 또 자랑해도 하얀 고양이는 그 고양이를 쳐다보지 않았다.
“난 백만 번이나………….” ” 네 곁에 있어도 괜찮겠니?” 라고 말한 고양이… “으응”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와 새로 태어난 귀여운 새끼 고양이를 자기 자신보다 더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했다.
하얀 고양이와 함께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하얀 고양이는 늙었고 어느 날 더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고양이는 백만 번이나 울었다. 그리고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 곁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고양이는 백만번을 살아보고서야 드디어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다른 사람들 속에서 같이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곳이다.
“자신이 최고다” 라는 자신감을 넘어 자만심을 갖는다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는 법을 배울 줄 모르게 된다.
백만번 산 고양이처럼 말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르고, 남을 사랑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은 더 행복하고 기쁘다는 것을 알 수 없게 된다.
외동딸, 외동아들이 늘어나고, 부모들의 과잉보호가 심해지면서 아이들은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들로 많이 변하는 추세다.
나 역시 그런 부모중의 하나임에 틀림없고, 아이에게 남을 돌아보는 마음을 가르치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아이들은 멀리 보는 시야를 갖게 되고, 배려와 경청의 마음을 알게 된다.
머리로 누군가를 이기려는 아이들보다 마음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를 이길 수 있는 포옹력을 갖게 된다.
사랑하는 법과 사랑받는 법을 일러주는, 마음을 성장시키고 아이를 자라게 하는 <100만번 산 고양이>는 더불어 죽음의 의미까지 알려준 듯 싶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의 슬픔이 어떤 것인가를….
아직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죽음의 의미 또한 새길 수 있는 기회는 아닐까 싶다.
“엄마, 100만번 죽고 살고 했으니까 하얀 고양이랑 다시 살면 되는거 아니야?”
고양이의 죽음이 안타깝게 자리잡은 아들의 질문…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그렇게 슬프게 자리잡는 법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