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장어의 생태를 익혀요

연령 8~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1년 9월 17일 | 정가 8,000원
수상/추천 마더 구스상 외 8건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뱀장어에 대해 관심의 폭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뱀장어는 그냥 민물고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뱀장어가 바다로 내려가 알을 낳는다니…. 아마 조금이라도 뱀장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면 그정도는 알고 있었을텐데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아이도 함께 말이죠.  

읽으면서 거꾸로 강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살다가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알을 낳는 연어와 비교되기도 했습니다. 연어의 생태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진 반면에 그러고보면 뱀장어는 그러지 않았나봅니다.  뒤면지에 쓰인 글을 읽고서는, 우리나라에 사는 뱀장어의 정확한 산란 장소를 아직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만큼 정확한 산란 장소와 이동 경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되기를 아이와 함께 바라게 되었다지요~^^. 

이 책은 버뮤다 섬 남쪽 사르가소 해에서 알을 낳는 유럽산 뱀장어의 생태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둡고 짠 바다에서 태어나는 뱀장어들… 처음 모습이 정말 대나무잎처럼 생겼네요~. 그래서 댓잎뱀장어라고 불리는 새끼 뱀장어들… 본문에 실제 크기의 댓잎뱀장어가 그려져 있는데, 우리아이는 너무 조그맣고 귀엽다고 합니다^^. 하지만 확대해서 그려놓은 그림을 보니 뽀족하게 튀어나온 입에 톱날처럼 생긴 이빨이 장난아니네요~. 이 댓잎뱀장어들이 사르가소해를 떠나 유럽으로 또는 미국쪽으로 먼 여행길에 오르는데 중간 중간 새의 먹이가 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유럽가까이 도착할 즈음이면 이제 모양이 서서히 바뀌어 신발끈 같은 모양의 실뱀장어로… 강둑을 따라 올라가 진흙 구멍에서 사는 동안에는 색깔이 누렇게 변하고 통통해진 황뱀장어로 된답니다.   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황뱀장어는 이틀 동안 물 밖에서도 살 수 있다는 사실~!. 참 신기한 뱀장어 생태!!. 거기다가 풀숲으로 기어나와서 민물달팽이도 잡아먹는다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제 더이상 먹지 않게 된 황뱀장어…. 다시 몸의 색깔이 변하는데 이번엔 은빛,검은빛이 섞인 은뱀장어가 되어 자신의 고향, 사르가소 해를 향해 떠난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알들을 낳고 죽는다는 뱀장어의 일생!!   뱀장어의 생태가 이토록 매력적인지 몰랐습니다.  수없이 변하는 몸의 모양과 색깔들, 이름도 그렇구요, 그러다보니 우리아이와 함께 뱀장어의 매력에 쏙 빠져버렸습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팔 일 동안 헤엄을 친 뱀장어의 몸은 마르고 상처투성이죠.  뱀장어는 뱃속 깊숙이 품고 있던 알들을 바닷속에 흩뿌려요. 그러고 나서는 다 쓰고 버려지는 은박지처럼 바닷속으로 가라앉아요.’ 본문 표현 문장이 생태그림책인데도 얼마나 시적인지요….아름답고 감동적인 표현들을 읽으며 쉽고도 흥미롭게 뱀장어의 한살이 과정을, 머리 속에 그리고 마음 속에도 담을 수 있어 참으로 흡족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