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작가가 들려주는 유쾌한 호호 아줌마 이야기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1년 11월 1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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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아줌마를 통해 알게 된 노르웨이의 작가 알프 프로이센.
사실 별 기대도 하지 않고 유년의 추억을 좇아 선택했던 작품인데, 아이가 자지러지도록 웃는 등 아주 유쾌한 시간이 되었다.
북유럽 작가들의 이런 유쾌함은 어디서 오는지 파헤쳐보고 싶은 충동도 일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아이가 처음으로 옮긴이의 말을 살펴 보았다는 점이 의외의 소득이었다.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아직까지 옮긴이의 말을 스스로 찾아 읽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아이는 호호 아줌마 이야기에 대한 아쉬움, 갈증 때문인지 옮긴이의 말도 살피며 그 중 한 문장을 직접 읽어주기까지 했다.
나 또한 그 글을 읽으며 작가를 ’팔방미인’이라고 한 옮긴이의 수식어에 동의하게 되었다.
비록 호호 아줌마 시리즈와 책에 실린 단편동화 몇 편만을 읽었을 뿐이지만 충분히 작가의 뛰어난 역량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재미난 ’마법의 숲에 간 호호 아줌마’에도 옥의 티는 있었다.
그것은 이번에도 아이가 먼저 발견했다.
책을 읽기 전 차례를 쭉 살펴보는 아이가 갑자기 책을 읽다 말고 나를 불렀다.
차례에 나와있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며 그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아니 2005년 3쇄본인데 출판사에서 수정을 하지 않았다니 의아했다.
이 정도면 상당히 큰 오류인데 말이다.
그러면서도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들을 지적해 내는 아이를 볼 때마다 나 또한 더욱 독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이것이 내가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럼, 아이가 배꼽을 살피며 읽을 정도로 열광한 이 책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우선, 호호 아줌마가 작아지는 비밀에 비해 호호 아줌마 이야기가 좀 더 많이 그리고 긴 이야기를 보이고 있다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편이 가볍게 “숟가락처럼 작아지는 아줌마의 이야기가 있는데, 한 번 들어볼래? “하는 식이라면 이어지는 ’마법의 숲에 간 호호 아줌마’는 “어때? 정말 재미있지 않니?” 라고 작가가 어린 독자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는 전편에 비해 많은 호호 아줌마 이야기에 열광했고, 또한 전편을 훨씬 능가하는 유머에 배꼽이 도망갔을까봐 한 손으로 꼭 잡고 웃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는 모습이었다.
또한 피곤해 하는 엄마에게 긴 시간동안 한 꼭지를 읽어주면서도 힘들다거나 하지않고 오히려 더 읽어주겠다며 나설 정도였다.
아이가 읽어주는 호호 아줌마 이야기를 듣자니 또한 절로 이야기에 빠져 들어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어쩜 이리도 유쾌하게 그려냈는지, 만화영화로 보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웃음이었다.

또 하나의 재미는 옮긴이도 마지막에 말했지만, 역시 중간에 살짝 끼어 있는 다른 단편동화를 맛보는 재미다.
전편에서는 단편동화의 분량이 훨씬 많았는데, 이번에는 독자에게 호호 아줌마 이야기를 읽다가 중간에 살짝 쉬어가라는 의미로 살짝 두 편을 앞 부분과 뒷 부분에 끼워 배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호호 아줌마의 재미를 쭉~이어가다가 맥이 끊기지 않나 하는 우려를 할 분도 있겠지만, 사실 이 책을 읽어보면 오히려 정 반대의 효과를 가져옴을 알 수 있다.
아이가 전편에서는 단편동화에 조금 심드렁 했다면 이번에는 오히려 작가가 쓴 단편동화도 호호 아줌마처럼 재미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작가가 얼마나 재미나게 글을 쓰는 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아이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한 참 이야기에 빠져 있다가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읽으며 오히려 호호 아줌마 이야기와 또 다른 재미를 주는 단편동화가 가벼우면서도 유쾌했다. 그런 후에 다시 호호 아줌마 이야기를 읽으니 웃음이 배가되었다.
게다가 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마치기 보다 마지막 두 이야기는 이어지는 형식으로 하되, 작가가 이야기에 개입을 함으로써 독자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이런 부분은 여러 군데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이 마지막에 등장하는 부분이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그 긴 에피소드를 끝내고도 곧 이어 이야기를 읽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전편에 비해 길어진 한 편의 에피소드가 아이들에게 지루할 수도 있을 법 한데, 알프 프로이센 작가는 그 안에서도 기승전결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웃음코드까지 적절히 넣어놓아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게 한다.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닌 또 하나의 절정을 맛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점이 확실히 전편의 이야기에서 좀 더 발전된 작가를 발견하게 되는 부분이라 생각될 정도다.

호호 아줌마 이야기가 담긴 두 권의 책을 읽으며 아이가 왜 호호 아줌마에 열광하게 되는지도 생각해 보았다.
그저 판타지 동화를 좋아할 때라서 그런 것일까?
이런 질문도 해 보았지만, 그것보다는 현실에 들어온 작아진 아줌마라는 설정 자체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냥 무난한 성격을 가졌다라기 보다는 요즘식으로 표현하면 4차원적인 생각을 하는 아줌마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어린이가 주인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동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같다.

3권의 시리즈 중 이제 한 권만을 남겨 두고 있다.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지 정말 기대가 된다.

영원히 풀리지 않는 호호 아줌마의 비밀…그 비밀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마지막 권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