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클럽

시리즈 블루픽션 46 | 박선희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10월 25일 | 정가 10,000원
수상/추천 올해의 청소년 도서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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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클럽

-박선희(비룡소)

나는 동성애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 또 친구의 연애사에 대해서도 고민해 본 적 없다. 홀수로 다니기 때문에 일어나는 친구 문제에 대해서도, 친구가 내가 상상하던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실망했던 일도 없었다. 그런데도 내가 읽으면서 계속 공감할 수 있었던 건 같은 여학생이고, 주변에서도 쉽게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카이트 날리는 게 취미고, 주변 친구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유미는 평범한 이름이 싫다며, 친구들이 지어준‘윰’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3살이나 차이나는 과외 선생님을 쫓아내려고 계약 연애를 하자며 달려들기도 하고, 출입금지인 학교 옥상과 집중해서 공부한다고 얻어낸 집의 옥탑방을 이용하여 친구 3명과 여러 가지 의논도 하며 나날을 재밌게 보내고 있다. 17살, 소신 있고, 개성 있는 친해지고 싶은 주은이를 만난다. 다른 옥탑방 친구들의 동의를 얻어 주은이까지 4명의 옥탑방 모임을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반 친구가 레즈비언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그 소문은 사실로 밝혀지면서 학교는 혼란스러워진다. 선생님들은 레즈비언 학생들의 생각을 바꿔 놓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그럴수록 두 학생은 서로를 더욱 더 그리워하게 하고, 결국 그 중 한 명은 강제로 전학을 가게 되고, 또 다른 한 명은 자살을 시도한다. 유미는 교실 뒤편에 대자보를 붙여 이상한 사람들이 아닌 그저 소수의 사람일뿐이였던 두 여학생들의 행복을 빌어주자며 서명을 받는다. 과연 나였다면, 유미처럼 용감하게 교실 뒷 편에 대자보를 붙일 수 있었을까? 자칫하면 나까지 오해받을 지 모르는 일이고, 그 뒤로는 무서운 선생님들이 불을 켜고 달려든다면.. 친구를 위해 용기를 낸 유미를 보며, 나도 혹시 같은 상황이 온다면, 내 소신껏 맞는 행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동경하던 개성있고, 씩씩하던 친구가 알고보니 한 연예인의 뒤를 쫓아다니는 아이였다면?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연예인을 좋아하는 그 자체가 개성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주은이는 뮤지컬 배우를 꿈꾼다. 확실한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멋져보여 동경했던 유미는, 친해지다 보니 주은이가 한 유명 가수를 쫓아다닌다는 것을 알고 실망한다. 그래도 같이 연예인을 보러 공개방송도 보러가고, 택시 타고 쫓아가 휴게소도 가는데, 그 가수가 팬이 준 선물을 버리는 것을 보고 실망한 주은이는 연예인을 잊고, 다시 꿈을 향해 매진한다. 내 생각으로는, 친구가 누구를 좋아하는지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좋아하는 것 자체가 그 친구의 개성일 수도 있다. 좋아하는 것까지 참견한다면 그건 친구에게 보이는 관심이 아니라 간섭이라고 생각한다.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것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고, 걱정도 해주고. 친구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친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친구. 게임에서 만나 아이템을 주고받는 것 보다, 채팅에서 단순히 주고받는 인사말을 나누는 것보다 더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진정한 친구를 만날 수 있었으면, 또 내가 다른 친구들한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