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화로 헤아리기.

연령 7~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8월 26일 | 정가 8,000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제 반을 훌쩍넘기고 오히려 사춘기가

임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출간된 슈퍼걸스 시리즈는 고만한 또래 아이들의 심리를 콕!찝어낸듯한 컨셉이네요.

아이들끼리는 통한다고 하나요?

늘 세대를 불문하고 ‘요즘애들은~’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듯이 아이들의 가장 민감한 관심사들을

제목으로 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저절로 손이 가게 만드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간에는 아이들의 심리를 다룬 책들이 참 여러가지 버젼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들의 독서력도 사고도 예전과 달리 많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줄만한 생활동화들이 더욱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슈퍼걸스 시리즈에는 각각의 다양한 캐릭터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아이들이 느끼고 경험할만한 이야기들이라서 읽으면서도 쏙 빠져들어

감정이입을 하는듯 보이네요. ^^

 

[선생님께 아부하지마!]

매디와 에린은 같은반이 되고싶은 마음에 Y자 모양의 위시본(wish born)을 들고 소원을

빌었던 덕분인지 새학년에 같은 반이 되었어요.

매년 학년말이 되면 딸아이도 친했던 친구랑 꼭 같은 반이 되길 빌자고 늘상 달고 다녔던터라

엄마인 저도 이책을 읽으면서 웃음이 나기도 하네요.

어디나 아이들의 심리는 정말 비슷하구나~하고 말이죠.

 

교실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이 마치 딸아이도 자신이 학교에서 겪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은듯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었네요.

요즘에 학교에서 아이도 스티커모으기를 하는 모양입니다.

엄마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스티커한장을 위해 무모한 욕심을 부릴때는 당혹스럽지만 단체생활의

질서를 위한 또하나의 과정이겠거니 지켜보고있습니다.

 

이런 생활동화의 가장 좋은점은 객관적입장이 되어볼수있는 간접기회가 된다는 것이겠지요.

좌충우돌 학교생활끝에 큰 깨달을음 얻게된 매디의 말대로.

학교생활에서 공부보다 더 힘든건 정말 친구관계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더 나답게!! 아이가 스스로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 경험하게 되는 실질적인 이야기로

그 어떤 조언보다 깨달음이 있는 책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남자애들은 알수없어!]

아이들이 어릴때는 남자vs여자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것 같은데 유치원 졸업이 임박할 무렵의

나이부터는 아이들도 스스로 남자와 여자는 놀이를 통해서건 관심사가 서로 다른부분이 있음을

느끼게 되나봅니다.

아무래도 동성친구끼리는 조금더 예민한 부분도 남자친구와 여자친구 사이에서는 조금더 쿨하게

넘겨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는것을 보면 이런 과정또한 아이들이 커가는 자연스러운 모습이겠지요.

워낙에 꼼꼼한 이사벨과 아이샤,

 이 둘의 모습에서 딸아이 또래의 친구들과 반친구들의 모습을 보게 되네요. ^^

비밀 다이어리는 이 또래 여자아이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고 자신들만의 비밀요새처럼

생각하는데 그것이 공개되다니 정말 얼마나 큰 사건인지 짐작이 가죠?

소소한 일상에서 늘 투닥거리며 자신들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객관적인 상황들을 경험하게 하는 점이 바로 이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어요.

결국엔 자신의 관심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축구카드를 통해 오스카가 화해를 청하자

황당해 하지만 이사벨은 관심없는 축구카드가 아닌 오스카의 진심어린 마음을 느끼게되는

따뜻한 결말이네요. 진심은 통한다~라는 교훈인가요?ㅎㅎ

 

[나랑만 친구해!]

슈퍼걸 시리즈의 조금은 유치한듯(? ^^)한 제목들이 오히려 마음에 드는 이유는 바로 아이들이

자신의 소소한 일상이 자신만의 특별하고 이상한 일들이 아니라는것만으로도 위안삼을수

있지않나 하는 점입니다.

실례로 심리치료나 아이를 키우면서 그냥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것 만으로도 반은 치유가

된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만큼 제목들이 실제로 빈번한 아이들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얼마전에 아이가 반친구중에 한명이 “누구랑 놀지 말자~”라고 하며 여러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며

자신과만 놀자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다행히 아이친구들이 모두 그 아이의 잘못된 판단을 따라서 편을 갈라 놀지는 않았다고 하였지만

실제로 아이도 그렇고 다른 여러친구들도 오히려 잘못된 일을 조장하는 그 친구를 더 멀리하게

되더라는 말을 하더니 요즘엔 모두 잘 지내는듯 보입니다.

그만큼 아이들은 누가 중재를 해준다기보다 스스로 다른 친구의 입장이 되어가며 그렇게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알아가는듯 합니다.

실제로 자신이 처한 상황과 너무 비슷할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아이가 더 절실히

느끼고 생각하는 기회가 되지않았을까요?

아이를 혼낼일이 있을때 가끔은 직접적인 훈계가 아닌 객관적인 상황에대한 이야기로 풀어보는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한발자국만 물러나도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듯합니다.

 

[우리언니는 못됐어!]

언니와의 일상놀이에서 실수로 머리를 잘린 캐시. ^^

이런이런~ 그 나이또래에서 특히나 머리길이는 자존심이라고 할만한 나이인데 정말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만 캐시의 언니.

언니를 골탕먹일 생각에 머리를 짜내고 있던 캐시에게 드디어 언니를 놀라게 할만한 기회를 잡게

되는데 언니는 얼마나 무섭고 속상했을까요?

형제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누구나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되면 어떨까?하는 로망이 늘 있게 마련인가 봅니다.

그렇지만 캐시와 언니의 이런 지지고 볶은 유년시절이 나중엔 이들에게 큰 재산이 되겠지요.

점점 세월이 흐를수록 둘사이가 얼마나 믿음직한 버팀목이 될지 이둘은 아직은 모르고 있겠지요?^^

 

이상으로 슈퍼걸 시리즈에 대한 아이와 저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예전에 한창 아이가 생활동화를 처음으로 접했을때는 세수하고, 밥먹고, 옷입고 그야말로 1차원적인

생활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 슈퍼걸 시리즈는 아이가 첫번째 사회생활인 학교에 입학하고

점점 커가는 성장에 관한 생활동화 이야기라고 할수있겠네요.

생활동화이며 한편으로는 사고력동화라고 할만하네요.

간단하고 소소한 일상이야기지만 참 읽으면서, 읽고나서는 어떤 책보다 할이야기가 많아지는 그런

시리즈였답니다.

슈퍼걸시리즈의 어떤 이야기들이 더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