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기사단 7기 4차 미션북 [고백은 없다] – 고백이 부른 광기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29일 | 정가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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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칭찬과 인정에는 인색하지만, 잘못을 정의하는 것과 누군가를 몰아가는 데에는 한없이 너그럽다.

하지만 누군가를 몰아가는 사람들 또한, 진짜 그 사람에 대한 원한이 있거나 악인이어서가 아니라, 빨리 그 상황을 해결하고 자신 앞에 놓인 산더미같은 다른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명 ‘귀차니즘’ 으로 인한 것인 경우가 많이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것이다.

그리고 이 책 ‘고백은 없다’ 는, 그러한 사회인들의 가엾은 제물이 된 제이슨에 대한 가장 엄중한 기록이다.

 

 소심하고 생각 많은 제이슨은 친한 친구이자 연모의 대상이었던 얼리셔 바틀릿을 잃고, 마지막 목격자로써 지목된다.

 하지만 이미 형사의 머릿속엔 제이슨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상태. 사람들이 더 빨리,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게 하고 싶은 형사는 물증조사 등 대부분의 과정을 생략하고 제이슨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또다른 형사 ‘트렌트’를 소환한다.

 나는 트렌트를 보고 개인적으로 ‘기계’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가 누구든, 틀린 적이 없었던 자신의 직감이 이 사람은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든 그저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입으로 상대의 상처를 살살, 그러나 누구보다 깊이 긁어내는 기계. 트렌트의 부인 역시 그의 그런 기계적인 모습에 그를 떠났다. 또, 나는 그를 보고 히틀러가 수많은 유태인을 학살한 장소를 제공해주었다고 알려진 한 농부를 떠올렸다. 그는 정말 선량하고 평범한 농부였지만 위에서 시키니까, 그리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위에서 약속한 탓에 결국 장소를 제공해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그 농부의 마음은 편했을까? 트렌트를 보면 알겠지만 결코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 알겠지만 제이슨은 소심하고 연약한 약자다. 하지만 트렌트는 수많은 자백을 받아낸 자백의 전문가이며 강자다. 결국 트렌트는 제이슨의 자백을 받아낸다. 약자 중의 약자를 강자가 끊임없이 공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정말 잔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세뇌에 가까운 심문을 받고 제이슨은 자신이 얼리셔 바틀릿을 살해했다고 고백한 뒤, 제이슨은 집으로 귀환한다.(트렌트는 자백 내용을 테이프를 들고 호감이 있던 여형사에게 가던 중 진범이 잡혔다는 안타깝고도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집으로 돌아온 제이슨은 어느새 자신이 진짜 살인을 저질렀다고 믿고 있으며, 그 고백은 곧 사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식칼을 들고 평소 혐오하던 급우에게 향하며 이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의 결말은, 사회가 무고한 한 사람을 몰아가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말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몰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강자이거나, 다수라서 더 무섭다.

 로버트 코마이어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와 공포적 가능성을 책 속에 잘 녹여내 담아내었다.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작가는 잘 짜여진 스토리 안에서 사회적 문제를 가지고 노는군!’

또한,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약자를 몰아가는 다수나 강자 중 하나가 되지 않길 바란다. 전 인생을 통틀어.

그런 한심한 사람들보단 혼자가 훨씬 낫다는 것을 알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