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여정을 떠나자

시리즈 읽기책 단행본 | 이우혁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0월 10일 | 정가 13,000원

고타마 2 : 콜드스틸 원정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 장르가 판타지인데, 그런 면에서 ‘고타마’는 완벽한 책이었다. 여러 판타지 영화에서 접했던 이미지들이 연상되어서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1권은 고타마란 존재와 어색한 단계라면, 2권은 고타마와 진정한 친구가 되어서 더욱 화려한 판타지 세계를 보여준다. 판타지 마니아들에게는 정말 꼭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하지만, 판타지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이겨나가는 왕자 듀란의 일대기가 궁금하다면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왕자 듀란은 앞서 고타마의 힘을 빌려 크롬웰의 골렘 군대를 물리쳤다. 하지만 고타마의 힘을 빌려 오는 조건 세 가지.

1.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힘만 원할 수 있다.

2. 스스로가 확실히 깨닫고 아는 힘만 원할 수 있다.

3. 이전에 사용했던 힘보다 더욱 강한 힘만 원할 수 있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힘을 빌려올 수 없기에 이전보다 더 강한 힘을 생각해 내야 하는현실이 힘들기만 하다. 듀란은 고타마의 존재에 궁금증을 품지만, 고타마는 ‘스스로 이겨 나가는 자’일뿐이다 라고만 대답한다. 그 후 듀란은 크롬웰을 상대하기 위해 붉은 갑옷에 수가 그려진 안대를 하고 있는 성미가 조금은 급한 여전사 까미유, 듀란만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아모르 성녀 자끌린, 믿음직한 호위대장 스탕달, 듀란을 지키기에 목숨을 건 줄리앙, 백 살도 더 먹은 마법사 플로베르와 함께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가는 길에 거인인 테트리아곤도 만나서 도움을 얻는 등 우여곡절을 많이 격게 된다. 마침내 크롬웰의 콜드스틸 왕궁에 다가가게 되는데 기사단과 거대한 드래곤 크락수스의 습격을 받아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크롬웰의 방에 도착하게 된다. 크롬웰과 힘든 싸움을 거치고 정신을 잃게 된 듀란. 일어나자 듀란은 이미 성인이 되어있고, 자신이 겪었던 일과 모두 다른 현실에 혼란을 겪는다. 테트리아곤은 거인이 아니라 반 야만인 부족의 이름이고, 마법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크락수스는 드래곤은 커녕 요새의 이름이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억들과는 다른 것이 현실이었던 것이다. 듀란은 어떤것이 진실인지 이래저래 혼란스러워하며 지하실에 가본다. 지하실은 바로 고타마를 만났던 곳. 고타마를 만났을 당시 그곳에 있던 비석과 상자 대신 낡은 티테이블이 놓여있었고, 그 위에는 먼지로 뒤덮인 무슨 카드 같은 것이 한 장 보였다. 그것을 집어서 무심코 펴보니 엘란어로 다음과 같이 씌어있었다.

Greetings, Duran! 안녕, 듀란!

Oh, our dearest son and brother! 아, 우리의 사랑하는 아들이자 형제여.

Try to believe in yourself. – Father 네 자신을 믿어라. – 아빠가

All things depend on our mind. – Mother 모든 건 네 마음먹기에 달렸단다. – 엄마가

Make yourself better than yesterday! – Brother 어제보다 나아지도록 노력해! – 형이

All yours sincerely. 진심을 담아서.

정말 순간 숨이 탁 막혔던 순간이었다. 이 G-O-T-A-M-A를 읽었을 때는. 진짜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 나도 듀란처럼 어떤 것이 진실인지 헷갈린다. 하지만 솔직히는 내가 읽은 내용이 진실이었으면 한다. 고타마와 일체가 되고, 사랑과 우정의 힘을 깨닫고 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듀란은 여정이 끝나지 않았다고 했는데, 나도 그 여정에 함께하고 싶다. 나를 찾기 위해서라면,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 사실 그 여정을 통해 성숙해지고 용기, 우정, 사랑 그 이상의 것을 얻은 듀란이 부러웠기 때문이다. 정말 마음이 짠해지면서도 흥미진진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