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리 새우들의 이야기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1월 5일 | 정가 9,000원

이 책의 제목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라는 속담에 비유하여 만든 듯 하다. 새우에 비유되는 아이들이 고래에 비유되는 어른들, 또는 친구들에 대한 내용인 이 책에는 아주 적합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새우에 비유되는, 또는 자신을 새우에 비유하는 아이들의 중심인 1인칭으로 전개된다.

3인칭 보다는 주인공인 새우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다 보니 읽던 도중 너무 감정에 이입되기도 한다.

이 책은 독특한 각자의 개성을 가진 네 가지의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먼저, 첫 번째 이야기이자 이 책의 타이틀인 ‘생중계, 고래싸움’은 ‘김다정’ 이라는 아이가 자신을 새우라고 비유하면서 시작된다.

이 아이의 가정에는 엄마와 아빠라는 고래가, 학교에는 이경이와 도현이라는 고래가 있다.

자신을 괴롭히는 이경이와 다정이를 도와주려는 도현이. 하지만 다경이에게는 이마저 고래싸움이 되고 만다.

사건은 도현이로부터 시작돼었다. 도현이가 다정이와 다른 친구 두 명을 불렀다. 도현이는 그냥 이경이를 싹 무시해버리자고 했다. 다음 날 부터, 이 네 명의 아이들은 이경이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다정이는 이경이가 말을 시켜도 싹 다 무시해 버렸다.

도현이와 두 아이들은 무시 뿐 아니라 툭 치고 지나가기도 했다. 며칠 후, 선생님이 다정이와 도현이에게 남으라고 했다. 더 심하게 한 두 아이들은 혼내지 않으면서, 이 두 아이들에게 심하게 꾸중하셨다. 그리하여 불같은 성격인 엄마 고래, 그러니까 다경이의 엄마가 학교까지 찾아와서 항의를 했다.

마지막에 이경이를 무너뜨린 도현이와 다정이는 교실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이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리고 다정이는 이렇게 말한다. ‘나한테도 깡이 생긴 것 같다.’ 깡이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영향력이나 힘 같은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이경이가 무너지자 왠지 나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두 번째 이야기, ‘빨간 지갑’ 은 앞의 이야기와 어울려서 처음에는 같은 이야기인줄 알았다. 엄마 때문에 갈라진 규원이가 자신을 괴롭게 하자, 복수를 하려고 지갑을 숨기고 끝에 그 지갑을 잘라서 변기에 버리는 이야기 이다. 마지막에 손가락에서 피가나는 부분에서 끝나는데, 왠지 후회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엄마 때문에 갈라선 보라와 규원이가 안쓰러웠다.

세 번째 이야기, ‘김과 고춧가루’ 는 고래싸움과는 살짝 거리가 먼 것 같다. 주인공인 기용이가 한 여자아이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원래 좋아하던 아영이의 이에 끼어있는 김이 왠지 미워보였는데, 마지막에 여자아이에게 미련을 버리고, 아영이에게 다시 고백했는데, 그 때 아영이의 이에 끼어있는 고춧가루가 미워보이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에 따라 좋게, 또는 안좋게 보인다는 것을 나타낸 것 같다.

네 번째 이야기, ‘블로그, 초원의 집’ 은 현실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백수인 아빠에게 무관심한 엄마와 누나, 매일 컴퓨터나 만지고 사는 아빠 틈에서 벗어나 할머니가 사는 시골로 가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싶은 아이의 이야기 이다. 그러나 할머니는 100살까지 살겠다고 주인공과의 약속을 어기고 돌아가시고 만다. 어느 날, 아빠가 사라지는 데, 아빠의 흔적을 찾으려고 컴퓨터를 뒤졌는데, 가족 사진과 아빠가 만든 섬이 나왔다. 주인공은 아빠가 할머니의 집에 있다고 생각 했다. 그리하여 주인공은 포스트 잇에 쓴 쪽지를 하나 남기고 할머니의 집으로 떠난다. 통통배를 타고 할머니의 집이 있는 곳에서 아빠가 손을 흔들며 주인공을 맞이했다. 이렇게 이야기는 끝나지만, 마음에는 네 가지 이야기 각자의 여운이 남아있다. 상상력과 논술 공부, 재미를 갖춘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