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을 가지자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1월 30일 | 정가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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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보기) 판매가 16,200 (정가 18,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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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가 비룡소에서 어린이고전문학시리즈로 새로 나왔다. 쥘 베른은 1828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과 모험심이 남달랐다고 한다. 재미있는 글을 쓰기 위해 다양한 여행을 통해 경험을 쌓았으며 뛰어난 상상력을 보탠 그의 작품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해저 이만리》《15소년 표류기》도 쥘 베른의 대표작이다.

 

1873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영국인 필리어스 포그가 개혁클럽 친구들과 세계일주를 80일 만에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내기를 하면서 시작된다. 채용된 지 하루 만에 주인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게 된 파스파르투, 포그 씨를 은행강도로 착각하며 끈질기게 그의 뒤를 쫓는 픽스 형사, 그리고 풍습에 따라 죽은 남편과 함께 화장당할 운명이었던 아우다 부인이 함께 참여한 세계일주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과 시간과의 다툼으로 인해 흥미롭게 전개 된다.

 

자신의 전 재산을 내기에 건 포그 씨는 등장인물 중에 가장 냉정하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정의롭고 인정이 많기도 하다. 자신의 여행일정에 지장이 올 줄 뻔히 알면서도 아우다 부인을 구하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춘다. 그리고 하인인 파스파르투가 인디언에게 잡혀가자 목숨이 위태로운 줄 알면서도 구하러 간다. 돈에 있어서도 포그 씨만큼 자유로운 사람은 보기 드물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돈을 자신이 내기에 이길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위기가 닥칠 때마다 포그 씨가 그토록 침착한 것이 돈의 위력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돈 앞에서는 풍랑도 마다하지 않고 돛을 올리는 선주가 있었고, 돈 앞에서는 자신이 아끼던 코끼리도 기꺼이 팔수 있는 사람의 마음을 포그 씨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했다.

 

포그 씨는 80일 만에 세계일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도착 시간과 출발 시간에만 신경을 쓸 뿐 다른 일에는 무관심이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파스파르투를 통해 곳곳에 소개되는 세계 주요 나라의 문화나 지리, 역사와 풍습이 잘 그려져 있어서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그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도 엿볼 수 있다. 당시 제국주의가 뻗어나가던 세계는 해양대국 영국이 여왕의 이름으로 세계 곳곳에서 영국식 통치를 감행하던 시기였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인들이 서로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내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흥미롭다.

 

세계일주를 함께 한 픽스 형사에 의해 강도로 오해를 받고 체포되는 바람에 포그 씨는 내기에서 지고 만다. 파산을 각오한 포그 씨는 자신의 형편을 이야기하면서 세계일주 도중 서로 호감을 느낀 아우다 부인에게 사실을 말했다. 하지만 세계일주를 하는 동안 포그 씨의 인품에 호감을 느낀 아우다 부인은 결혼을 승낙했다.

 

 자신들의 여행이 80일 동안 줄곧 동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24시간을 벌었다는 걸 미쳐 알지 못한 포그 씨는 내기에 졌다고 생각했다. 세계일주를 하면서 마음과는 달리 주인인 포그씨에게 폐만 끼쳤다고 생각한 파스파르투는 주인 부부의 결혼식을 위해 목사 댁을 방문했다가 비로소 그 사실을 알게 되어 막무가내로 주인을 끌고 내기 장소로 달려간다.

 

포그 씨가 모든 사람들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그 자신의 신념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일에도 쉽게 감정을 드러내놓아서 곧잘 낭패를 보는 내 입장에서는 감정의 흔들림이 전혀 없는 포그 씨 같은 사람의 태도가 부럽다.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냉정하기만 한 포그 씨가 사실은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라는 것도 여행을 성공으로 이끈 힘이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준 것이 보답으로 다시 돌아오곤 했다.

 

포그 씨는 개혁클럽과의 내기에서 이겨 파산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 좋았겠지만 더 좋은 일은 평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 만난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정을 쌓은 일도 여행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은 자신을 믿는 신념이 강하다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임을 은연중에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