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불어도 (김향이)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32 | 김향이 | 그림 와이
연령 9~14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5월 25일 | 정가 8,000원
수상/추천 계몽아동문학상 외 2건

프랑스 지사장을 하며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은 엄마와 명예퇴직 바람이 불자 자신을 희생하여 지방으로 가려는 아빠. 우리의 나우는 어디로 가야할까?

편안할 나, 즐길 우, 인생을 편안하게 즐기면 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나우는 엄마를 따라서 낯선 곳에 갈지 아빠를 따라 할아버지네로 갈지 고민이다. 나라면?

지사장 발령 전 엄마는 출장을 가고 아빠는 시골로 내려가자 외할머니가 오셔서 나우를 봐주신다. 하교 길에 단짝 은호와 걸어가는데 갑자기 돌진하는 차에 은호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본다. 눈물 범벅이 되어 같이 앰블런스를 타고 병원에 가고 은호는 수술을 한다. 그런데 다음 날 학교에 찾아 온 운전자 아저씨가 은호를 민게 맞냐고 확인하러 왔다고 한다.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는 나우. 아저씨의 말을 듣고 나우를 믿지 않는 친구들에게 서러운 나우는 시골로 내려간 아빠에게 전화를 하고 아빠와 시골에서 살겠다고 한다. 급히 아빠가 올라와 병문안을 가고 사고 운전자의 엇갈린 진술로 은호 엄마는 분개한다.

나우는 한시라도 빨리 학교를 떠나고 싶어서 아빠를 따라 은내리, 할아버지의 과수원 민박집으로 내려가고 출장 간 엄마는 모르고 외할머니는 서운해하신다. 은내리에서 아빠의 꿈인 야생화 농원 계획을 듣고 아빠를 멋지게 생각한다. 전학 간 반에 잘난 척 하는 선동이가 한심해 보인다. 그깟 게임기로 자랑을 하다니. 그런데 선동이 게임기가 바닥에 떨어진 걸 나우가 몰래 주워서 숨기는데, 아이들은 교실에서 가장 늦게 나온 흥곤이를 의심한다. 치매 걸린 외할머니를 돌보고 외삼촌 식당 일 거드는 아이.. 흥곤이는 아이들이 장난을 쳐도 그냥 묵묵히 받아들이나 보다 했는데 결국 학교에 오지 않는다. 아이들과 선생님은 식당 일이 바빠서 그러려니 하는데 나우는 선동이 일당에게 당해서 안 나온다 생각하고 흥곤이를 찾아가고 힘든 상황을 보게 된다.

살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고 그냥 땅속으로 푹 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내가 이 세상에서 없어져도 찾을 사람도 없고 슬퍼할 사람도 없다는 흥곤이의 말에 나우도 슬퍼진다. 우연히 캠핑카로 이동하며 자연 다큐멘터리리를 촬영하는 방송국 피디 아저씨를 만나는데 비록 기러기 아빠지만 그의 생활을 부러워하는 흥곤에게 ‘너도 멋있게 살 수 있어. 멋진 인생은 스스로 만드는 거니까.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어. 자기와의 싸움 끝에 얻은 성취감이 바로 멋이고 행복이니까’ 라고 용기를 준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강하다. 내 품에 있을 때는 마냥 어려 보이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모습을 보면 다 컷구나 싶다. 아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그게 어떤 일이든 우습게 생각하지 않고 힘껏! 응원해야겠다.

엄마의 간섭과 잔소리가 못마땅해서 차라리 엄마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아이가 있는 가하면, 흥곤이처럼 엄마가 없어서 늘 허기지고 외로운 아이가 있다.

태어나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살아가는 것 역시 고난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것을 어린 친구들이 알아주었으면 정말 좋겠다.

불두화 필 때 김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