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우정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4월 5일 | 정가 13,000원

이런 소설을 읽은 지가 얼마나 되었던가.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책을 읽을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읽으면 교과서에 수록된 소설이나, 과학책, 역사책을 찾게 되었다. 한 4학년, 5학년까지만 해도 이런 소설들을 즐겨 읽었는데 오랜만에 이런 소설책을 읽게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정말 사소하게 청소기 하나에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청소기에 빨려 들어간 다람쥐, 율리시스 ( 빨려 들어갔던 청소기의 이름을 땄다. ) 는 힘이 매우 세며, 타자기도 칠 수 있고, 날 수도 있는 플로라 벨의 친구이다. 내가 어렸을 때 항상 꿈꾸던 것이 애완동물과의 교감인데, 괜히 내가 플로라 벨이 되어 설레는 마음을 함께했다. 내가 플로라 벨의 엄마라도 걱정했을 것 중의 하나가, 천성이 차가운 딸이 다람쥐와 친구가 된다니, 괜히 딸이 걱정스럽고 그 다람쥐를 버리고 빨리 제자리를 찾았으면 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플로라 벨의 입장에서 본다면, 다람쥐 율리시스는 나의 친구인데 갑작스럽게 그렇게 엄마가 강제로 떠나보내면 엄마에 대한 배신감도 커질 것이고, 더욱 더 집 안에 은둔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플로라 벨에게 사람친구는 한명도 없냐고? 그것도 아니다. 투티 이모의 조카 손자인 윌리엄 스파이버, 그와 친구이다. 사실, 처음에 플로라는 윌리엄(그는 윌리엄 스파이버 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할 테지만 )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굉장히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할 뿐,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와 얘기하고, 지내다 보니 점점 그를 찾게 된다.

 

율리시스와도 서로서로 많은 일을 겪으며 우정을 쌓아가는데, 예를 들어 그의 아빠를 고양이로부터 구해준다거나, 음식점에서 날아다닌다거나, 플로라를 이해 시를 써준다거나 등의 행동으로 둘은 서로서로 더욱 친해진다. 저런 단짝친구는 사람이던, 동물이던 보기 좋은데 플로라와 율리시스가 내심 부러운 면도 있다. 나도 저런 자매같은 단짝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보면 굉장히 웅장한 모험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거 같지만 사실 보면 소소한 이야기에서 출발한 이야기들이다. 오히려 소소한 이야기 속의 독특함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로 충분히 일어날 만한 상황의 반전들이라 톡톡 튀는 맛이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음식가게의 종업원이 아이보고 아기인형이냐고 물어 보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사실상 그 안에서 다람쥐가 튀어나오고, 그 다람쥐가 하늘을 날기 까지 하는 상황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충분히 일어 날 수 있는 일을 읽으면서 별 생각 없이 무방비한 상태로 책을 읽고 있을 때 반전 포인트가 하나씩 튀어나와 우리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 외에도 이 책의 웃음 포인트는 굉장히 다양하다.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게 웃음을 터트리며 읽었던 책 인것 같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책만 읽었던 요즘에 하나의 힐링이 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고, 중학생정도의 내 또래들은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책을 보며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고, 초등학생들은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뉴베리상 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책이였다. 누구든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