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담긴 그림, 민화에 대한 『소원을 말해봐』/비룡소, 나만의 민화를 그려봐요.

시리즈 지식 다다익선 28 | 김소연 | 그림 이승원
연령 6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11월 18일 | 정가 11,000원

옛사람들이 남긴 그림 가운데 주로 이름 없는 화가들이 그리고 평범한 서민들이 가까이 두고 보던 소박한 그림들을 민화라고 하지요. 민화는 이름난 화원들이 그린 그림처럼 세련되지는 못해도 익살스럽고 소박한 모습, 대담하고 파격적인 구성, 강렬하고 아름다운 색채 등 어렵지 않고 뽐내려고도 하지 않는 친근한 그림이 대부분입니다. 민화의 우수성은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하여 유명한 세계 미술관과 박물관이 우리의 민화를
소장하고, 전시회를 꾸준히 열고 있지요. 이러한 민화에 대해서 아이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야기를 담은 지식정보그림책을 한권 펼쳐봅니다.

 

이 책은 조선 시대 전국을 떠돌면서 민화를 그리는 떠돌이 화가에게서 “소원을 품은 그림” 인 민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호기심으로 그를 따라나선 어린 소년 오복이를 통해 민화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알게 되는 얼개로 짜여있습니다.

소원을 이루어 주는 그림이요!

소원을 그려 드립니다.

그럼 내 소원도 들어줄까?​

처음 떠돌이 화가와 만난 오복이의 중얼거림. 주인공도 어떤 소원이 있는가 봅니다. 밤톨군 녀석은 벌써부터 오복이의 소원이 궁금합니다. 그 소원을 알려면 책을 읽어가며 알아낼 수 밖에요. 오복이가 떠돌이 화가를 따라 여러 민화를 보고 배울 때마다 책을 읽는 우리도 한가지씩 민화의 종류와 그 쓰임을 알게 됩니다.

 

책 속에 나온 민화들은 책 뒷페이지에 잘 정리하여 지식정보그림책으로의 역할을 잊지 않습니다. 실제 민화의 사진을 보면서 그림책 속 그림과 다시 비교해보려는지 녀석은 자꾸 앞페이지를 펼치더군요.

 

어릴 때 무심코 보던 놀이책 중에 있던 까치호랑이 그림이 떠오른 모양입니다. 호작도( 또는 작호도) 라고 하지요. 귀신을 물리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호랑이와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 라고 하여 반가운 소식을 알려주는 까치를 그려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대문이나 방문에 호작도를 붙였다고 해요.

 

호작도의 경우 호랑이의 표정이 참 다양하지요. 비슷한 소재라도 똑같은 그림은 하나도 없지요. 화가의 개성에 따라 독특하고 색다른 분위기도 느낄 수 있지만, 이 그림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호랑이에 얽힌 설화들이라고 하는군요. 호랑이가 개를 먹고 취하는 이야기, 배고픈 호랑이가 고슴도치를 먹다 혼나는 이야기, 호랑이가 까치나 토끼한테 골탕 먹는 이야기 같은 데서 느끼는 옛사람들의 멋이 호작도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바보 같은 얼굴로, 술에 취한 얼굴로, 얼빠진 모습으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지만 그래도 동물의 왕은 호랑이인 것은 변함이 없지요. 이 그림들은 무서운 호랑이를 무섭게 그리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그 무서움을 웃음 속에서 찾게 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해학이 반영된 그림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민화 속에서 뛰노는 동물들, 호랑이, 까치, 물고기, 용, 봉황, 기린 등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들만 찾아봐도 재미있는 활동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덧 책 속에서는 왕이 앉는 의자인 어좌 뒤에 두는 그림, 일월오봉도가 등장합니다.

얼마전 읽은 경복궁에 관한 책과 활동 중 만난 그림인터라 녀석은 즐겁게 아는 척을 합니다. 이 그림은 왜 해가 두개지? 라고 짐짓 모른척을 해보니, 하나는 해고 하나는 달이잖아요. 라고 설명해주는 녀석.

그러고보니 주인공 오복이가 왕도 만났네요. 혹시 오복이가 소원을 이루게 될까요?

이런 지식정보그림책을 읽어주며 책 속에서 전달해주는 여러가지 지식들이 아이 안에 차곡차곡 쌓아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지만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할 부모의 마음가짐을 요약해주는 듯한 글이 떠오릅니다.

어린이를 위한 정보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수집된 사실들에서 인간 존재와 세상의 본질에 대한 진리를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린이 독자의 삶에 의미 있는 것이 되도록하는 것이다

. 그림책의 이해 p134 / 현은자.김세희 공저 / 사계절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시험에 합격하여 출세하기를, 부부가 행복하기를. 자손이 건강하고 훌륭하게 자라기를.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한결같은 듯 하지요. 이런 바람들이 그림에 담겨있는 터라 민화를 ‘소원을 담은 그림’ 이라고 불렀던 거죠.

이제 우리는 옛사람들의 소원에 더하여 어떠한 것들을 더 소원하고 있나요. 그리고 민화 대신 어떤 것에 소원을 담고 있나요. 아이보다 제게 더 물어보고 싶은 질문입니다.

독후활동으로 원래는 우드락을 이용하여 작호도를 흉내내어 그린 후 한지에 판화로 찍어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유를 두고 해봐야 할 듯 하여 다음으로 미루고 간단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밤톨군 만의 민화(?) 작업을 소개해봅니다.

준비물은 한지, 물감, 빨대, 뒷면이 꽃모양인 페트병

먼저 검은색 물감을 뿌려 빨대로 불어줍니다.

그리고 뒷모습이 꽃의 모습을 한 페트병을 물감에 찍어 콕콕콕

( 어쩌다보니 막걸리병을 이용했는데 콜라병도 있답니다. ==;; )

 

꽃의 모습이 약간 아쉽다 싶으면 폼폼을 빨대에 붙여서 콩콩콩

 

간단하면서도 왠지 그럴듯한 그림이 탄생했지요.

음. 민화보다는 선비들이 그린 사군자 그림에 가까우려나요?

이렇게 족자처럼 색한지를 덧대어 걸어두면 제법 멋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