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시간 여행>의 전 세계적인 인기의 비결에는 잭과 애니라는 매력이 통통 넘치는 오누이 캐릭터가 큰 몫을 할 것이다. 실제 오빠가 있고, 많은 나라를 거치며 자랐던 저자 메리 폽 오스번은 자신의 어린 시절 분신인지, ”마법의 시간 여행”시리즈에서도 우애좋은 남매를 등장시킨다. 바로 잭과 애니. 고정적인 성역할 관념이나 서열의식을 벗어나서, 때론 동생 애니가 더 당돌하거나 용감하다. 52번째 여행에서는 심지어 맨발 축구에 나서기도 하니까. <마법의 시간 여행> 모험이 거듭될수록 점점 성숙해져가는 잭과 애니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독자로서 큰 재미. 직관이 발달한 행동파 애니는 좀 더 신중해졌고, 늘 리서치하고 꼼꼼히 메모하기를 좋아하는 신중파였던 잭은 좀 더 용감해졌으니.
“죽이 잘 맞는” 모험가 오누이는 이번 멕시코 시티 여행에서도 크고 작은 난관에 부딪히지만 그 때마다 스스로의 힘으로, 혹은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2014년의 미국 펜실베니아 출신 아이들이 1970년의 멕시코로 시간여행,’ 고대 이집트나 고대 중국, 북극, 침몰 중인 타이타닉 호 등을 배경으로 한 잭과 애니의 여느 모험에 비해 고난의 난이도는 낮아 보이지만 메리 폽 오즈번은 꽤나 실감난 설정을 해서 독자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잭과 애니가 2시로 예정된 월드컵 경기를 보러 경기장을 찾아야 하는데, 만원 열차 속에서 내릴 곳을 몰라 헤맨다는 설정은 또래 독자들의 공감을 사기 충분했다. 다행히 오누이는 멕시코 소년 로베르트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공연장에 제 시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애니의 자발적 선행은 여기서도 이어저, 도움을 주었던 로베르트와 티켓 교환하기에 이르른다. 가난한 집에서 가족 수대로 티켓을 살 수 없었기에 로베르트만이 가족을 대표해서 결승전 구경을 온 것. 로베르트는 잭과 애니 덕분에 가장 좋은 관람석에서 경기를 관람한다. 비록 친구에게 좋은 자리를 양보할 수 있어서 남매의 기분은 좋았지만, 진리의 반지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과연 이번 미션은 실패인가? 펠레에게서 위대함의 비결을 알아낼 도리가 없어진 것일까? <마법의 시간 여행> 52번째 모험의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 자세한 과정은 생략, “네 번째 비결인 열정”을 알아냈다는 것만 밝힌다. 우리의 잭과 애니가 로베르트와 함께, 맨발 축구시합에서 축구 황제 펠레 못지 않은 마법이 기량을 뽐내며 달렸다는 것도 보너스로!
메리 폽 오즈번은 네 번째 위대함의 비결을 펠레의 입이 아닌, 어린 소년 로베르트의 입을 통해 자연스레 쏟아지게 설정한 점이 참 마음에 든다. 명언집 뒤져보면 좋은 명언이야 참 많지 않은가? 하지만 그 많은 명언 중에서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는, 본인이 직접 느끼고 체험하여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로베르트, 잭과 애니 모두 ”열의”를 가지고 축구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알게 된 위대함의 비결!
펠레가 이렇게 말했다지.
“모든 것은 열의에 달렸다.
그 열의는 기타줄처럼 팽팽하고
떨림이 있어야 한다.”
곱씹어볼수록 아름다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