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함의 네 번째 요소를 찾아오다

연령 8~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6월 13일 | 정가 7,500원
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난 펠레
마법의 시간 여행 52

 

  “엄마표 영어 한다”는 집마다 들였다는 소문에 혹해서 아이가 알파벳 떼기도 전부터 구입했던 “매직 트리 하우스” 시리즈.  저자 메리 폽 오스번(Mary Pope Osborne)이 직접 읽어주던 그 문구, 시간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마법의 문장이  귓가에 맴돈다.
“The Tree house started to spin.
It spun faster and faster.
Then everything was still.
Absolutely still.
*
나무 위 마법의 오두막집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어요.
점점 더 빨리 더 빨리.
그러다가 사방이 잠잠해졌어요.
쥐 죽은 듯이.”
<마법의 시간 여행> 52편에서도 어김없이 마법의 순간으로 진입하는 문장으로 첫 챕터가 끝난다. 
*
20150222_215627.jpg
잭과 애니의 이번 행선지가 1970년 멕시코임을 아는 독자는 흥분한다. 축구니 월드컵에 열광하는 독자라면 더더욱. 그냥 여행이 아니라, 축구 황제 펠레가 등장하는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을 관람하는 여행이니까.  물론 늘 그래왔듯 잭과 애니에게는 미션이 주어진다. 축구 황제 펠레에게서 “위대함의 비결”을 배워오라는 미션. 이미 이전 여행을 통해서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서 겸손을, 위대한 마술사 후디니와 베스 부부에게서 노력을, 플로렌스 나이팅 게일에게서 “의미와 목적”이라는 이대함의 자세를 배워온 오누이는,  진리의 반지가 불처럼 빛나게 될 네 번째 순간을 잘 포착해오리라 자신한다. 바로 그 순간이 “겸손 / 노력 / 의미와 목적”에 이은 네번째 위대함의 비결을 발견하는 순간이자, 잭과 애니가 케멀롯에 들려 그리운 이들과 만나는 순간이 될테고.
20150222_215703.jpg

<마법의 시간 여행>의 전 세계적인 인기의 비결에는 잭과 애니라는 매력이 통통 넘치는 오누이 캐릭터가 큰 몫을 할 것이다. 실제 오빠가 있고, 많은 나라를 거치며 자랐던  저자 메리 폽 오스번은 자신의 어린 시절 분신인지, ”마법의 시간 여행”시리즈에서도 우애좋은 남매를 등장시킨다. 바로 잭과 애니. 고정적인 성역할 관념이나 서열의식을 벗어나서, 때론 동생 애니가 더 당돌하거나 용감하다. 52번째 여행에서는 심지어 맨발 축구에 나서기도 하니까.  <마법의 시간 여행> 모험이 거듭될수록 점점 성숙해져가는 잭과 애니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독자로서 큰 재미. 직관이 발달한 행동파 애니는 좀 더 신중해졌고, 늘 리서치하고 꼼꼼히 메모하기를 좋아하는 신중파였던 잭은 좀 더 용감해졌으니.

 

20150222_215729.jpg

 

 “죽이 잘 맞는” 모험가 오누이는 이번 멕시코 시티 여행에서도 크고 작은 난관에 부딪히지만 그 때마다 스스로의 힘으로, 혹은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2014년의 미국 펜실베니아 출신 아이들이 1970년의 멕시코로 시간여행,’ 고대 이집트나 고대 중국, 북극, 침몰 중인 타이타닉 호 등을 배경으로 한 잭과 애니의 여느 모험에 비해 고난의 난이도는 낮아 보이지만 메리 폽 오즈번은 꽤나 실감난 설정을 해서 독자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잭과 애니가 2시로 예정된 월드컵 경기를 보러 경기장을 찾아야 하는데, 만원 열차 속에서 내릴 곳을 몰라 헤맨다는 설정은 또래 독자들의 공감을 사기 충분했다. 다행히 오누이는 멕시코 소년 로베르트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공연장에 제 시간에 입장할 수 있었다.

20150222_215803.jpg

 애니의 자발적 선행은 여기서도 이어저, 도움을 주었던 로베르트와 티켓 교환하기에 이르른다. 가난한 집에서 가족 수대로 티켓을 살 수 없었기에 로베르트만이 가족을 대표해서 결승전 구경을 온 것. 로베르트는 잭과 애니 덕분에 가장 좋은 관람석에서 경기를 관람한다. 비록 친구에게 좋은 자리를 양보할 수 있어서 남매의 기분은 좋았지만, 진리의 반지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과연 이번 미션은 실패인가? 펠레에게서 위대함의 비결을 알아낼 도리가 없어진 것일까? <마법의 시간 여행> 52번째 모험의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 자세한 과정은 생략, “네 번째 비결인 열정”을 알아냈다는 것만 밝힌다. 우리의 잭과 애니가 로베르트와 함께, 맨발 축구시합에서 축구 황제 펠레 못지 않은 마법이 기량을 뽐내며 달렸다는 것도 보너스로!

 

 

메리 폽 오즈번은 네 번째 위대함의 비결을 펠레의 입이 아닌, 어린 소년 로베르트의 입을 통해 자연스레 쏟아지게 설정한 점이 참 마음에 든다. 명언집 뒤져보면 좋은 명언이야 참 많지 않은가? 하지만 그 많은 명언 중에서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는, 본인이 직접 느끼고 체험하여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로베르트, 잭과 애니 모두 ”열의”를 가지고 축구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알게 된 위대함의 비결!

펠레가 이렇게 말했다지.

“모든 것은 열의에 달렸다.

그 열의는 기타줄처럼 팽팽하고

떨림이 있어야 한다.” 

곱씹어볼수록 아름다운 말이다.

20150222_215839.jpg

 20150222_21583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