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의 일공일삼 시리즈 56권이 나왔다.
일공일삼 시리즈는 ‘세상을 읽고 생각하는 힘, 초등 논술의 밑거름’이라는 모토 아래 질좋은 동화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맞아언니 상담소]는 초등학교 5학년 세 명의 여자와 한 명의 남자 친구간의 고민상담카페 운영에 대한 이야기였다.
온라인 고민 상담소라는 멋진 것을 만들어낸 단짝 친구 은별, 세나, 미래는 그동안 자신들이 겪었던 고충을 해결해주거나 자신이 옳다고 말해주는 존재가 필요했음에 공감한다. 컨셉을 맞추고 사용법을 하나 하나 만드는 모습을 보니 의젓한 아이들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맞아언니 상담소는 인터넷 카페이기 때문에 회원들을 모집해야 한다. 그리고 운영자들간의 역할도 있어야 한다.
그럼 맞아언니 상담소의 사용법은 어떤것일까?
‘내가 누구여도 괜찮아. 어떤 고민이어도 괜찮아. 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게. 너의 말에 무조건 ‘맞아’라고 해줄게.’
이 얼마나 달콤하고 따뜻한 말들인가? 어린이들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많은 고민과 힘든 일들을 겪게 되고, 그것을 상담하고 털어놓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엄마는 잔소리만 하고, 선생님은 훈계만 하니 내 편을 들어주는 존재는 없었다. 늘 동생편, 언니편, 오빠편, 다른 친구편을 들어주었던 것에 맘 상했던 아이들은 원활하고 재밌게 카페를 운영하게 되는데, 갑작스럽게 엉뚱한 사고가 벌어지고, 그 사고로 인해 세나가 빠지게 되면서 사고의 당사자를 찾게 되는 미래와 은별이, 그리고 선우의 이야기는 범인을 찾는 에피소드로 흥미진진하게 전개가 된다. 선우라는 캐릭터 역시 호기심 있게 묘사가 되어 있어 책을 읽는 내내 ‘선우는 어떤 아이일까?’라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실제로 어른인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어른에게도 이런 ‘맞아언니 상담소’가 있다면 어른들은 익명이라는 공간을 통해 고해성사를 하듯 자신의 어려움을 토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을까? 익명카페 활동을 해본적이 없는 내겐 상상만으로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카페의 유무를 떠나 내 어려움고 문제, 고민을 무조건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내 편이 되어주는 존재는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쉽지만 현실에는 그런 존재가 없기에 책을 읽으며 잠시나마 그런 존재에 대한 공유 내지 공감을 느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