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만들어진 낙원)
『베타-만들어진 낙원』은 출간도 되기 전에 많은 독자들을 환상의 세계로 뱀파이어 소년과 인간 소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 ‘트와일라잇’의 제작사로부터 제작이 결정되었다는 뉴스만으로도 읽기 전에 큰 호기심을 자아냈다. 공상과학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도 이 소설에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인간의 상상의 세계가 멋지게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이 소설이라면 이 SF 소설 『베타-만들어진 낙원』은 인간이 과학의 능력을 이용해서 빚어질 수 있는 어두운 면을 그려냈는지 직설적으로 펼쳐 보이고 있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과 죽음은 인간의 과학사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획기적 사건이었다. 이어 인간은 과학적으로 복제 인간은 불가능하지 않은 사실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단 많은 윤리적 문제에 있어서 딜레마에 빠질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베타-만들어진 낙원』은 복제 인간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에 산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라는 궁금증을 10대의 사랑이라는 스토리로 직설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그려내고 있다.
복제인간 클론이 인간 사회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 루사디 박사에 의해 시험적으로 만들어진 베타 클론 엘리지아는 아주 특별한 클론이다. 모든 클론은 ‘드메인’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지식을 프로그램으로 주입받고 살아간다. 생명을 가졌지만 클론이기 때문에 감정도 미각도 임신도 그들에겐 허용되지 않는다. 그들이 인간에 서비스를 마치면 분해된다. 만약 감정이 있다면 미각을 느낀다면 불량품 클론에 불가하다. 불량품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당장 폐기되는 존재이다. 또한 10대 베타에게는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반항기가 있다. 반항기란 10대 베타가 성인이 되기 전에 자동으로 죽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엘리지아는 자신의 시조에 대한 기억을 하고, 미각을 느낄 수 있고, 시조가 사랑한 소년을 사랑하고, 심지어 임신 가능한 확실한 불량 클론이다. 엘리지아가 사랑한 소년 타힐 또한 대리모로 태어난 클론이다.
죽은 사람을 클론으로 재생산하는 것이 과연 과학의 성공일까? 만들어진 낙원에서는 클론이 인간 세상에서 소모품 존재에 불과하지만 클론의 인권을 생각할 줄 아는 인간이 존재하는 그런 세상이다. 클론은 복제 되었지만 엄연히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복제인간의 인권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을 이 책을 읽는 동안 놓치지 않고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복제인간의 인권, 대리모 문제, 성폭행과 10대의 임신 문제,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저항 등등. 10대 청소년 독자는 물론 모든 독자들은 SF 소설의 재미를 넘어 다양한 문제에 대해 사고하며 자신의 의견을 정립하는 시간을 만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