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이는 이제 여섯살이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17 | 글, 그림 돈 프리먼 | 옮김 조은수
연령 4~6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6년 7월 10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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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아이는 이제 여섯살이다.
아이가 갖고 노는 곰인형은 일곱살이다.
우리 아이가 태어나기 한해 전 우리 집에 왔으니까.
‘김아야’, 이게 우리 아이가 3살때 붙여준 곰인형의 이름이다.
성이 김씨인것 같고ㅡ 이름은 아가야에서 온듯하다.

6년이 넘은 곰인형..
물론 가만히 모셔놓은 곰인형이 아니라 항상 옆에 두고 만지고 했던 터라
현재의 외양은 그리 썩 마음에 들지 않는게 사실이다.
코도 털이 조금씩 벗겨져가고, 리본은 떨어져 나간 지가 오래고, 털이 꼬질꼬질해가는 것이 버리기 일보직전의 인형이다.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버리라고 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어떤 인형을 갖다주어도..잠시뿐 금방 그 곰인형을 찾는다.
아주 어린시절 부터 자기몸 처럼 붙어 있던 인형이라 그런가보다.
지금은 어릴때 처럼 하루종일 들고 다니는 건 아니지만
잠잘땐 꼭 그 인형을 찾는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아이 곰인형이랑 코듀로이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은 코듀로이를 따뜻한 시각으로 보아주지 않는다.
때가 묻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멜빵단추까지 잃어버리다 보니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하지만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한 소녀 리자는 코듀로이가 멋진 꼬마곰이라는 걸 아는 것이다.

밤사이 잃어버린 단추를 찾아 다니는 코듀로이의 모습도 너무 인상깊다.
에스컬레이터를 한번도 본적이 없으니 ‘늘 산에 한번 오르고 싶었는데’하며 산인줄 알며 기뻐하고
가구가 늘려져 있는 걸 보고 궁전이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코듀로이.
아..우리 아이들 시각도 처음엔 코듀로이랑 비슷할 수도 있겠구나.
그냥 당연하게 여겨지던 그런 것들이 아이들에겐 너무나 새롭고 신기할 수도 있구나 하는걸 느낀다.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읽을 때면 자주 자신의 곰인형을 찾아온다.
‘잘 들어봐. 내가 김아야책 읽어줄께.’하면서 또박또박 읽어 내려간다.
리자가 다시 와서 코듀로이를 데리고 가서 자신의 친구로 삼았다는 것에
깊은 안도를 느끼며 이 책을 행복한 마음으로 덮는다.

외부로 보여지는 것만 평가하고, 금방 새 것에만 눈이 가는 세상에서
자신한테 많은 것을 주었던 곰인형을 버리지 않고 아직 아껴주는 모습이
고슴도치 엄마에게는 대견하게 보인다.
다른 사람은 인정해주지 않는 못난이 곰 일지라도 우리 아이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곰인형이다.
그게 아직 내가 버리지 못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