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룬 소년의 아름다운 이야기

연령 6~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7월 17일 | 정가 10,000원

 

드라마 같은 삶, 소설같은 이야기..
제가 어릴 적에 저희 아버지는 거나하게 약주를 드시면 당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열 권이 넘을거라 하셨었지요
그때는 그 말이 너무너무 싫었어요
평소에는 아주 과묵하시다가 왜 약주를 드시면 그런 말씀을 하시는건지.. 그것이 못마땅하고 싫어서 옆에 앉아 “ 왜요?” 하고 다정하게 한 번도 여쭤 본 적이 없었습니다
듣고 싶지 않아도 저편으로 들리는 아버지의 한 숨 섞인 이야기에는 가난하고 어렵던 어린 시절에 대한 원망과 배고픈 기억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저희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리춘신이 겪었던 가난 속에 저희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발레리노 리춘신]은 가난한 시골 소년 리춘신이 미국 휴스턴 발레단에서 주역 발레리노로 성장하기까지의 드라마같은 삶을 리춘신이 직접 기억하는 이야기들로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 어린 시절, 꿈을 준 아버지와 어머니

중국 칭다오 도시 근처의 가난한 시골마을에 사는 리춘신은 여섯 형제와 부모님까지 아홉식구였습니다
굶어 죽지 않고 살아남게 해달라고 어머니는 밤마다 기도했고 좁은 방에서 머리와 다리를 엇갈려 잠을 자야 할 만큼 가난에 허덕이는 집이었지만 가난 대신 

리춘신에게 꿈을 주고 용기를 준 것은 그의 부모님이었어요
그는 아버지가 만들어준 연에 소원을 쓴 종이를 매달아 아버지와 연을 날리기도 하고 아버지가 들려주는 ’우물안 개구리’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물처럼 높고 깊은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었고 바깥 세상이 궁금해 그곳을 벗어나고 싶은 바램을 꿈꾸었습니다
겨우 열한 살인 그가 발레리노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날 때 어머니는 한 번 뿐인 기회를 놓치지 말고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그 꿈을 쫓아가라며 그의 두려움에 격려와 용기를 줍니다.

-. 그리움과 외로움을 연습과 노력으로 맞선 리춘신  

어느 날,  발레를 배울 어린이를 찾아 학교에 온 정부관리에게 추천받은 리춘신은 시험에 통과하면 ’ ’가족이 좀 더 잘 살 수 있고 보탬이 될까’ 싶은 바람으로 아프다고 소리지르지 않고 참아가며 다리를 높이 들어올리고 몸을 늘여 결국 베이징 무용학교에 들어가게 됩니다
낯선 곳에서의 두려움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뒤떨어지는 실력으로 그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다가 이 년이 지난 후에야 친구가 생기고 샤오 선생님이 들려주는 궁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야기 속 그들처럼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밤마다 연습을 시작합니다
그리운 마음은 춤에 대한 열정으로 바뀌어 몇 년간의 피나는 연습과 노력 끝에 샤오선생님은 그를 최고라 격려하고 그는 자신의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가난한 살림에는 어림도 없었어요
학교를 방문한 벤 선생의 제안으로 미국 유학을 결심하고 그는 중국 첫 발레 유학생이 되어 발레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스물한 살이 되었을 때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하는 세계적인 발레리노로 성장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 바로 꿈에도 그리는 부모님과 형제입니다

-. 꿈을 이룬 발레리노 리춘신 

열 한 살에 집을 떠나온 그가 스물 한 살이 되고 난 다음에서야 부모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중국 땅이 아닌 미국에 까지 오신 부모님, 바로 그가 춤추고 있는 무대 아래의 객석에 앉아 그를 지켜보는 부모님을 보며 그는 두분이 하시는 말씀을 듣는 듯 합니다
“아들아, 네가 해냈구나, 꿈을 놓치지 않고 이루었구나”
영원히 잊지 못할거 같은 그날 밤, 그는 자기 인생 최고의 춤을 추었다 말합니다

그는 행복으로 춤을 추는 사람입니다
꿈을 이뤘다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처음 우물 이야기로 꿈을 키우고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다고 가르쳐준 스승의 이야기를 쫓아 자신의 꿈에 희망과 노력을 다한 사람이라… 그의 그리움과 고달픔까지 느껴져 그의 춤추는 무대를 생각하니 가슴 뭉클했습니다

-. 리춘신과 마오쩌둥의 시대 중국 이야기

우물 안 개구리는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그가 태어난 곳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습니다
칭다오의 매운 바람을 맞으며 연을 날리던 어린 소년, 그 소년은 세계적인 발레리노가 된 청년의 가슴 속에서 언제나 숨쉬고 있었다 회상합니다

그가 태어나 자란 1960년대 중국은 마오쩌둥이란 지도자가 이끌던 공산당의 시대였습니다
사람들에게 자유는 없었고 그래서 외국사람이 중국에 들어오기도 또 중국 사람이 외국에 나가기도 어렵던 시절이었죠
그래서 부모님의 그의 공연을 보러 오는 데에도 또 그가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가기 까지는 십 년 넘는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였어요
또한 그가 자유의 땅 미국에서 자신이 지향하는 춤을 마음껏 펼쳐 보고 싶어 할 때 중국은 그의 자유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을 거구요
그런 시대에 리춘신이 미국에 가서 발레를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고
또 그가 세계적인 발레리노로 인정받을 만큼 자신의 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말조차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얼마나 성실히 노력했을지.. 그의 의지와 열정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 은은한 동양화처럼.. 그림이 전해주는 잔잔한 감동 

차분한 색감으로 그의 어린시절이 은은한 동양화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먼 기억을 더듬는 그의 이야기처럼 흐릿하고, 또 번진 듯 하면서도 단정한 느낌이 나는 그림들이예요
책의 마지막에는 연을 날리며 천진하게 웃는 어린 리춘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책 표지에는 눈내리는 날, 나뭇가지에 앉은 새를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짓는 리춘신이 보이구요,,
자신의 꿈을 이룬 리춘신의 성공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도 아마 그림 속에 보이는 그의 표정들이지 싶습니다

중국의 어린 소년이 세계적인 발레리노로 성공하기까지 그는 담담히 기억하고 들려줍니다
그가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우물안 개구리 이야기, 무용학교의 샤오 선생님에게 들었던 궁수이야기처럼.. 그의 이야기도 우리에게 희망을 말하고, 꿈에 대한 한 사람의 아름다운 열정을 보게 합니다
발레리노 리춘신,, 그를 만나고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