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마주할 때.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1월 11일 | 정가 13,000원

초록 눈 프리키는 알고 있다

-조이스 캐럴 오츠(비룡소)

나는 내 마음 속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있을까?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시원하게 얘기하고 싶어도 우물쭈물 할 때도 있고 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못할 때도 있다. 이럴 때 내 마음 속 또 다른 자아가 시원하게 말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외면하고 있는 사실들을 직접 나서서 말해주는 거다. 나중에 후폭풍이 있을지는 몰라도 나중에 절대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프랭키는 인기 스포츠 해설가인 아빠와 엄마, 이복 형제 오빠와 동복 형제 여동생과 살고 있다. 방송 출장으로 인해 바쁜 아빠와 아빠가 방송 일 관련 파티에 나갈 때나 출장 갔을 때 단아하게 항상 아빠를 기다리고 있던 엄마.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달라졌다. 외출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던 아빠로 인해 외출은 최대한 자제했던 엄마였는데, 혼자 여행을 다녀온다고 하질 않나, 점점 집을 비우는 횟수도 잦아졌다. 이혼한 부모 밑에서 자란 친구들이 많았던 프랭크는 불안해졌고 엄마는 절대 이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혼은 아니였다. 그러나 오랜 별거였다. 엄마는 여전히 아이들을 사랑했지만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기에 아빠와 살고 있던 아이들간의 오해는 깊어졌다. 그 오해의 싹은 아빠였다. 아빠는 엄마의 전화도 받지 못하게 하고 ‘엄마’라는 호칭 대신 ‘그 여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빠와 엄마, 아이들과 엄마 사이의 오해가 점점 더 깊어지던 어느 날, 아빠가 잠깐 외출했다. 그리고 엄마가 실종되었다. 아빠는 아이들에게 ‘집에 있었다.’라고 증언하라고 하였고, 아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거짓 증언을 한다. 그 중 프랭키는 사건 전에 엄마의 전화를 받았었다. 그 동안 엄마를 외면하고 있었고 애써 미워하려고 노력하려고 했다. 하지만 엄마가 친구에게 전달해달라고 했던 한 마디 말이 잊혀지지 않아 엄마가 살던 곳으로 가서 엄마의 일기장을 찾았다. 그 일기장 속에는 프랭키가 외면하려고 했던 진실이 담겨 있었고 엄마의 사랑, 엄마를 살해 한 후 숨기려 했던 아빠의 거짓말이 들어있었다. 프랭키는 그 일기장을 보고 갈등했다. 그 때 나타난 게 프랭키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프리키였다. 프리키는 프랭키가 갈등하고 있던 문제를 직시하고 있었다. 덕분에 수백 번 갈등하던 프랭키가 두려움에 맞서 용감하게 아빠의 죄를 고할 수 있었다.

 

내가 엄마의 일기장을 봤고 아빠가 엄마를 살해한 걸 알았다면 나는 경찰에 신고할 수 있어을까? 나는 겁을 먹었을 것 같다. 엄마를 살해했던 아빠였고 고백으로 인해 어떤 보복이 있을지도 모른다. 또 나를 길러 줄 사람이 아빠밖에 없다면.. 프리키처럼 내 자아가 용기내 준다면 감사하겠지만 말이다.

 

엄마와 아빠의 냉전 속에서 겪은 혼란으로 프리키가 드러났던 것 같다. 프랭키에게는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정리해주고 마음의 줏대를 잡아줄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프리키와 소통을 하며 프랭키는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점점 더 성장해가는 것이다. 나도 내 마음 속의 이야기를 좀 더 듣다보면, 내가 마주한 상황에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고 지금보다 더 현명해지고 용감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닥쳐진 상황에, 닥쳐 올 상황에 내 자신과 마주하여 나의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