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 아빠 와 순수 동동의 영혼바꾸기

연령 7~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25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비룡소 문학상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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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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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다가온 태권도 대련시간이 겁나는데 하필이면 대련 상대가 태권도를 더 잘하는 태권소녀 동생이라면 챙피당할 것이 뻔한 내일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책을 열면 이런 고민에 내일이 두려운 소년 동동을 만난다.

  이런 동동 앞에 신기하게도 스스로를 아주 유능한 약사라고 자랑하는 캡슐마녀가 며칠전에 완성했다는 영혼이 바뀌는 캡슐을 보여준다. 우연치고는 정말 사악한 우연이지만 다급한 동동은 그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동생 묘묘와 살짝 몸을 바꾸어 동생을 이기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악한 의도는 늘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는 법. 동동의 의도와 달리 묘묘를 위한 미끼로 두었던 땅콩크림빵을 아빠가 먹어버리고 만다. 동동과 아빠의 영혼이 바뀌고 만 것이다.

  엄마없이 두 남매를 키우는 아빠의 생활을 몰랐던 동동은 아빠 대신 맞선도 보고, 두 남매에게 먹일 음식도 해야하고, 떼쟁이 묘묘는 특별히 더 신경써서 돌봐야 하는 이런 저런 일들을 직접 하게 된다. 맞선은 당연히 엉망이 되고, 동생 묘묘의 변덕을 꾹 참고 받아주기도 힘들고, 머리 감기기도 너무 힘들다. 엄마없이 집안 일을 모두 하면서 자신들을 키워온 아빠의 사정을 백프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엄마를 잊지 못하고 사랑하는 아빠의 순정도 알게 되면서 아빠를 위해 민숙자아줌마에게 편지까지 쓴다.

  영혼바꾸기 소재가 이곳 저곳에서 너무 많이 쓰여서 작품을 처음 접할 때는 ‘또야?’하며 식상하리라 생각했지만, 동생에게 지기 싫다는 일념만으로 영혼을 바꾸는 캡슐을 넙죽 받아오던 동동이 아빠를 이해하게 될 만큼 철이 들게 되고 조금 더 너그러운 오빠가 되는 따뜻한 이야기에 안성맞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역시 잠깐의 아빠 노릇으로 어른이 될 수는 없을 터. 다시 한번 묘묘와의 영혼바꾸기를 꿈꾸는 동동이 또다시 의도와 다른 영혼바꾸기에 빠지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동생에게 지기 싫은 오빠의 심정, 어른들의 세계는 짐작할 수도 없는 동심의 세계를 작가는 잘 그려내었다. 아빠 대신 맞선을 보게된 동동이 최고의 맞선이 되게 하기 위해 벌이는 여러가지 이벤트는 민숙자 아줌마를 울릴 만큼 엉망이었지만, ‘그래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할 거야’라며 독자들이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게 해준다. 순정을 가진 아빠와 순수한 녀석 동동의 어리숙한 모습들은 너무 세련되고자 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