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교과서. 기본에 충실한 육아서.

시리즈 논픽션 단행본 | 박경순
연령 2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28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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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고 아이들의 웃는 모습만 눈에 띄는 표지처럼 엄마 교과서는

기본에 충실한 육아서인듯한다. 도대체 진도가 나가지지 않는 책이기도 했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심한 감정 이입으로 책을 덮고 한참을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여기저기 기억해 두고 싶고 평소에도 유념해서 아이를 대해야지 하는 부분들이

한 페이지 건너 있다보니 그런 부분들을 표시하고 메모하면서 넘어가다보니 더 그랬던 것 같다.

 

부모 됨이란 성숙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25,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이라고는 1년 남짓…해보고는 바로 결혼.

결혼 후 5년이란 기간동안 아이 없이 부부만 살다보니

결혼하면 철든다고 하는데도 우리 부부에겐 해당사항 없음이었다.

그러다 5년만에 얻은 아이는. 누가 키워도 잘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식복 있다는 부러움을 한몸에 받게한

눈만 마주치면 웃어주고, 잘자고, 잘먹고, 보기에도 우량해보이고

게다가…누구나 한번쯤은 다시 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있는 아이였다.

 

아이가 6살이 될 무렵까지만 해도 정말 행복하기만한 육아였던 것 같다.

경험 없는 부모였지만 아이와 함께 내가 성장하는구나 하는 느낌도 많이 들었고

아이와의 갈등도 잘 극복해내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여태까지의 육아는 그야말로 내가 타고난 자식 복, 덕이었던 것 같다.

내 노력보다는 타고난 아이의 성품덕에 엄마의 밑바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거다. 하지만 둘째가 태어나고 그렇지 않아도 딸리는 체력에

첫째와는 달리 처음부터 엄마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은 딸이라

마음의 여유도 찾을 수가 없었다. 신경은 늘 곤두서고

게다가 7세인 아들, 세상에서 제일 바쁘다는 예비초등.

이것도 좀 해야하고 저것도 좀 해야할 것 같은데

여태 스스로 잘 하던 아이였던 첫째도 동생에게 빼앗긴 입지나

예전같지 않은 엄마의 반응들에 지친 탓인지

의욕없는 모습만 보이니 서로간에 감정 소진이라는 것이

육아전쟁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걸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그래서 이 책 엄마교과서가 더 절실하게 와 닿은듯하다.

 

이 책에서는 자녀를 양육하는 데 꼭 알아야 할 것들로 타고난 성향,

영아 유아 아동의 일반적인 발달과정, 그리고 부모 자녀의 관계를 꼽고 있는데

특히 지금 내게 필요한 부분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특히 관계맺음에 있어 지나치게 에너지 소비형인 엄마인지라 1:1에서 1:2,

더군다나 그렇지 않아도 지쳐있는 현재는 신랑과의 관계까지 해서 1:3의 관계만으로도

250% 소모되는 냥 지쳐가고 있기에 더 절실하다.

반복적으로 얽히게 되는 문제에서 한발 물러서서 고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데,

지금 나는 어디 물러설 곳이 없는 병랑 끝에서 지푸라기 하나 잡지 못하고

혼자 허우적대고 있는 듯한 하루하루다.

 

저자가 당부한 나선형으로 들여다보기는 그래서 조금 위안이 되는 듯하다.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 같지만 보는 깊이가 달라진다…

배운 적은 없지만 가족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지친 나 자신을 돌보기 위해

같은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왔는데 그런 노력들이…헛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위로가 되었다.

 챕터 끝에 정신분석가의 이론과 삶에 대해 정리해 두어 관련된 이론이 나오게 된 배경까지

 알게 해주고 있어 다른 육아서와는 달리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나의 관심을 끈 주제는 착한 아이 증후군, 공격성, 나르시시즘에 관한 것이다.

순하기만한 첫째 아이는 어딜 가나 잘 어울리는 편이지만 자기 것을 챙긴다거나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의 공격적인 행동조차도 방어하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여 걱정이었다.

단순히 겁이 많거나 착하기만 한 것과는 다르고 분노를 속으로 삭이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이다.

엄마아빠 모두 밖에서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타입이라 아이도 그런 성격을 닮은 것 같아 속상했던 것이다.

 

착한 아이 증후군에서 특히 책에서는 엄마바라기로 엄마가 아이에게 민감하게 반응해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때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남이 원하는 것을 먼저 알게 되고 나아가

 본인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자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또한 나 스스로 늘 고민하고 있던 부분인데다

요즘 들어 엄마의 관심에 목말라하는 아이에게 일관되게 지친모습으로 대한 내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많이 반성하게 된 부분이다.

 

이렇게 아이와 부모의 관계뿐 아니라 아이의 발달과 아이의 성향에 대해서도 정신분석학적인

 이론을 근거로 설명이 되다보니 책을 읽는 자체로 엄마에게는 많은 치유가 되는 듯한 경험을 하게한 책이다.

 

육아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이 책으로 힐링을,

다가올 육아에 미리 겁내고 있다면 이 책으로 준비를,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으로 한번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을 읽고 행복해진 엄마가 우리 아이들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거란 믿음이 들게 한 책이다.

 

마음이 깊으면 닿지 않는 곳이 없다…세 아이를 키우면서 정신분석을 공부한…

스스로 치열한 삶을 살아온 작가가 공감하기를 원하는 바.이지만 책을 읽다보니 스스로 마음이 깊어짐을 느끼게 되었다.

이 마음이 며칠을 갈지 모르겠지만 엄마 교과서를 옆에 두고 기본에 충실한 …

엄마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