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60 | 박상기 | 그림 오영은
연령 11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8년 7월 3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4건

핸드폰 속 입장 바꿔 복수하라는 말이 눈에 쏙 들어오는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바꿔!>를 보았습니다.

아이가 이 책을 보면서 호응이 완전 좋을 줄 알았었는데, 엄마랑 바뀐다는 말을 살짝 흘려줬더니 엄마랑은 바뀌기 싫다고 강력하게 말하더라고요.

엄마 인생이 그렇게 별루인가 싶어 살짝 기분이 그러했는데, 초등 5학년인 녀석은 여자로 바뀌기 싫다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에서 그렇게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ㅎㅎ 이렇게 되면 다음 편엔 아빠와 아들이 바뀌는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단 생각도 해 보았답니다.

파티시에가 꿈인 아이 마리, 그리고 단짝 친구 여울이, 왕따를 주도하는 화영이.. 그리고 엄마와 아빠 오빠 마루..

엄마는 제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시는데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화영이네 제과점이었어요.

어쩌면 뻔한 스토리겠다 싶을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구성이 탄탄하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선명하게 드러난 글이었습니다.

속상한 마리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는 그림과 배경이지요.

이 날 마리는 모둠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해 허탕치고 속 상한 마음을 혼자 외롭게 달래고 있는 중이랍니다.

왕따를 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파티시에란 장래 희망을 버리지 않는 생각있는 아이라 선택은 멋있었다고 응원해 주고 싶었습니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와 날 힘들게 하는 친구 상에서 통쾌한 복수를 꿈꾸는 마리에게 나타난 바꿔앱..

스위치를 켠 후 반드시 1분 이상 통화를 하고 시작 버튼을 누르고 양쪽 모두 잠이 들면 다음 날 깬 뒤에 효과가 나타나게 되죠.

되돌릴 때는 상대와 다시 1분 이상 통화하고 종료 버튼을 누르면 되는데 성별이 다르거나 사람이 아닌 대상에게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니 정말 다행히도 아들과 제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설명을 잘 읽고 고심끝에 연습 삼아 엄마와 바꿔를 시도해 보았는데, 바뀌고 난 뒤에야 되돌리기 위해서는 일주일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정말로 엄마와 딸이 입장바꿔 생활하게 되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고 나서야 상대방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지요.

재밌게 읽으면서도 중간중간 나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잘 이해해 주고 있을까, 남편의 마음은 잘 헤아려 주고 있을까 더 나아가서 친정 가족과 시댁 가족들 마음과 동시에 매일 수다 부리면서 어울리는 주변 지인들의 마음도 진심으로 살펴보고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마지막 장면이 결말의 모습을 한껏 표현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괴롭혔던 아이 화영이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던 것 같고, 온 가족 마음의 변화와 밝은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어 이 장면 보는데 저도 덩달아 기분 좋아지더라고요.

청소년기 친구들이나 친구와의 관계 상황이 비슷한 친구들이 읽으면 몹시 공감하면서도 위로 받을 수 있는 책이겠다 싶었고,

아직 아들녀석에게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같아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손자나 아들 외 며느리라고 음성이 바뀌는 시어머니도 아니시고, 회식이랍시고 늦게까지 술먹고 오는 남편이 아닌 상황에 감사한 마음가지 생기게 되었네요.

해결의 방법은 복수하는 마음이 아니란 것도 놓치지 말아야할 메세지인 것 같아요.

꼭 현실에서 몸까지 바뀌는 수고로움을 겪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절대 진리 같은 지침은 꼭 명심하며 실천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보았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