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롯뜨를 만나면 그 아이에

샤를롯뜨를 만나면 그 아이에게 말하고 싶다.
“뭐가 너무하니? 너무한 건 너야!”
그러면 샤를롯뜨는 나를 멍하게 쳐다보면서 속으로는 궁시렁 거리겠지.

샤를롯뜨는 어리지만 아이디어가 너무나 많고 그것들을 다 실천으로 옮기느 투철한 사업가다. 어리기는 하지만 정말 대단한 열정으로 지치지도 않고 이런 저런 사업을 벌려보지만 결코 만만한 일은 없다. 정말 엉뚱한 아이이기도 하지만 엉뚱함 만큼 사랑스럽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아이라서 옆에서 그런 아이를 만나게 되면 심심하지 않을 것 같다.

자기 방은 잡동사니로 꽉 차서 엉망이지만 그래서 이 아이의 아이디어가 샘 솟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너무 깨끗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아이들의 상상력 발달에 좋지 않다고 들은 것 같다. 그렇다고 그 이유 때문에 방을 엉망으로 해놓고 사는 건 말이 안 된다.

나도 어릴 때 방 안이 엉망이여서 엄마한테 자주 잔소리를 들었었다. 우리 엄마는 마보고 중국 여자 방 같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중국 여자들이 잘 안 치워서 그런 말이 나왔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 샤를롯뜨에 비하면 내 방은 깨끗, 그 자체인데…나도 샤를롯뜨처럼 어떤 것이든 잘 버리지 못했다. 그런 사람들의 방은 치워도 치워도 티가 안 나게 마련이다. 금방 또 뭔가가 쌓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내 서랍 깊은 곳에는 초등학교 때 모으던 메모지, 중학교 때 모은 엽서 같은 것이 들어 있다. 버리기 아까워서 그냥 갖고 있게 된다.

샤를롯뜨가 돈을 벌기 위해 여러 방법을 쓰지만 그 중에 제일 괜찮은 것은 간식 파는 것과 거리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방법들도 그렇게 나쁜 것은 없었지만 급식 대신 먹어주기 같은 것은 좀 미련스러워 보였다. 심리 치료사도 나쁘지 않았지만 아직 꼬맹이인 샤를롯뜨가 다른 아이들의 고민을 듣는다는 것이 여간 괴롭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도 타고난 능력이다. 유난히 그런 걸 잘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말하는 것보다 듣기를 잘 하는 건 큰 장점이다. 말도 잘하고 잘 들어주기도 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샤를롯뜨같이 상상력 풍부하고 의욕적이고 의기소침해지지 않는 아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앉아서 중얼거리기보다 깨지고 피가 나더라도 무언가 해 보는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고 그런 사람이 많은 세상은 발전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