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힘이 든다. 특히,

연령 10~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7년 7월 15일 | 정가 6,000원

선생님은 힘이 든다. 특히, 6월의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 행위일 것 같다. 슈카프 선생님 반을 살짝 엿보면 이런 생각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존재를 잊은 것 같다. 난리 법석, 엉망진창이 6월 슈카프 선생님 반을 표현할 가장 정직한 표현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 같고 슈카프 선생님은 축 처진 새 날개 처럼 기운 없고 지쳐 보인다.

어느 날은 갑자기 폭풍이 친다. 어릴 때 슈카프 선생님도 폭풍우를 무서워하는 소년이였다. 어떤 아이의 비명을 듣고 선생님은 깜짝 놀란다. 그리고 한 아이를 여럿이 놀린 것에 대해 평소 선생님같지 않게 불같이 화를 낸다. 선생님은 ‘여럿이 한 아이를 상대로 덤비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아이들에게 설명해 준다. 아이들은 화를 엄청스럽게 내는 선생님이 낯설다. 두려워진 것이다. 아이들의 그 눈빛을 본 선생님은 ‘속죄양의 아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속죄양과 그의 부인이 만든다는 극단이 성공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속죄양 부인의 노래 소리는 들어 봤지만 속죄양의 솜씨는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에 좀 불안하다. 속죄양 대신 일을 하러 나간 부인의 선택은 탁월하다. 그랬기 때문에 자기가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부인의 노랫 소리를 들은 이웃들이 모두들 칭찬하는 걸 보면 정말 잘 부르긴 하는 것 같다.

이 글을 연극으로 꾸며 써도 아주 재미있는 연극 공연을 할 수 있을것 같다. 책에서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아이들은 ‘속죄양의 아내’를 연극으로 한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고 나서 기분이 좋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은 참 힘든 일이다. 지식 뿐만 아니라 태도, 말씨, 행동도 같이 알려주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나의 속죄양은 누구 혹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속죄양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 걸까? 있어야 좋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