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7살입니다. 동화를 고르는데 제법 난이도가 올라간 것일까요?
요즘들어 죽음에 관련된 동화를 몇권 권해주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윗층 할머니, 아랫층 할머니]를 보면서는 주위 사람들의 죽음을 접했는데요.
이번엔 고양이입니다. 그것도 제법 어려운 윤회에 관련된 것이네요.
멋진 얼룩을 가진 고양이는 100만번이나 태어나고 죽었습니다.
임금님이나 뱃사공, 서커스단의 마술사, 혼자 사는 할머니, 어린 여자 아이를 주인으로
만났지만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습니다. 모든 주인들이 고양이를 사랑해 주었지만
고양이는 행복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고양이에 대한 그들의 애정은 일방적인 강요였어요. 모든 삶이 고양이가 원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마지막 도둑 고양이로 태어났을 때 비로소 고양이는 기뻐했어요.
처음으로 자신만의 그냥 고양이였던 겁니다. 반면 삶과 죽음에 대해 너무 냉소적인 고양이는
자신만을 사랑할 뿐 주는 사랑에 대한 것을 몰랐어요. 매력적인 하얀 고양이를 만나기 전에는요.
얼룩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었어요. 주는 사랑이 받는 사랑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하얀 고양이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서럽게 우는 얼룩 고양이 그림을 보니
가슴이 짠~해집니다. 조용히 그 뒤를 따라가죠. 그러곤 다시는 태어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고양이가 왜 주인들을 다 싫어했을까?] 물어봅니다.
[싫어하는 일을 시켰잖아... 싫다는데 바다로 데리고 가고....]
괜히 제가 찔립니다.-_-’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혹은 남편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고양이는 왜 다시 태어나지 않았을까?] 하고 되물으니,
[글쎄... 하얀 고양이랑 다시 태어나서 또 같이 살면 좋을텐데...] 아이다운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