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도시… 파랑이 도시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71 | 글, 그림 토미 웅거러 | 옮김 이현정
연령 5~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1년 10월 15일 | 정가 11,000원

진정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파랑은 모든 색 중에서 가장 사람을 안정시키는 색이라고 한다…. 사람의 시각 영역에 파랑색이 들어오면, 뇌는 안정시키는 11가지의 신경 전달 물질들을 분비한다고 한다….이 책의 겉표지의 색과 제목에서 조금은 내용을 알 수 있듯이 평화를 사랑하는 구름이야기다

책을 펼치면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있는 구름 파랑이를 볼 수 있다
꼬마구름 파랑이는 다른 구름과는 달리 비를 내릴 때도 비를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비를 내리는 먹구름들 사이에서 혼자서 파란색을 가지고 있는 파랑이는 구름인데도 비조차 내리길 싫어하는 평화주의자이다
구름 파랑이를 뚫고 지나가는 것은 모두 파랑옷으로 갈아입는다
평화를 전달하는 매개체라는 점을 알려주는 장면인듯하다
조금 서글펐던것은 파랑이를 뚫고 지나간 연이나 새는 그냥 그대로 인데 사람을 실은 비행기는 그 파랑색을 싹싹 지운다
왠지 그 색…파랑을 거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이였다

세상을 알고 싶어진 파랑이가 세상을 알고자 가까이 다가왔을때 사람들은 그 파랑이를 신격화시키기 까지 한다
사람들이 파랑이를 대하는 것에서도 정말 평화를 사랑하고 원해서가 아니라 남에게 보여지는 것에 대해서…혹은 자신을 치장하는 데에 사용되는 평화….또는 의식적으로 느껴지는 평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작가는 풍자적인 그림과 글을 통하여 보여준다
웃는 모습으로만 일관하던 파랑이의 얼굴이 시뻘건 불길에 휩싸인 거리를 보면서 웃음이 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거리거리마다 서로를 죽이려는 사람들로 가득한 그 곳….아수라장이다
하얀사람들은 검은 사람들을…검은 사람들은 노란 사람들을….빨간 사람들은 하얀사람들을…노란 사람들은 빨간 사람들을 때려눕히고 못살게 굴고 뒤쫒는 내용에서 인종때문에 사상때문에 우리 인간들이 일으킨 전쟁을 빗대어 표현한듯했다

그림에서도 전쟁의 섬뜩함을 느낄 수 있다..각각의 색을 가진 인간들이 도끼를 들고 여자들은 아이를 안고서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듯한 그림들…불길에 휩싸인 그 거리는 끔찍해 보였다

깜짝 놀란 파랑이는 이제 처음으로 비를 내리고자 맘을 먹고 그 도시에 비를 내리기 시작한다…마지막 한방울까지 전부 다…파랑이의 몸은 비를 내림으로써 점점 작아진다
마침내 도시의 불이 모두 꺼지고 이제 파랑이의 비를 맞은 이 도시의 모든 건물과 사람들은 파란색이 되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의 색깔이 같아진 거다….
같은 색을 가졌으니 싸울 일이 더이상 없어져 버렸다
인종도 사상도 같으니까….
서로 같은 색깔을 지녔으므로 더 열등하다… 더 우월하다라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겠지…

평화를 상징하는 파랑으로 온통 뒤집어 쓴 거리….사람들은 그 파랑이를 기억하기 위해 ‘파랑이도시’를 세운다…건물도 모두 파란색으로 칠하고서…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기도 한 이 책은 읽으면서 많이 부끄러워지게 하기도 했다
아이들 눈으로 보는 피부의 색은 아무 의미도 없을텐데…
아이들 눈으로 보는 사상의 차이는 서로 다른 생각일 뿐일텐데…
어른들은 그것을 무시하거나 강요한다…총부리를 들고서….

구름 파랑이도 아이들 처럼 이해할 수 없었을 그 거리의 장면이였겠지…
파랑이의 희생으로 얻어진 도시…’파랑이도시’
그 도시의 파란색이 바래지 않기를 바래본다
또한 내 아이가 살아갈 이 도시도 파란색으로 옷입혀지길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