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책을 사랑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전까지는 내 생활과는 전혀 무관하게만 느껴졌던 그림책들… 하지만 지금은 그림책이 주는 맛에 흠뻑 빠져있다고나 할까~.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 유아그림책이 아닌 동화책을 본다해도 그 때도 아마 나는 그림책에 자꾸 마음을 주고 눈이 갈 것 같다.  특히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날 때는 그런 나의 마음이 더 다져지는 느낌~ㅎㅎ.  <이럴 수 있는 거야??!> 물음표 두개에 느낌표 하나가 달려있는 질문인지 감탄인지 모를 제목의 이 책과 같은 멋진 책을 만나면 말이다~^^.

 

이 책은 아이들 삶 속에서 문득 직면할지도 모를 죽음을 다룬다.  아이들에게는 더욱 낯선 단어 ‘죽음’… 그 죽음을 맞닥뜨렸을때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지…. 그 당혹스러운 심정을 독특한 그림과 함께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럴 수 있는거야??!’라고 악을 써대는 아이의 모습만으로도 슬픔이 잔뜩 묻어나는데…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채 절망과 분노라는 감정 사이를 왔다 갔다하는 아이의 심정의 변화를 작가는 저 한 줄에 모두 쏟아넣었나보다, ‘이럴 수 있는 거야??!’라는 문장을 읽기만 해도 마음이 싸~해지는걸 보면~.

 

공원… 빨간 가방을 질질 끌고 나타난 여자아이는 화가 난듯한 표정으로 걷다 말고 멈춰서서는 악을 써댄다.  그런 모습을 공원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그저 쳐다보고 지나쳐버리는데 여자아이의 이상한 모습을 유심히 살피던 여섯 친구들은 그 아이에게 왜그러는지 묻게 되고… 빨간 가방 안에 이미 죽어버린 아이의 작은 새를 보고는 그 작은 새의 죽음 때문임을 알고 모두 함께 슬퍼 해준다.  여섯 친구들은 그 여자아이에게 이제는 그 작은 새를 묻어주자 하고, 모든 준비를 마친 다음 그 아이와 함께 장례를 치룬다.  여자아이는 여섯 친구들에게 죽은 새와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들을 얘기해주고, 그 이야기를 듣게 된 여섯 친구들에게도 이제 작은 새의 추억은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조금 울었어요.(중략) 우리는 몹시 슬펐지만 저도 모르게 빙그레 웃었답니다. 정말 좋았어요.’라고… 끝을 맺는 이 책은 슬픔을 함께 나누면 반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작은 새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워하며 힘들어 했던 그 소녀와 함께 절망과 슬픔을 나누어 가진 여섯 친구들의 도움으로 많은 위로를 받고서… 이제 공원 한 구석에 빨간가방과 함께 작은 새를 묻은 여자아이는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고 떠날 수 있게 된다.

 

슬픔만이 느껴질 것 같은 그림책이지만, 만화같은 독특하면서도 코믹한 그림과 함께 내용 또한 꼭 그렇지만은 않다.  어쩌면 익살 맞기도 하고 밝은 느낌이 더 강하다할까~.  작은 새의 이름이 ‘엘비스’라는 설정도 그렇고 처음 그 사실을 안 친구들이 팝가수 ‘엘비스’와 헷갈려 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림과 내용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그림책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처음으로 마주치게 되는 죽음에 대한 감정을 어쩜 이렇게 잘 다루었는지.. 또, 깊은 절망도 주변의 따뜻한 위로로 치유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