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건 다른 위인전이랑 틀려! 재밌어!”

시리즈 새싹 인물전 7 | 유타루 | 그림 김홍모
연령 8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10월 2일 | 정가 8,500원
수상/추천 아침독서 추천 도서 외 1건

초등저학년인 울딸은 위인전을 관심없어한다.

아직은 나도 아이에게 위인전을 두루 섭렵해주고 싶지는 않으나, 그래도  한두권쯤은 접해줘야 할 나이가 아닌가 싶어서 살짝 고민하고 있던 터에 김홍도를 보게 되었다.

다행이 아이가 만들고 그리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다가, 요즘 TV드라마 예고편 덕분에

김홍도 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던 터라 넘 잘됐다 싶어 이책을 들이밀었다.

 

앞표지의 김홍도아이를 보더니 울딸 “엄마! 너무 귀엽게 생겼어~” 하며

이 책을 천천히 읽어 내려간다.  중간중간 “엄마! 이건 다른 위인전이랑 틀려! 재밌어!” 한다.

다행이다 싶다.

글구 책 안에 있는 그림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펴 보더니, 맘에 드는 그림은 똑같이 그려보구선 누가

더 잘 그렸냐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 “엄마! 이 책 안에 있는 그림은 김홍도 아저씨가 다 그린거야?”

–”(^^;;) 김홍도 아저씨가 그린 그림도 있지만, 여길 봐~ 김홍모 아저씨가 그리셨대.”

아~ 그러고 보니, 정말 친근한 느낌이 가득하다. 약간은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아이가 더 재미있어하구 위인이라는 부담을 덜 느끼나보다.

 

김홍도 어렸을 적..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높은 벼슬아치나 역관을 꿈꾸지만,

김홍도는  ”돈을 많이 못 벌어도, 벼슬을 못해도 좋아요. 저는 화원이 될거예요!” 라고 다짐한다.

참 마음에 쏙 드는 말이다.

조선시대의 세상과  별반 차이없는 요즘세상.. 돈많이 버는 직업, 권력에 관계된 직업등등..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다.

다른사람에게 보여지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 가득이다.

 

스물아홉살, 왕의 초상화를 그림으로 인해 최고의 화원이 된 김홍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만하지 않았고, 늘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 끊임없이 반성하고 고민하고 노력했다.

“나만의 그림을 그려야 해! 김홍도만의 그림!”

그러면서 김홍도는 사람들의 세상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사람들의 사는 모습,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너무나 실감나고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학창시절 책에서 보았던 김홍도의 그림들…

씨름판풍경, 춤추는 아이, 서당, 어느 집안 풍경 등등

그리고 정조의 부탁으로 그리게 된 금강산의 풍경 -금강산 화첩, 화성능행도…

그당시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 보았던 그 그림들을 다시금 이 책에서 유심히 보게 되었다.

그림하나하나, 사람 하나하나마다 정겹고 친근하고 살아있다. 어느 그림은 우습기까지 하다.

그시절, 내게도 이런 책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대했을텐데… 생각하면 할수록 아쉽기만 하다.

 

우리의 김홍도는 늘 다른 화원과 다른 사람과 다른 생각으로 살았다.

늘 행해 오던 관습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자신을 위해 노력했으며,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그런 김홍도가 안타깝게도 언제 세상을 떠났는지는 모른다구 한다.

그대신 김홍도의 그림은 그 이후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구 한다.

 

우리같이 이야기만으로는  이해하기에 조금 부족할 수 있는 부분들을 책 뒷부분

<사진으로 보는 김홍도 이야기>에서 친절하게도 자세히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리고, 비교하면 더 재미있는 역사의 순간 코너도 있다.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위인전이긴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내게 더 많은 감동을

안겨준 책이었다.

이야기마다 김홍도의 열정을 느낄 수가 있어서 좋았고,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내게 준 이 책의  또 다른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