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침묵을 깨기위한 20일 간의 수사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4월 21일 | 정가 13,000원

브란웰의 침묵과 그 속에서 친구의 비명을 듣는 코너, 두 사람의 20일 간의 범인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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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웰과 코너는 태어나자마자 친했던 친구로, 그들의 사이는 불알친구 혹은 죽마고우라고 할 수 있었다.

 

브란웰은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 새어머니와 갓 태어난 이복여동생이 있고, 코너는 새아버지와 이복누나가 있었는데

 

코너의 경우에는 이혼을 해서 그렇게 된 것이였지만 브란웰은 친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그렇게 된 것이었다.

 

때문에 그런 곳엔 관심이 없던 아버지가 갑자기 연구원이었던 티나 아줌마를 만나 사랑에 빠지자 소외감을 느끼면서

 

감정의 혼란을 겪지만 그의 아버지는 항상 그를 지나치게 어른으로 대했고 그 상황 또한 어른스럽게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브란웰은 새어머니를 가족으로 받아들였고, 아버지와 그녀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의 동생- 니콜, 줄여서 니키-도 무척

 

아끼고 예뻐했다.

 

 

그런데 어느 날 브란웰은 자신의 동생을 바닥에 떨어뜨려 죽일 뻔하고는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리고

 

아기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자 혐의를 받고 청소년 보호소에 수감된다. 브란웰이 입을 다물어버렸기 때문에 그는

 

그에게 유리할 수도 있을 진술을 하나도 하지 못했고, 그래서 그의 친구 코너는 ‘잠수복과 나비’의 저자가 글을 쓴 방법에

 

힌트를 얻어 낱말 카드를 만들고 그것으로 브란웰이 지목한 상대를 찾아가 얘기를 듣고 이를 토대로 그의 배다른 누나인

 

마거릿과 함께 수사망을 좁혀 나간다. 그 과정에서 코너는 브란웰이 성적인 호기심을 느꼈던 그의 집 오페어인 비비언 쇼커트가

 

브란웰의 약점을 잡아 고발하지 못하게 한 뒤에 니키를 함부로 대하고 심지어는 떨어뜨리고도 브란웰에게 뒤집어 씌웠다는 것을

 

알게 되어 브란웰의 누명을 벗긴다.

 

 

 

 

책의 대강의 줄거리이다. 

 

나는 항상 나에게도 이런 저런 좋은 친구들이 있기를 소망해왔었다. 그러나 아무리 소망해도 내가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내 좋은

친구는 나타나지 않아서 , 나는 언제쯤 그런 친구를 가질 수 있을까 계속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의 두 주인공은 서로에게 아주 좋은 친구들일 뿐만 아니라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부럽기도 했다. 태어났을떄 부터 친했으며, 그 친구와 나 사이에만 쓰는 암호가 몇 가지나 되고, ‘숲에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는데 거기서 그 소리를 듣는 이가 아무도 없다면, 나무 쓰러지는 소리는 난 것일까 아닐까?’하는 심오한 질문들을

 

해대는 친구 사이가 몇 쯤 있을까? 생각하면 정말 그런 친구를 가지고 싶어서 안달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의 악당 비비언이 오페어임에도 불구하고 아기에 대한 존중이라고는 쥐똥만큼도 없이 아기 옆에서 담배를 뻑뻑 피워

 

대고 기저귀가 넘쳐 흐르도록 바꾸어 주지 않으며, 니키를 꼬맹이라 부르며 모욕하는 비정한 인간임을 보면서 가끔은 정말 맹자의

 

성선설을 부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니키가 ‘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눈을 움직였을 때. 브란웰이 동생을 다시 안아들었을 떄의 감동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종류의 것이라 정말 인상깊었다.

 

 

 

거기다 작가의 표현도 많이 남달랐다. 청소년 시기에 느끼는 혼란의 감정들은 나 또한 이 책의 주인공들의 나이 또래이기 때문에

 

어떤 느낌인지 이해할 수는 있지만 뭔가 말로 표현할 수는 없는 느낌들에 대해 ‘정의’에 가깝게 풀어주어서 속이 다 시원했다.

 

 

 

언어의 묘한 의미차이도 재미있었다. 수치와 무안에 대해 나는 비록 내가 자주 느끼는 것은 무안일지라도 수치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수치라는 말의 뜻을 명쾌하게 풀어내주어서 시원했고 중간중간 섞인 유머러스한 표현들은 소설의 재미를 한층 더해

 

주었다.

 

 

어쨌든 작가는 표현에 정교함과 해학성을 더해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다음 장이 보고싶도록 만들어 놓았고, 나는 숨가쁘게 이

 

책을 읽고는 책장을 덮으면서 오랜만에 전율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