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라는 아름다움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16 | 김선희 | 그림 마상용
연령 11~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2년 11월 1일 | 정가 7,000원
수상/추천 중앙독서교육 추천 도서 외 1건

어제는 비가 많이 왔다. 우산을 써도 빗방울은 하나 많이 떨어져서 내 치마와 신발을 흠뻑 적셨다. 그렇게 피하려해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을 살다보면 있는 것 같다. 맑은 빗방울처럼 사람들 마음속에 맑고 아름답게 자리잡아 나중에는 우리에게 잔잔한 따뜻함을 늘 지켜주는 추억 중 하나가 첫사랑아닐까 생각한다.

 김선희의 첫사랑은 많은 다양한 첫사랑 중 특히 아름답게 쓰여졌다. 오묘하게 시작되는 첫사랑. 그건 예고도 없이 찾아와서 나도 모르는 사이 가버린다. 이 소설에 나오는 훈이 또한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

 

 훈이는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는 가게된다. 시골에서 서울로 가는 것도 아니고 서울에서 시골로 가는 훈이는 마음이 좋지가 않다. 가난때문에 쫓겨가듯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들 또한 내려가면 언제 올라간다는 기약도 없이 내려가는 이 길은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훈이는 그날 밤 평상에서 잠을 자며 걱정을 하며 서울에서는 보지 못했던 밤하늘에 뜬 별을 바라본다.

 

 이곳 저곳 구경을 하던 훈이는 서낭당을 구경하다가 왈가닥 소녀를 만난다. 그 소녀는 다짜고짜 와서 훈이에게 우악스럽게 대하는데.. 그떄부터 훈이의 시골 생활은 더욱 고달퍼지기 시작한다. 그 소녀는 얌전한 훈이를 가만 두지를 않기 때문이다. 훈이보다 한 수 위에 있는 듯 언제나 훈이의 뒤통수를 치는 숙자라는 왈가닥 소녀.. 훈이는 숙자가 밉다. 미워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데…

언젠가부터 숙자의 얼굴은 눈앞에서 떠나질 않고.. 숙자를 생각하면 마음이 돌덩이가 있는 듯 무겁기만 하다…

 

 숙자는 훈이의 아버지가 일을 주시는 사장님의 딸이다. 숙자는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살지만 아버지는 술에 쩔어 사시며 드센 숙자를 얼마나 때리시는지 숙자의 몸은 온통 매자국이다. 그런 숙자는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고 자기가 엄마를 죽였다면서 상처를 혼자 떠안는다. 겉으로는 세고 훈이를 괴롭히는 숙자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숙자는 다른 아이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보는 훈이는 더욱 숙자가 마음속에 자리잡는다.

  처음에는 덜익고 먹을 수 없는 풋감같았던 둘의 감정은 서서히 단내를 풍기며 익어간다. 무조건 괴롭히기만 했던 숙자. 그리고 그것에 번번히 화만 냈던 훈이는 어느샌가 둘이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 당시에만 걱정하고 화냈을뿐..

 그렇게 첫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지 않는 열매가 되어 풋냄새가 나다가 서서히 익어가면서 서로를 아름답게 만들고 자신도 아름답게 변화시켜주는 우리 마음안에 있는 선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