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날은 없다.’ 눈에 확 와 닿는 제목이 끌리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이 개 같은 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 책은 개 같은 날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너무나도 기계같이 돌아가는 바쁜 삶 속에서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놓은 채 자신의 상처를 감추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마음에는 시퍼렇게 멍이 들어,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렇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 살아가지만 그 이면에는 아픈 상처를 간직하기도 한다.
강민은 가정 폭력에 심하게 노출된 청소년이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는 형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형은 또 강민을 때리는 악순환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상황에서, 강민은 자신이 키우던 강아지를 죽이기에 이른다. 그 후에도 강민은 학교 폭력 등 많은 문제를 겪는다. 다른 주인공 미나는 오빠에게서 폭력을 당한 불우한 과거를 간직하고 있으며, 성인이 되어서 폭식증에 걸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미나는 병원에서 강민의 강아지 찡코의 사진을 보는데, 강아지가 계속 자신에게 무엇인가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미나는 그 강아지의 말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다가, 자신 또한 오빠의 폭력 때문에 어렸을 때 강아지를 죽였다는 기억을 찾아낸다. 강민은 폭력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강민의 가족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강민의 아버지와 형은 이 일을 계기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강민의 형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강아지 찡코를 친구 집에 맡겼다가 다시 강민에게 돌려준다. 그리고 강민은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상처를 조금씩 지워 나간다. 한편 미나는 자신이 오빠 때문에 강아지를 죽였다는 기억을 되돌린 후 오빠를 더욱 원망하고 미워하지만, 오빠가 군대 가기 전 남긴 진심의 편지와, 강민에게 찡코를 돌려주는 과정을 통해 용기를 내어 오빠를 용서하려는 노력을 한다. 미나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외롭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상처는 간직하고 감추려 할수록 점점 더 커져서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상처를 치유하는 최고의 방법은 서로 감정을 나누고 교감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바쁜 현실에서는 너무도 힘든 방법이라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상처를 드러내라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감추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아직도 마음속에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미나와 강민처럼 용기를 내어 마음의 문을 열고, 마음의 아픈 상처들을 조금씩 지워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