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아들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까멜레옹 | 출간일 2013년 6월 7일 | 정가 12,800원

일곱째 아들이 일곱 번째로 낳은 아들, 톰. 그에게는 유령을 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책 ‘일곱 번째 아들’은 톰이 그 능력을 인정받아 유령 사냥꾼의 도제가 되며 시작한다. 유령 사냥꾼이란, 카운티에 해가 되는 여러 가지 생물들(마녀나 보가트 등)을 막으며 카운티를 지키는 사람으로, 도제는 유령 사냥꾼의 밑에서 일하는 교육생이다. 톰이 도제가 되어 처음으로 받은 시험은 유령의 집에서 혼자 하룻밤을 보내는 것으로, 그는 두려움을 겨우 이겨내고 시험을 통과한다. 봄이 찾아오자 톰과 유령 사냥꾼은 치펜든의 여름 숙소로 향하고, 톰은 그곳에서 보가트와 마녀에 대한 수업을 시작한다. 어느 날 톰은 시장에 다녀오는 길에 한 여자아이를 만난다. 뾰족 구두를 신고 있던 여자아이의 이름은 앨리스. 뾰족 구두를 신은 여자아이를 조심하라는 유령 사냥꾼의 말을 떠올린 톰은 앨리스를 경계하지만,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하고 만다. 앨리스는 그 약속에 따라 멀킨 대모(아주 사악한 마녀이다.)를 도울 것을 요구하고, 톰은 그 약속을 이행한다. 그러나 멀킨 대모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를 죽인다. 멀킨 대모는 죽었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데…

레몬기사단 10기의 첫 미션인 ‘일곱 번째 아들’은 공포 요소가 섞인 판타지 소설이다. 책을 읽는 내내 유령, 보가트, 마녀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가장 놀랐던 점은 책 한 권에 나오는 것들일 뿐인데도 그런 생물들에 대한 분류, 각 종들의 특성들이 꽤 자세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마녀의 유형만도 네 가지고, 보가트의 유형은 셀 수 없이 많다. ‘소유’라는 개념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전설이 아니다보니 이런 자세한 설명들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생각만큼 무섭지 않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서평 중 하나인 ‘어두워진 뒤에는 절대 읽지 마라’를 보고 무서울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멀킨 대모와 관련된 몇 장면을 빼면 심하게 무서운 장면이 없어 다행이었다. 무서운 걸 싫어하는 사람도 안심하고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 아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책이다. 쉽게 말해 주인공인 톰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매 장면마다 톰이 느끼는 감정들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예를 들어 273페이지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주문에서 벗어나는 순간, 내 몸속에서 다양한 감정이 솟구쳤다. 큰형이 다쳤다는 슬픔. 아기가 조금 전까지 위험했다는 공포.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분노. 바로 그 순간, 나는 내가 타고난 유령 사냥꾼이라는 사실을, 그것도 누구보다 훌륭한 유령 사냥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머니가 나를 자랑스러워하도록 만들 자신이 있었다.

내 몸에는 두려움 대신 차가운 얼음과 뜨거운 불이 가득했다. 가슴 깊을 곳에서 뜨거운 분노가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타오르는 동안 내 이성은 어름처럼 차갑고 또렷하고 날카로워졌고, 호흡은 느긋해졌다.’

이것은 톰이 아니라면 아무도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다. 불처럼 타오르는 분노, 얼음처럼 또렷한 이성. 이러한 묘사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다.

여러 모로 보아 ‘일곱 번째 아들’은 정말 좋은 책이었다. 이 글을 읽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