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he Forest
글, 그림 클레어 A. 니볼라 | 옮김 김기택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04년 9월 1일
ISBN: 978-89-491-1128-5
패키지: 양장 · 32쪽
가격: 12,000원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130
분야 그림동화
수상/추천: 교보문고 추천 도서
나는 숲을 무서워했어요. 꿈에 나올 정도로요. 하지만 용기를 내고 보니 숲은 하나도 무서운 곳이 아니었답니다. 여러분도 잘 알지 못해서 두려워하는 것이 있나요? 그럼 내 얘기를 들어 봐요. 힘이 날 거예요.
미지의 세계에 용감하게 맞서는 씩씩한 쥐를 통해
또 다른 어린 영웅들이 자신의 “숲”을 이겨 낼 수 있을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숲을 무서워했던 어린 쥐의 용감한 모험
아이들은 대개 낯익은 집과 동네가 가장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곤 한다. 하지만 낯선 바깥세상은 무서우면서도 마음이 끌리는 곳이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려면 그 두려움은 언젠가 한 번 뛰어넘어야 할 벽이다. 이 이야기는 용기를 내어 그 벽을 넘어서고 하늘만큼 크게 자란 작은 쥐의 모험담이다.
주인공인 어린 쥐는 숲을 무서워한다. 숲은 마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컴컴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숲에 대한 무서움이 너무나 커지자 작은 쥐는 거기에 맞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혼자 숲으로 떠난다. 집을 나서기 전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둘러보는 장면은 자못 비장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마을이 멀어지고 숲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두려움은 더해 간다. 마침내 저 멀리 나타난 숲에는 키 큰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작은 쥐를 더욱 작게 만드는 것 같다.
숲 속에 들어간 주인공은 누군가가 쫓아오는 듯한 느낌에 허둥지둥 도망치다 넘어져 땅에 곤두박질치고 만다. 하지만 한참 만에 눈을 뜬 어린 쥐가 발견한 것은 부드러운 이끼의 숲과 수호천사처럼 곁을 지키는 나비 그리고 따뜻한 햇볕이었다. 이끼 위에 누워서 나뭇잎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던 쥐는 문득 푸른 하늘을 발견한다. 하늘은 무서움보다도, 세상 그 무엇보다도 컸다. 어린 쥐가 본 하늘은 헌사에서 잠깐 언급되었듯 톨스토이의 대작 『전쟁과 평화』를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 안드레이 공작은 전쟁터에서 부상을 입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가, 우연히 푸르디푸른 하늘을 발견하고 지금까지의 야심과 명예욕이 참으로 사소한 것임을 깨닫는다. 어린 쥐 역시 숲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작은 것이었음을 깨닫고 숲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한껏 담은 채 집으로 돌아간다. 작가는 작은 쥐의 짧은 모험을 통해, 낯선 세계와 용감히 맞설 때 비로소 두려움이 사라지며 모험의 끝에는 따뜻한 집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준다.
심리 변화를 잘 표현한 섬세한 그림
여정에 따라 변하는 주인공의 마음은 그림을 통해서도 따라가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을을 벗어나 한참을 걸은 주인공이 뒤를 돌아보는 장면에서는 가로 구도로 마을과의 거리감을 살렸는가 하면, 어린 쥐가 숲으로 들어가는 장면에서는 높이 뻗은 나무들을 세로로 가득 채워 압도적인 느낌을 나타냈다. 길을 떠난 주인공의 불안이 더해짐에 따라 하늘도 점점 무겁게 내려앉는다. 하나하나 점묘로 표현된 숲의 나뭇잎들은 처음에 어두운 빛으로 어린 쥐를 두렵게 만들지만 나중에는 밝고 다채로운 초록빛으로 숲의 노래를 들려준다. 또한 마을 집들의 빨간색, 숲의 초록색, 하늘의 푸른색이 대비를 이루며 더욱 살아난다. 이처럼 글과 그림이 한데 어우러져 ‘용기’라는 메시지를 차분하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