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겨울해가 아쉬운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11월 30일 | 정가 12,000원

어린 아이들에게 겨울은 그리 반갑지 않은 계절이지요.
추운 날씨에 바깥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음산한 풍경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기 때문이에요. 짧아진 해로 인해 신나게 놀던 친구와 금새 헤어져야 할 때면 아이는 늘 아쉬워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읽어주고픈 책 <겨울저녁>. 폴란드 출신의 작가 유리 슐레비츠의 신작으로 해가 질 무렵 산책을 나온 할아버지와 한 아이의 시간을 담고 있어요.

 

산책을 마치고 도시로 돌아오는 길, 아이는 지는 해가 안타깝기만한데 어디론가 바삐 향하는 사람들은 또 다른 기대와 열망을 지닌 것 같지요.아이에게 줄 장난감을 사러 가는 신사, 고양이에게 줄 먹이를 사러가는 아주머니, 친구에게 줄 디저트를 찾는 곡예사, 심지어 외계인까지 즐거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맞아요. 해가 진다고 도시의 시간이 잠드는 것은 아니에요.
거리의 가로등과 루미나리에 장식, 상점 등에서 쏟아지는 빛은 또다른 시작을 알려주지요 크리스마스 시즌인지 화려한 트리 아래에선 음악대의 연주가 한창이고 저녁 무렵 만났던 신사는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한아름 안고 갑니다. (이걸 찾는 재미도 쏠쏠해요 ㅋ)

사실 이 책의 매력은 이야기가 아니라 일러스트에 있어요.
마치 인상파가 그러했듯 빛(해와 거리의 조명)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분위기를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거든요.

짧기에 더욱 강렬하고, 눈 밭을 비추기에 더욱 눈부신 노을의 모습, 어둑어둑 희미해지는 건물들이 따뜻한 불빛을 품고 새생명을 얻는 모습, 일러스트 속에서 발견하는 아이들의 축제 모습 등이 잘 표현된 일러스트는 아이로 하여금 ‘밤은 아쉬움의 시간이 아니라 환상적인 시간’임을 느끼게 해줘요.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함께 스크래치 페이퍼를 이용해서 ‘저녁’, ‘밤’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는데요, 아이에게 인상적인 것은 역시 ‘빛’이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