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닥속닥 책 이야기: 맛있는 동시집『냠냠』제작일지

동시집『냠냠』은 비룡소「동시야 놀자」시리즈의 열 번째 책이에요. 이 시리즈는 한국 현대 시문학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각각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시 세계와 개성을 특색 있게 선보인 동시집 시리즈랍니다. 의성어 의태어, 한자, 생리 현상, 동식물, 바다 생물, 사계절, 음식 등 다양한 주제와 소재로 동시의 재미를 한껏 살려 주지요.

『냠냠』은 안도현 시인이 음식을 주제로 쓴 동시집이에요. 안도현 시인은 문학상도 많이 받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연어』로도 잘 알려진 유명한 시인이랍니다. 그런 시인과 작업을 할 수 있다니, 편집자로서 굉장한 행운이고 기쁨이었지요. 처음 안도현 시인과 일을 하기로 한 건 2006년 2월이었어요. 그런데 4년이 훌쩍 지난 지금 책이 나왔다니, 많이 놀랍죠?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는 많고 많은 사연들이 있답니다. 특히 이번 시집은 동시를 받아 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안도현 시인은 시인이기도 하지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이기도 하거든요. 또 북한 어린이들에게도 관심이 많아 ‘평양 어린이 사과나무 농장’ 설립 본부장을 맡았고, 2009년 6월에는 사과나무를 심으러 평양에 다녀오셨다고 해요. 정말 바쁘셨겠죠? 그래서인지 연락을 드릴 때마다 원고 주는 게 늦어져서 죄송하다고 하셨답니다.

드디어 2009년 9월에 샘플로 8편의 동시를 받아 보았어요. 안도현 시인은 스스로 성에 차지 않아 걱정이라고 하셨지만 전 그 시들을 보고 감동을 받았답니다. 노래처럼 흘러가는 운율에 유머와 상상력 가득한 시들이 너무 재미있어 빨리 진행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화가를 찾기 시작했죠. 마침 함께 작업했던 설은영 선생님의 그림 스타일과 시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원고를 설은영 선생님께 보내 검토를 의뢰했지요. 흔쾌히 진행해 주시기로 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이제 원고가 다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면 된답니다.

몇 달 후 완성된 원고를 가지고 화가 선생님과 미팅을 했어요. 기존에 나왔던 「동시야 놀자」 시리즈 책들을 보여 주면서 콘셉트와 화면 구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스케치를 부탁드렸죠. 시리즈 책 사이즈에 맞게 재단한 종이에 시를 담아 선생님께 보낸 후 그 위에 스케치를 해 달라고 했어요. 그래야 그림의 위치나 크기 등을 구성하는 데 편리하고 나중에 컴퓨터 작업을 할 때도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한 달 후 스케치를 받아 보았어요.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장면들과 인물들을 생생하게 그려 낸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스케치들을 꼼꼼하게 보면서 수정 사항을 기록해 두었다가 화가 선생님과 만나 수정 사항들을 전달하고 더 재미있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아이디어를 나누었지요. “맞아요, 그게 더 재미있겠네요.” 하며 저의 의견을 좋아해 줄 때는 정말 뿌듯하지만 선생님께서 애써 그린 그림을 수정하자고 했을 때 표정이 변하거나 아쉬워하면 괜히 미안해지기도 한답니다.

스케치가 완성된 후, 본격적으로 그림에 색을 입히는 작업에 들어갔어요. 두 달 후 원화를 가지고 오신 설은영 선생님은 은근히 양이 많아 힘들었다며 귀여운 투정을 부리기도 했답니다. 그래도 작업을 하면서 무척 재미있었대요. 선생님은 자기가 그려 놓고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난대요. 미팅을 할 때도 꼭 만화책을 보는 듯 킥킥거리시곤 했답니다. 어린아이 같은 선생님의 모습에 저는 더 웃음이 났어요. 보세요, 색을 칠하니 더 재미있어 보이죠?

원화를 스캔한 후 동시 텍스트를 입혀서 책의 본문을 만들고 표지도 만들었어요.

참, 표지를 만들기 전에 제목을 먼저 정해야겠지요? 재미난 시들이 많아서 제목 리스트를 뽑을 때도 즐거웠어요. 이것도 괜찮고, 저것도 괜찮네 할 정도였지요. 하지만 제가 고른 제목들은 표지 시안으로 만들어질 기회도 얻지 못했어요. 안도현 선생님께 제목을 의뢰해 보기로 했거든요. 선생님은 ‘냠냠’과 ‘책 먹는 아이’ 두 개를 보내 주셨어요. 여러분은 어떤 제목이 더 마음에 드세요? ‘책 먹는 아이’도 재미있긴 한데 어디선가 본 듯하고, ‘냠냠’은 대상 독자의 연령이 어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주제를 잘 표현하고 있고 귀여운 그림과도 어울리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기억하기도 쉽잖아요. 그래서 회의 결과 ‘냠냠’으로 최종 결정되었지요. 설은영 선생님도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하셨답니다. 이제 표지가 만들어진 과정이에요.

「동시야 놀자」시리즈는 모두 표지 위에 띠지를 둘러서 책을 더 돋보이게 했답니다.『냠냠』의 표지에도 띠지를 둘러 보았어요. 그런데 예쁜 표지의 얼굴이 많이 가려지는 거예요. 그래서 띠지 대신 다른 방법을 써 보기로 했지요. 저기 보이죠? 파란 말풍선 말이에요. 저 말풍선이 바로 띠지를 대신한 방법이에요. 말풍선은 바로 비룡소 박상희 사장님의 아이디어였답니다.

표지를 만들면서 동시에 본문 텍스트 교정 작업도 진행했어요. 동시들을 꼼꼼하게 읽어 본 후 수정 사항이 생기면 선생님과 의논하여 고쳐 나갔어요. 그 과정에서 동시 1편이 제외되어 총 40편으로 마무리되었지요.

2010년 6월 18일 드디어『냠냠』이 출간되었어요. 전 이 책을 편집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를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밥 한 숟가락」이라고 할 거예요. 하하 웃을 수 있는 재미난 시들도 많았지만 이 시를 읽는 순간 마음이 찡했거든요. 안도현 시인은 이 동시집을 쓰면서 ‘밥 한 숟가락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하고 싶었다니, 일단 첫 번째 독자에게는 잘 전달된 셈이죠? 여러분은 어떤 시를 가장 좋아하게 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봅니다.

  1. 김주희
    2010.7.30 2:09 오전

    동시집이 정말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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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황대호
    2010.7.30 12:17 오전

    너무잼날꺼같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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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박효정
    2010.7.27 11:49 오후

    넘 잼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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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남미경
    2010.7.21 1:22 오후

    편식이 심한 우리 조카~
    조카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속끌이는 동생~
    이번 방학에 선물하면 두사람 모두에게 좋은 변화가 생길것 같은 동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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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정영림
    2010.7.20 12:52 오전

    그림과 글이 어우려서 웃음이 큭큭~
    마음에 바로바로 와닿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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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정영은
    2010.7.18 11:31 오후

    그림이 시를 더 살려주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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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오진희
    2010.7.16 4:19 오후

    동시에 재미난 삽화가 들어가니 더욱더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동시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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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수진
    2010.7.12 6:19 오후

    울아들 최승호 말놀이 동시집 왕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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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최정은
    2010.7.9 8:12 오전

    어렸을때 부터 시를 많이 접해주어야 한다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이렇게 재미나고 정감있는 시를 접하게 해준다면 우리아이들 정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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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김민정
    2010.7.8 11:39 오전

    책이 만들어진 이야기를 들으니 더 기대가 되네요.
    읽을때마다 떠올려져 더 정이 들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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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김창재
    2010.7.7 9:44 오후

    이야~ 정말 재미있는 책이네요 스크랩해가요~ http://blog.naver.com/applebusny/100108679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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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나승희
    2010.7.7 1:08 오전

    글도 좋지만 그림이 재미나서 아이들이 신나게 볼것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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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양선애
    2010.7.6 11:16 오전

    글도 그림도 넘 정감있고 재밌네요~^^아이들에게도 정말 좋을것 같아요..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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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김성숙
    2010.7.5 9:43 오후

    최승호님의 말놀이 동시집도 울 세 꼬맹이들에게 인기짱인데.. 안도현님의 새 동시집 또한 대박 예감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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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설성석
    2010.7.4 3: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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