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닥속닥 책 이야기: 놀이 친구 같은 지식 그림책,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

어린이가 중심에 있는 지식 그림책 시리즈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는 유치원 및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교양을 쉽고 재미있게 전하는 지식 그림책입니다. 재미있는 글과 개성적인 그림으로 역사, 지리, 인물, 문화, 경제 등 실로 다양한 분야의 소재나 주제의 지식을 담았습니다.
최근의 독서 이력제가 그렇듯이, 이 시리즈가 기획되던 때도 논술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어린이용 지식 책에 대한 수요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어린이 지식 책은 대부분 교과 과정을 반복하는 데서 나아가지 못했고, 그저 많은 정보와 그림, 사진을 담는 데 급급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누구보다 냉정한 독자입니다. 지식 책이라고 해서 책 속의 모든 내용을 기억하겠다는 각오로 읽지는 않지요. 어른들이 욕심껏 지식을 꾹꾹 눌러 담아 놓은 지식 책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교과서나 참고서처럼 인식되기 일쑤였어요.
그래서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는 아이들이 알고 싶어 하는 지식을 전달하는 책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교과서에서 간략히 다루고 넘어가거나 영역별, 학년별로 조각조각 내용이 나뉘어 있어 아이들 스스로 내용상의 관련성을 파악하거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없는 지식들을 중심으로, 그 전까지 그림책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인문, 사회 지식들을 색다르고 개성적인 구성으로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그림책으로서의 예술성도 갖추어, 아이들이 그림책 보듯,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꾸렸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지식을 다루는 방식

결국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지식 그림책이란, 아이들의 눈에 보이는 세계, 아이들의 실제 생활과 연계되어 있는 지식을 담은 그림책이 아닐까요?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레몬으로 돈 버는 법』은 시장 놀이를 통해 가격, 원료, 경쟁, 투자, 임금, 실업 같은 기본적인 경제 용어와 개념을 알려 주는 경제 그림책입니다. 주인공들이 벌이는 소꿉놀이, 시장 놀이에 마음이 동해 책을 펼친 아이들은 저도 모르는 사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를 깨닫고, 돈과 세상에 두루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이 책은 과도한 경제 지식으로 아이들을 압도하지 않습니다. 아이들 또래의 주인공들이 레모네이드를 파는 시장 놀이를 통해 ‘노동 쟁의’니 ‘파업’ 같은 경제 활동을 체험하게 해 줍니다.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해 주는 대신 경제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소개하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그다음 단계의 책을 찾아 읽을 수 있고, 그래서 더 많은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 주는 것이지요.

넓고 깊게, 세상의 모든 지식
2006년 여름에 첫 책이 출간된 이후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37권의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그중 『에스키모 아푸치아크의 일생』, 『아이, 달콤해』, 『놀라운 발명품 책』, 『끈은 어떻게 생겨났지?』, 『반짝반짝 유리의 역사』와 같이 주제로 보는 역사책이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시간과 공간을 통합적으로 사고해야 하는 역사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탕이나 책, 끈, 거울과 같이 아이들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들의 기원과 발달을 통해 역사를 살펴본다면 한결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전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하면서 역사를 읽는 눈을 키우게 됩니다.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지구촌의 여러 모습과 풍물을 소개함으로써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알려 주는 책들을 선보였습니다. 칼데콧 상을 두 번 수상한 피터 스피어가 쓰고 그린 『온 세상 사람들』이나 과테말라, 콩고, 태국 등 전 세계 11개국의 가족들이 어린아이를 업는 법을 통해 각 지역의 풍습, 신앙, 자연 환경 등을 알려 주는 『엄마 등에 업혀서』 같은 책은 세계 문화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각기 다른 생김새와 삶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차이에 대한 인정과 존중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한편 동서고금의 흥미로운 인물 이야기도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의 중요한 주제입니다. 여성의 사회 활동이 제약을 받던 150년 전 종이봉투를 만들어 ‘에디슨 여사’라는 별명으로 불린 여자 발명가 매티 나이트의 이야기를 그린 『발명가 매티』, 현대 천문학의 아버지 갈릴레오가 밤하늘을 관측하며 기록한 자료를 일기 형식으로 재구성한 『갈릴레오, 목성의 달을 발견하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마오의 라스트 댄서」의 주인공인 중국인 발레리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발레리노 리춘신』, 비밥의 창시자이자 뛰어난 트럼펫 연주자인 디지 길레스피의 삶을 그린 『재즈의 천재 디지』 등 생생하고 친근한 인물 이야기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여러 인물들의 색다른 직업과 꿈을 이루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보고 미래에 대한 시야를 넓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남극에서 온 편지』, 『안녕, 여긴 열대 바다야』, 『할머니 제삿날』처럼 우리 아이들의 삶에 밀착된 창작 그림책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제례 문화를 소개한 『할머니 제삿날』처럼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 책을 중심으로 개발해 나가려고 합니다.

만물 상자 같은 지식의 보고를 꿈꾸는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는 아이들이 놀이하듯 즐겁게 볼 수 있는 책, 아이들의 작은 호기심을 더 큰 지식의 세계로 이끌기 위한 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어떤 주제에 대한 완벽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아이들에게 지식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려 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진정한 지식은 쌓이면 쌓일수록 좋다는 뜻의 「지식 다다익선」이란 시리즈 이름에는 아이들에게 지식을 쌓는 것이 행복하고 신나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는 아이들이 던지는 어떤 기상천외한 질문에도 끄떡없는, 만물 상자 같은 지식 그림책 시리즈로 커 나갈 것입니다. 어린이들의 놀이 친구 같은 지식 그림책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