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문학상

 bir_awards_logo_g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로 그림책에서 본격적인 읽기책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사랑을 받아온 비룡소가 저학년을 위한 동화를 공모하기 위해 시작하는 새로운 문학상입니다.

당선작

대상 : 장희정 「찾기 대장 김지우」 외 2편
우수상 : 정주영 「몬스터 캠핑장」

심사위원: 김진경(동화작가), 강정연(동화작가), 김리리(동화작가),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본상: 상패

부상: 대상 1000만 원(선인세), 우수상 500만 원(선인세)


심사 경위

저학년 동화의 지평을 넓히고 참신하고 재능 있는 작가의 발굴을 위해 비룡소에서 제정한 비룡소 문학상의 13회 수상작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6월 30일 원고를 최종 마감한 제13회 비룡소 문학상에는 옛이야기, 의인화동화, 생활동화, 판타지, SF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담은 저학년 동화 총 200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습니다.

본심작

  • 「달호랑이」
  • 「해든 붕어빵」
  • 「몬스터 캠핑장」
  • 「최고의 간」
  • 「사랑 속 병원」
  • 「강석구의 돌잔치」 외 2편
  • 「찾기 대장 김지우」 외 2편

심사위원으로는 김진경, 강정연, 김리리, 김지은 님을 위촉하여 심사하였고, 예심 결과 총 7편을 본심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심사위원 네 분이 지난 8월 24일 본사에 모여 논의한 결과, 장희정의 「찾기 대장 김지우 외 2편」을 대상작, 정주영의 「몬스터 캠핑장」을 우수작으로 결정했습니다.


심사평

문학상은 물론 좋은 작품 쓰는 걸 장려하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단순히 그런 보편적 이유로만 그 존재의 당위성을 충족시키긴 어렵다. 좋은 문학상이라면 그런 보편적 이유를 넘어서 그 시대 사회가 요구하는 문학적 흐름을 반걸음 앞서 잡아내고 장려함으로써 흐름을 형성해 내는 데 기여하는 것일 게다. 특히 사회가 급변하여 아노미 상태에 있는 상황에선 더욱 그런 듯싶다.

벌써 오래전 뉴욕 타임스에 실리콘밸리의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같은 저명한 CEO와 임원들은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하나 하는 기사가 실렸었다. 이들은 모두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그 사립학교에서는 적어도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까지는 아이들이 IT 기기에 일체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고 종이책과 진흙 등을 활용한 교육을 고수했다. 가정에서는 더 엄격하여 초등학교 단계까지 그러했다. 좀 뜻밖으로 여겨지겠지만 이러한 교육 방침은 디지털 기술혁명의 성격과 한계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한 것이다. 디지털 기술혁명은 두뇌의 연장선이 되는 도구의 발전이라는 점에서 손발의 연장선이 되는 도구의 발전이었던 1,2,3차 산업혁명과 다르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혁명은 도구의 발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어서 현생인류의 두뇌에서 일어났던 두뇌 구조 혁명에 비하면 명백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네안데르탈인의 두뇌 구조는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무수한 컴퓨터가 서로 연결이 안 된 채 병렬되어 있는 구조였다. 두뇌의 각 방이 서로 연결이 안 되어 있었다. 그런데 현생인류의 조상인 크로마뇽인으로 오면서 뉴런이라는 신경세포가 두뇌의 각 방을 빠져나와 두뇌의 방과 방을 자유롭게 연결하기 시작했다. 두뇌 구조가 무수한 컴퓨터가 네트워킹된 형태로 바뀐 것이다. 이 두뇌 구조 혁명으로 현생인류가 갖게 된 새로운 능력은 무엇일까?

정서적 측면에선 공감 능력이다. 나를 다루는 방과 나무를 다루는 방이 자유롭게 되니 꺾어진 나무를 나와 같은 존재로 상상하여 ‘아이고 아프겠다!’고 공감한다. 이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가치가 형성되고, 공감에 바탕한 사회관계가 형성되며, 현실을 넘어서고자 하는 상상력이 형성된다. 이 공감 능력은 신체와 분리된 두뇌가 가질 수 있는 능력은 아니다. 따라서 AI 기술이 발전해도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능력이다. 공감 능력은 인간의 문학예술 활동, 창조적 활동과 깊은 연관이 있다. 실리콘밸리 임원들의 자녀교육 방침은 어린 시절에 이 기초를 형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적 측면에서 현생인류의 두뇌 구조 혁명이 가져온 것은 관계에 대한 사유이다. 서로 무관한 것 같은 사물 현상들 간의 인과관계를 추적해 내는 지적 사유가 가능해진 것이다. 디지털 기술혁명은 주로 이 지적 능력과 관련된 도구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기술혁명은 인류가 두뇌 혁명 이래 키워온 공감 능력과 지적 능력 간의 불균형을 급격히 키워 불행한 사태를 가져올 수도 있다. AI가 모든 걸 해결해 줄 것처럼 과장하는 교육적 흐름이 염려되는 이유이다.

최근 쳇봇이 등장하면서 어린이문학에서도 AI가 작업한 문학이 문제되기 시작하는데 지적 측면이 강한 기획성 동화 영역은 AI가 대체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감과 공감에 바탕한 관계, 공감에 바탕하여 현실을 넘어서고자 하는 상상의 영역 즉 창작동화의 영역은 AI가 대체해 갈 수도 없고 디지털 기술혁명이 진전되면 진전될수록 더 큰 중요성을 갖게 될 것이다. 저학년 어린이 문학상인 비룡소문학상이 풍부한 상상력과 예술성을 갖춘 창작동화를 뽑는 데 중심을 두었으면 하는 이유이다.

디지털 기술혁명은 큰 힘이 요구되는 일의 AI 대체로 여성 고용을 용이하게 하고 전면화한다. 또한 직업의 시공간적 유동성을 높인다. 이러한 고용구조의 변화에 맞는 가족 형태는 1인 가족이다. 자녀와 부부 중심의 핵가족은 국가 사회적인 특별한 뒷받침이 없으면 유지되기 어렵다. 육아에 대한 국가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면 1인 가족화에 따른 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막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영유아기의 돌봄에 구멍이 생겨 태어난 아이들의 자기 정체성 형성에 심각한 문제를 보편적으로 야기하게 된다.
본격적인 디지털 사회, 극단적 소비사회로 진입한 90년대 이래 아이들의 변화는 사회적 문제가 되어 왔다. 그 시작인 X세대는 그러나 자기 정체성 형성 과정에서 모델이 되는 어른의 권위를 잘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정체성이 유동화되고 그에 따라 가치가 다양화, 다원화되는 변화가 있었지만 자기 정체성 자체가 문제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MZ 세대 이후는 본격적인 자아 형성 이전에 엄마와 한 피부를 둘러쓰고 있다고 상상하는 유아 상태에서 독자적 피부를 가진 존재로 심리적 독립을 이루는 ‘피부 자아’ 단계에 보편적으로 문제가 발생해 있다는 점에서 양상이 근본적이다. 대체로 엄마(혹은 엄마의 대리자)와의 피부 접촉이 아이의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거나 불규칙할 때 다양한 양상으로 피부 자아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어린이문학은 무엇일까?
영유아 단계를 벗어나는 일정한 시기에 직접적인 피부접촉은 금기시된다. 그 이후 피부 접촉을 통한 어루만짐을 대신하는 것은 공감에 바탕한 언어적 어루만짐이다. 이 시대의 어린이문학은 언어적 어루만짐으로 피부 자아의 상처를 치유하고 아이들이 공감에 바탕한 관계 맺음으로 나가는 데 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한 안정감을 바탕으로 험난한 세계로 모험에 나서게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점이 또 하나의 심사 기준이었으면 했다.

응모작 중 앞의 기준에서 검토해 볼 만한 작품은 「달 호랑이」, 「해든 붕어빵」 , 「몬스터 캠핑장」, 「최고의 간」, 「사랑 속 병원」, 「강석구의 돌잔치 외 2편」, 「찾기 대장 김지우 외 2편」 등이었다.
「달 호랑이」와 「최고의 간」은 옛이야기 소재를 현대적으로 살려낸 점이 흥미로웠다. 「달 호랑이」는 호랑이 관련 설화 소재를 재미있게 살렸는데 아이의 상황 설정이 늦게 오는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로 너무 안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를 더 깊이 들여다보았으면 설화적 소재가 아이의 심리와 맞물리며 더 다이내믹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최고의 간」은 용궁으로 갔던 토끼와 거북이의 후일담으로 그 후손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현대세계에 등장하는 발상이 재미있었는데 좀 억지스러운 전개가 있어 아쉬웠다.
「사랑 속 병원」은 동물 세계의 병원 이야기인데 이런 류의 동화에 대한 독서량이 부족하여 본 심사위원으로서는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웠다. 다른 심사위원 분들이 좋은 평을 해 주시리라 믿는다.

「해든 붕어빵」「강석구의 돌잔치 외 2편」은 판타지는 아니고 아이들 사고의 특성에서 나오는 환상성을 살린 사실적 동화이다. 「해든 붕어빵」은 붕어빵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로 붕어빵 포장마차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삶의 풍경을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그런데 붕어빵이 주인공이어서 그런지 따뜻한 분위기만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강석구의 돌잔치 외 2편」은 학교에서 돌머리 취급을 받는 아이가 돌들의 잔치에 초대받는다는 발상이 재미있는데 아이의 문제 상황이 좀 낡은 설정으로 느껴졌고, 뒤의 두 편 작품이 상대적으로 좀 떨어져 아쉬웠다.

「몬스터 캠핑장」은 작가가 문학 수업을 어린이 기획물 쪽에서 했겠구나 하는 느낌을 주었다. 기획동화적 성격을 갖는 작품으로서 잘 쓴 작품이었다. 창작동화의 힘을 살려 나가야 하는 비룡소문학상의 성격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괴물에 대한 편견을 넘어서 따뜻한 관계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어 기획동화적 성격을 넘어설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작품만으로 그러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 「몬스터 캠핑장」을 대상이 아닌 우수상으로 정한 이유이다.

「찾기 대장 김지우 외 2편」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그린 좋은 작품이었다. 저학년 사실동화가 이렇게 진지하면서도 흥미롭기 위해서는 많은 문학적 수련뿐 아니라 아이에 대한 깊은 천착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한 점을 높이 사 대상으로 정했다.

김진경(동화작가)

작년에 당선작을 뽑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일까, 올해는 유난히 다양한 소재와 개성 있는 주인공,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응모작들이 넘쳐났다. 붕어빵부터 돌멩이까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의 의인화 동화와 요괴, 귀신, 몬스터, 탐정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를 앞세운 기획 동화들까지 심사위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어린이문학의 본질을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어린이책 시장에는 어린이들이 혹할 만한 틀을 짜놓고 마치 부품 갈아 끼우듯이 만들어 내는 작품들이 넘쳐나고 있다. 심사위원 중 한 분이 “쳇GPT가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글”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듣자마자 무릎을 쳤다. 이러한 작품들이 갖는 긍정적인 의미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으나 흥행을 따라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 같아 나 역시 글을 쓰는 작가로서 무거운 마음이었다.
이러한 고민을 담아 긴 논의 끝에 최종심의 오른 작품들은 「달 호랑이」, 「해든 붕어빵」, 「최고의 간」, 「사랑속 병원-콜로콜로 의사 라온」, 「강석구의 돌잔치 외 2편」, 「몬스터 캠핑장 – 사고뭉치 버럭이 손님」, 「찾기 대장 김지우 외 2편」으로 총 7편이다.

「달 호랑이」는 호랑이가 등장하는 옛이야기들을 모티브로 삼아 새롭게 쓴 동화이다. 능숙한 장면 전환과 군더더기 없는 문장, 깔끔한 이야기 구성으로 작가의 탄탄한 필력이 느껴졌다. 사람들에게 해를 끼쳤던 호랑이가 사과의 뜻으로 일 년에 한 번 하늘에서 내려와 사람들에게 떡을 배달한다는 설정과, ‘떡 배달이 처음인 호랑이’와 ‘학교가 처음인 솜이’의 어울림이 다정하고 따뜻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싱거운 느낌이었다. 각 꼭지의 제목들만 보면 뭔가 흥미진진한 사건이 펼쳐질 것 같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별다른 사건이 없어 맥이 빠져 버렸다.

「해든 붕어빵」은 붕어빵을 의인화한 동화인데 붕어빵과 해든 이모, 다양한 손님들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가 매우 정겹고 따뜻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작가가 의도한 따듯하고 정겨운 ‘분위기’는 충분히 느껴지는데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핵심 이야기가 부족하다 보니 세계관도 뚜렷하지 않아 여기저기 불쑥불쑥 의문점이 생긴다.
응모작들 가운데 이런 방식으로, ‘따뜻한 분위기’, ‘사랑스런 분위기’, ‘아기자기한 분위기’ 등등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쓴 작품들이 종종 있었는데, 이러한 작품들의 공통점은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먼저 존재해야 한다. 이러저러한 ‘분위기’는 나중 일이다.

「최고의 간」은 용궁 거북 후손이 다시 한번 간을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의 설정과 토끼의 후손, 거북의 후손, 그리고 ‘간 없는 다인이’ 같은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이 흥미로웠다. 또한 옛이야기의 장점을 잘 살려낸 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주인공 다인이가 보여 주는 행동들이 설득력이 떨어지고 무리하게 느껴졌다. 다인이를 통해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 주려 한 작가의 의도는 알겠으나 다인이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납득할 만한 이유가 보이지 않으니 이야기도 억지스럽게 마무리된 게 아닌가 싶다.

「사랑 속 병원-콜로콜로 의사 라온」은 그야말로 ‘동물들의, 동물들에 의한, 동물들을 위한’ 동물 병원 이야기이다. 작가의 탄탄한 작품 속 세계관과 살아 있는 묘사 덕분에 ‘사랑 속 병원’의 전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고, 다양한 종들의 동물들이 별 탈 없이 함께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충분히 납득되었다. 마치 주토피아처럼.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떠오르는 구성과 인물들은 큰 문제 없이 자연스럽게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이어지게 했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이야기들이 다소 밋밋하고 뻔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겉모습만 동물이고 사실 인간 세계의 이야기이다 보니 일어나는 사건들이 새로울 것 없이 익숙했다.

「강석구의 돌잔치 외 2편」은 기발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이 돋보인 단편집이었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인 ‘강석구의 돌잔치’를 가장 즐겁게 읽었는데 구구단을 못 외워 힘들어하고 잔뜩 기죽어 있던 석구가 돌들이 벌인 ‘돌잔치’에서 아주 믿음직스럽고 대견한 역할을 해냈다는 것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석구가 씩씩하게 구구단 숙제를 하러 가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아이고 우리석구~’ 하며 엉덩이를 퉁퉁 두드려 주고 싶었다.
다만 첫 번째 이야기에 비해 나머지 두 편이 흔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재미가 덜했고, 전체적으로 예스러운 느낌이 강했다,

「몬스터 캠핑장 – 사고뭉치 버럭이 손님」은 숲속 캠핑장에서 주인공들과 신나게 한판 뛰어논 듯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가족들과 캠핑을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된 어린이들이 많은 요즘, 캠핑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게다가 몬스터가 손님으로 오는 캠핑장이라니!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딸, 모험을 응원해 주는 아빠, 제 역할을 톡톡히 잘 해내는 영리한 강아지 두두는 몬스터 캠핑장을 이끄는 환상의 팀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전체 구성도 잘 짜여져 있고 이야기 흐름도 안정적이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누군가를 제대로 알기 전에는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 또한 건강하다.
다만 요리를 하는 부분은 식상하게 느껴져 아쉬움이 컸고, 40년 동안 잠들었던 <괴물손님사전>을 손에 넣는 과정이 너무 쉬워 주인공들이 캠핑장의 주인이 되는 결말이 설득력이 떨어졌다.

「찾기 대장 김지우 외 2편」은 아주 오랜만에 만난 완성도 높은 작품집이었다. 짧은 글 속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담아내고 인물들의 매력과 섬세한 감정들을 살리면서 감동마저 놓치지 않기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이 모든 걸 다 해낸 단편들을 만난 것이다,
지우, 민수, 선호는 모두 1학년 어린이들이다. 다들 초등학생은 처음이라 학교에 가는 것이 어색하고, 수줍고, 무섭고, 두렵다. 하지만 세 어린이 모두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해답을 찾아내 어려움들을 씩씩하게 극복해 낸다.
특히 지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뭐든 잘 찾아내는 지우는 학교 가는 길에 순심이도 찾아주고, 운동화도 찾아주느라 학교에 늦게 도착하는데 정작 학교에 들어서려 하자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아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런 지우에게 친구들과 선생님이 찾아준 것은 바로 지우 자리. 마지막 장면에서 지우가 자신의 의자를 쓰다듬으며 “찾았다, 내 자리.”라고 말할 때 눈물과 웃음이 한꺼번에 터졌다. 이렇게 마음이 요동쳤던 건 아이들의 심리를 놀랍도록 세심하게 표현한 작가 덕분에 주인공이 생생하게 살아났고 그에게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런 감동을 쳇GPT가 알까.

이와 같은 까닭으로 올해 당선작은 「찾기 대장 김지우 외 2편」이, 우수작으로는 「몬스터 캠핑장 – 사고뭉치 버럭이 손님」으로 선정되었다. 바룡소 문학상에 응모해준 수많은 작가들의 노력에 경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강정연 (동화작가)

어린이문학의 길을 다시 찾다

올해는 흥미로운 소재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재미있고, 독특한 작품이 많았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거나,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한 작품도 눈에 띄었다.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쓴 듯한 기획성 작품도 많았다. 치열한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이 모두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품이라 어떤 기준으로 대상작을 선정해야 할지 고민되었다. 생성형 AI가 창작의 영역까지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회의적 미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좋은 어린이 문학작품은 무엇인지 다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긴 팬더믹 상황과 불안한 현실 속에서 고립과 단절로 외톨이가 되어가는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작품은 어떤 작품일까? 앞으로 어린이문학의 역할을 다시 고민해 봐야 하는 지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아동문학은 어린이에게 위안을 주고,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놀이의 장을 마련해 주고,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이 중에서 생성형 AI로 대체할 수 없으면서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더 필요한 어린이문학의 가치는 무엇일까? 본심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고민과 함께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달 호랑이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날, 달떡을 주려고 솜이네 집에 찾아온 달 호랑이 이야기가 정감 있고 따뜻하다. 작가는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구수한 입담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떡이 먹고 싶어 사람들을 괴롭히던 호랑이가 잘못을 반성하고, 달나라에서 옥토끼와 사이좋게 떡을 만드는 이야기가 사랑스럽다. 잘못한 사람들에게 떡을 나누어 주는 호랑이 이야기가 흥미롭다. 시작부터 호랑이와 솜이가 나누는 이야기에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 능청스러운 호랑이가 매력적이고, 이야기가 몰입감이 있다. 읽는 내내 작가가 펼쳐놓은 세계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도 이 작품의 장점이다. 그러나 중반부를 지나면서 긴장감이 떨어지고, 각각의 에피소드가 다소 밋밋하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좀 더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각각의 에피소드를 좀 더 흥미로운 사건으로 재구성해서 완성도를 높인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될 것 같다.

해든 붕어빵
붕어빵을 의인화해서 붕어빵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작가의 상상력이 조금은 엉뚱하고 흥미롭다. 붕어빵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설정은 자칫 장난스럽고, 유치하게 흐를 수 있지만, 작가는 세련된 문장으로 유머러스하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각각의 사연과 고민이 있는 주인공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이다. 읽는 내내 입가에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작품이다. 따뜻한 붕어빵처럼 외롭고 지친 이들에게 작은 위안과 행복을 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고민이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못하고, 가벼운 대화와 단편적인 이미지로만 이야기가 이어지는 느낌이라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다.

몬스터 캠핑장
반달이 떠오르는 날, 캠핑장 중앙에 있는 느티나무의 문이 열리면 괴물들이 찾아온다. 괴물이 찾아오는 캠핑장이 신비롭고 매력적이다. 작가는 발랄한 문체로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간다. 아빠와 함께 캠핑을 온 햇님이는 그곳에서 사고뭉치 괴물 버럭이를 만나게 되는데, 버럭이는 아빠를 청개구리로 변신시키고, 분신술을 이용해 온갖 말썽을 부린다. <괴물 손님 사전>을 지닌 햇님이는 강아지 두두와 함께 버럭이를 잡고 버럭이와 잘 지내는 방법을 찾는다. 모험, 음식, 괴물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잘 활용한 작품으로 탄탄한 구성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돋보인다. 사고만 치는 괴물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괴물들과 잘 지낼 방법을 찾은 햇님이는 캠핑장에 진짜 주인이 된다. 주인공 햇님이 캐릭터가 든든하고 믿음직하다. 캠핑장에 또 어떤 괴물이 찾아올까, 시리즈가 예상되는 작품으로 뒤에 이어질 이야기가 더 기대된다. 앞으로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최고의 간
먼 옛날 거북이의 실수로 토끼 간을 먹지 못한 용왕님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자, 거북 후손들은 두고두고 욕을 먹게 된다. 먼 후손인 거북 딸은 용왕님의 병을 고치고자 사람으로 변신해 최고의 간을 찾아 나선다. 사람으로 변신한 거북 딸과 당근 카페 주인으로 변신한 토끼의 재회는 시작부터 몰입감 있고, 흥미롭다. 본심에 오른 작품 중 가장 독특하고 개성이 강한 작품이다. 옛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고 재창작한 작품으로 옛이야기의 장점인 해학, 풍자, 유머를 잘 살려서 쓴 작품이다. 스트레스로 간이 썩은 아이들, 소심해서 간이 콩알만 한 선생님, 친구들이 자기를 싫어하는 게 두려워 자기 것을 모두 다 내어주는 간이 없는 아이 등 아이들의 고민을 최고의 간을 찾는 과정을 통해 재치 있게 풀어간다. 작가의 능청스러운 입담과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친구들이 싫어할까 봐 자기 것을 다 내어주는 주인공의 사연은 설득력이 약하다. 주인공이 친구들 눈치를 보게 된 이유가 더 설명되어야 할 것 같다. 최고의 간을 찾지 못한 거북 딸이 다시 용궁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장면도 너무 급히 마무리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플롯을 좀 더 치밀하게 수정한다면 훌륭한 작품이 될 것 같다.

사랑 속 병원 -콜로콜로 의사 라온
다치거나 아픈 동물을 치료하는 사랑 속 병원,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모이는 동물병원 설정이 신비롭다. 병원을 찾아오는 동물의 사연과 아픈 동물을 치료하며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애쓰는 의사 라온의 이야기가 따뜻하다. 자신의 콤플렉스 때문에 좋아하는 아가씨에게 고백 못 하는 하루살이, 사랑 속 병원에서 꼭 지켜야 하는 규칙을 어긴 수달, 자신 때문에 엄마 너구리가 치료를 못 받게 된다는 생각에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라쿤 등 동물들의 각각의 사연이 흥미롭다. 의사 라온은 동물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는데, 작가의 따뜻하고 다정한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서로 다른 종인 라온이 고양이 삼촌 마루 손에 키워지게 된 마지막 사연도 감동적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마음씨 착한 의사가 각각의 사연이 있는 환자를 만나 고민을 들어주고 도움을 주는 구조는 기존에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다루어졌던 플롯이라 기시감이 든다. 의사와 환자를 동물로 의인화했을 뿐, 그들의 고민과 문제도 어른의 시선에서 머물러 있는 느낌이라 아쉬웠다.

강석구의 돌잔치 외 2편
「강석구의 돌잔치」 구구단을 못 외워 돌머리라고 놀림 받는 강석구가 돌들이 모이는 잔치에 초대되는 이야기가 독특하고 흥미롭다. 강석구가 전봇대에 부딪쳐 돌잔치에 초대되는 과정이 황당하지만 유머러스하다. 강석구는 돌잔치에서 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인공 강석구 캐릭터가 개성 있고, 매력적이다. 이야기를 능청스럽게 이끌어가는 작가의 입담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러나 「강석구의 돌잔치」를 제외한 「물 좀 바꿔 주세요」, 「꿈꾸는 쪼가리들」 두 편의 단편은 첫 번째 작품에 비해서 아쉬움이 많았다. 소재나 주제가 익숙하고, 서사가 예측 가능하게 전개된다. 특히 「꿈꾸는 쪼가리들」은 캐릭터의 개성이 약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교훈적이라 우화의 느낌이 강하다. 작가가 「강석구의 돌잔치」에서 보여줬던 능청스러운 입담이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다.

찾기 대장 김지우 외 2편
「찾기 대장 김지우」 학교에 가기 싫은 지우가 학교에 가는 대신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주는 이야기가 따뜻하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1학년 지우의 심리가 섬세하다. 톡톡 튀는 듯한 발랄하고 간결한 문장은 1학년 지우의 발걸음에 맞추어 두려움과 설렘을 잘 표현하고 있다. 지우를 따라가며 저절로 지우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되는데,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잊고 있던 동무들의 모습이 하나둘 떠오르기도 한다. 1학년 지우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익숙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작품을 읽는 내내 지우의 착하고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다. 친구들이 지우를 찾는 마지막 반전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필통 안에 사탕 세 자루」 준비물을 자주 빼먹어 선생님께 이틀에 한 번꼴로 혼나는 민수의 고민이 잘 담겨 있다. 다른 날과 다름없이 선생님께 필통을 검사받던 날, 민수의 필통 안에는 연필 대신 사탕 세 개가 들어있다. 민수는 학교에서 사탕 먹는 법을 배우고 소원 사탕도 그려보고, 친구들을 위로하는 마음 사탕 이름도 지어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사탕을 소재로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상상에서 끝나지 않고, 친구들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이야기가 따뜻하다.
「화장실에서 만난」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오선호의 불안한 심리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오선호는 자신과는 달리 학교에서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던 최유준의 비밀을 알게 되고, 서로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는 이야기가 따뜻하다.
세 편 모두 학교에 적응하기 힘든 1학년 아이들의 두려움과 고민이 담겨 있다. 작가는 섬세한 시선으로 불안한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고 있다. 보석같이 소중한 세 편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마치 필통 안에 들어있는 세 개의 사탕을 선물 받은 것처럼 읽는 내내 행복했다.

1학년에 입학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오랜 팬데믹으로 단절되고 고립된 생활을 해온 아이들이 학교에 돌아가서도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집에만 갇혀 있다 보니 더 넓고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친구들과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는 어린이들도 많다. 지금 이 시기에 우리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동화는 어떤 작품일까? 어린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이해하고,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루고, 따뜻한 정서와 감정을 전달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부분은 결코 생성형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일 것 같다. 본심에서는 이러한 고민과 함께 어린이문학을 이끌어갈 대상작으로 「찾기 대장 김지우」 외 2편을, 우수작으로 「몬스터 캠핑장」을 선정하게 되었다. 비록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지만, 본심에 오른 작품 모두 각각의 장점을 두루 갖춘 훌륭하고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비룡소 문학상에 응모해 준 모든 작가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김리리(동화작가)

이번 비룡소문학상 투고작을 읽으면서 우리 저학년동화의 저변이 예전보다 튼튼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성 있는 스타일을 시도하면서도 유년기 독자의 책읽기 특성을 충실히 반영하고자 노력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완성도가 높지 않아 본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아이디어만 놓고 보았을 때 이후의 발전이 기대되는 경우도 있었다. 생활동화든 판타지동화든 흥겨운 재치와 독창적 서사 리듬을 지닌 작품들이 등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어린이 독자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유쾌하면서도 건강한 작품이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 본심에 오른 작품들을 읽어 보니 각각 염두에 둔 이야기의 주요 방향이 달라서 흥미로웠다.

 ‘달호랑이’는 옛이야기를 무리 없이 연결한 필력이 돋보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가의 의욕과 달리 실제 독자가 느끼기에는 서스펜스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화소를 연결하는 힘이 있는 작가다. 만들어내는 기본적인 재미는 갖추었으니 지금보다 더욱 팽팽하고 높낮이가 선명한 작품이 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해든 붕어빵’은 사뿐하게 읽히는 이야기이다. 다만 장면마다 다음 전개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작가의 의도가 자주 들킨다. 붕어빵이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려면 지금보다 더 왕성한 주체적 활력을 보탠 의인화가 이루어졌어야 한다고 본다. 수동적인 관찰이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어서 아쉽다.

‘사랑 속 병원’은 보기 드물게 자연스럽고 정감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온화한 서사다. 콜로콜로 의사를 비롯한 동물들의 캐릭터는 매력이 있고 상상의 병원 공간도 훈훈하다. 그러나 캐릭터가 잘 짜인 것에 비해 사건 자체의 흥미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유년의 독자를 배려하는 부드러움이 일관되게 느껴지는 것이 장점이지만 거기서 더 과감하게 나아가지는 않는다.

‘몬스터 캠핑-사고뭉치 버럭이 손님’은 ‘사전’이라는 사뭇 딱딱한 요소를 톡톡 튀는 장치로 활용했다. 장면 전개에서 활력이 느껴지고 문장의 박자도 좋다. 다만 몇 군데 연결이 매끄럽지 않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캠핑장의 주인이 되는 이유가 ‘괴물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그럼에도 어린이들이 즐겁게 읽을만한 포인트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독자의 마음을 잘 읽고 있기에 우수상으로 선정하였다.

‘찾기대장 김지우’는 생활동화로서 보기 드문 수작이다. 잔잔하면서도 무게 있는 울림을 주는 이야기로 어린이의 학교 적응 과정이 읽는 내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코로나19 이후 학교와 울퉁불퉁한 관계를 맺는 바람에 힘겨워하는 저학년 어린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큰 용기가 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어린이 인물의 행위 하나하나가 구체적으로 공감이 간다. 이렇게 배율이 높은 렌즈를 가진 유년동화를 만나게 되어서 반갑고 기뻤다. 따라서 이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투고작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졌으며 거론되지 않았으나 가능성이 보이는 작품들도 늘어났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가 두 분을 포함해 투고해 주신 많은 분들의 이후 행보를 응원한다. 앞으로 유년의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써나가시기를 바란다. 다시 한 번 두 분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김지은(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