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문학상

 bir_awards_logo_g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로 그림책에서 본격적인 읽기책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사랑을 받아온 비룡소가 저학년을 위한 동화를 공모하기 위해 시작하는 새로운 문학상입니다.

저학년 동화의 지평을 넓히고 참신하고 재능 있는 작가의 발굴을 위해 비룡소에서 제정한 ‘비룡소 문학상’의 2회 수상작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6월 30일 원고를 최종 마감한 제2회 비룡소 문학상에는 옛이야기, 의인화동화, 생활동화, 판타지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담은 저학년 동화 총 218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고, 예·본심의 심사 과정을 거쳐서 성완의 「다락방 명탐정」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당선작

당선작 : 성완의 「다락방 명탐정」

심사위원:

본심: 김진경(동화작가), 김경연(아동문학평론가)

예심: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김리리(동화작가), 유은실(동화작가)

본상: 상패

부상:1,000만 원 (선인세), 특전 볼로냐 도서전 참관

연령 8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2월 22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비룡소 문학상 외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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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 경위

저학년 동화의 지평을 넓히고 참신하고 재능 있는 작가의 발굴을 위해 비룡소에서 제정한 비룡소 문학상의 2회 수상작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6월 30일 원고를 최종 마감한 제2회 비룡소 문학상에는 옛이야기, 의인화동화, 생활동화, 판타지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담은 저학년 동화 총 218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고, 예·본심의 심사 과정을 거쳐서 성완의 「다락방 명탐정」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본심작

  • 「전깃줄 위의 게」
  • 「다락방 명탐정」
  • 「내 이름이 들어 있는 편지」
  • 「선생님을 돌려 주세요, 제발!」
  • 「두리번 이야기」
  • 「나는 임금님이야」

심사위원으로는 예심에 김리리, 유은실, 김지은 님을 위촉하여 심사하였고, 그 결과 총 6편을 본심작으로 선정, 본심 회의에 천거하였습니다. 본심 위원 김진경, 김경연 님이 지난 8월 13일 본사에 모여 논의한 결과, 성완의 「다락방 명탐정」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본심평

본심에 올라온 작품이 모두 수준이 높고 재미있었다. 고학년 동화가 소설화하는 경향과는 대조적으로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다양한 발상들이 동화의 본령을 보여 주어 좋았다.

「전깃줄 위의 게」는 모험심을 불러일으키는 점이 좋았으나 작가의 관념이 드러나는 의인화 동화의 일반적 결함을 충분히 극복하지 못했다.

「선생님을 돌려 주세요, 제발!」은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나이 많은 담임선생님을 만나 겪는 갈등을 재미있게 그려 내고 있는데 지나치게 설명적인 험이 있고, 갈등이 설득력 있게 해결되지 않아 결말이 약했다.

「내 이름이 들어있는 편지」는 맹인인 아이와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가 갈등을 겪으며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린 깔끔한 작품이나 타자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가 소재의 특수성에 덮일 우려가 있었다. 또 저학년에 맞는 작품인가 하는 문제도 있었다.

「나는 임금님이야」는 임금님이라는 이름을 가진 외톨이 아이가 상상 속에서 자신의 백성들을 만나면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재미있는 발상의 이야기다. 그러나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내는 정신주의적 결말이 아이의 시각을 벗어나 어른의 목소리로 느껴지는 험이 있었다.

결국 논의는 「두리번 이야기」와 「다락방 명탐정」으로 모아졌다. 「두리번 이야기」는 아빠곰 크앙 씨와 엄마 개구리 펄쩍 부인, 토끼 아들 두리번의 캐릭터가 유머러스하게 잘 살아 작가의 관념을 번역한 듯한 의인화 동화의 일반적 한계를 유쾌하게 뛰어넘는 작품이다. 하지만 학교 이야기와 가정 이야기가 뒤섞여 연작으로서 일관성이 부족했다.

「다락방 명탐정」은 주인공이 도깨비 마을로 초대받아 도깨비 마을의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인데 도깨비의 캐릭터가 각각 다르게 잘 살아 있고, 디테일에서 아이들다운 현실에 대한 시각이 유머러스하게 언뜻언뜻 드러나는 게 재미있었다.

「두리번 이야기」와 「다락방 명탐정」을 두고 논의하다가 「다락방 명탐정」을 선택하였다. 완성된 세련도보다는 신인다운 신선한 발상과 도전을 더 높이 산 셈이다.

 

김진경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본심에 오른 6편의 작품은 ‘신나는’ 동화 읽기를 경험하게 해 주어 즐거웠다. 굳이 갈래를 나누자면 의인동화, 판타지 동화, 현실 동화가 고루 섞여 있는데, 발상이 신선하고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이 경쾌하여 우열을 가르기 어려웠다. 작품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되게 아쉬운 점들도 눈에 띄었다. 시공간의 구체성의 결여와 날것으로 드러나는 교훈성이 그것이다. 이야기가 어떤 공간에서 어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고 있는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면 작품은 허술해지기 마련이다. 이는 작중세계가 시시콜콜 설명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적어도 작가의 머릿속에서 충분히 숙고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다. 날것으로 드러나는 교훈성은 너무나 자주 지적되는 사항이기는 하지만, 특히 낮은 연령의 독자를 대상으로 할수록 이런 경향이 강해지는 까닭을 다시 한 번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갯벌의 게 어디와 거미 거칠이의 우정과 모험을 다룬 「전깃줄 위의 게」는 모험이야기의 패턴이라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거미의 개성이 돋보였다. 인물의 개성화에 성공한 드문 예인 것이다. 하지만 게가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잡혀온 곳이 어디기에 동해까지 전깃줄을 타고 갈 수 있었는지 의아했다. 또한 직접적인 교훈성이라는 약점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이년 전인 여덟 살부터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시각장애아의 친구 되기를 다룬 「내 이름이 들어있는 편지」는 깔끔한 글 솜씨가 호감을 주었다. 그러나 주인공이 연령이 비룡소 문학상의 범위에 얼마나 적절한지 의문을 주었다. 연령은 단순히 물리적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의식 수준과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기대와는 어긋난 담임 선생님을 만난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제발!」은 발상이 좋아 흥미로웠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긴 문장과 호흡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단순히 용모에 대한 마음가짐의 변화가 아닌, 뭔가 다른 계기들로 문제들이 해결되어갔더라면 더욱 깊이 있는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이름이 글자 그대로 임금님이지만 외톨이인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나는 임금님이야」는 동화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상상놀이를 다룬다. 이름 붙이기에서 이미 작가의 감각을 읽어 볼 수 있거니와, ‘백성’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마지막 장면은 한 편의 시와도 같은 감흥을 주었다. 아쉬운 것은 시와 같은 추상성이 작가의 목소리와 겹치면서 지나치게 관념적으로 다가온 점이다. 사족이지만, 그러한 깨달음은 어른조차도 지켜내기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한다.

3편의 연작 「두리번 이야기」는 능숙한 글 솜씨가 눈길을 끌었다. 북극곰 남편과 개구리 아내, 토끼 아들 두리번으로 이루어진 가족의 조합은 참으로 재치 있는 설정이었다. 전학 온 용 화르르 이야기도 작가의 관념보다는 묘사가 강해 호감을 주었다. 그러나 단편집이 아니라, 연작 형식이기에 가족 이야기와 학교 이야기를 뒤섞지 않고 어느 하나에 집중했더라면 덜 산만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도깨비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탐정 이야기 「다락방 명탐정」은 무엇보다도 발상이 참신하고, 우리 옛이야기의 판타지적 요소들을 설득력 있게 도입하고 있었다. 또한 ‘보글퐁 쿨럭퐁 들락날락 걀걀’이라는 주문이라든가 ‘그거나저거나’라는 마을 이름, 도깨비들마다 특성이 다른 도깨비 방망이를 갖고 있다는 설정은 유쾌하면서도 독창적이다. 더욱 호감이 갔던 것은 그 참신함과 유쾌함을 넘어선 함의들이다. 10점이나 100점이나. 그런데 그 10점짜리 성적의 탐정은 이른바 ‘루저’가 아니라 도깨비들의 해결사이다.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에게는 청량제와도 같이 느껴질 만하지 않은가. 아이들이 가지고 있을 중압감이나 문제들이 도깨비마을의 사건들과 엮이며 더 많은 작품들이 이어질 수 있을 가능성이 보이는 것도 좋았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비록 안타깝게도 당선작은 못 되었지만, 본심에 오른 작품은 모두 대단히 큰 장점과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동화 쓰기에 매진하는 모든 분께 뜨거운 격려를 바친다.

김경연


예심평

유년기에 접어든 저학년 독자를 대상으로 한 ‘비룡소문학상’이 올해로 2회를 맞이했다. 또래 어린이의 감정을 놀랍도록 솔직하고 쾌활하게 다루어 화제를 모았던 첫 수상작 『캡슐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은 독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응모 편수가 줄었지만 응모작의 수준이 고르게 높고 독창적인 작품이 많아서 예심이 더욱 치열했다.

응모작의 분포를 보자면 작년 수상작의 영향 때문인지 ‘마법’, ‘꿈’, ‘소원’, ‘상상’을 다룬 작품이 다수였다. 저학년 독자의 마음속 억눌림이나 현실적 갈등을 환상 공간을 통해서 시원하게 풀어 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서사 구조가 탄탄하지 않으면 어떤 공들인 전개도 지루해져 버린다. 이야기의 출발점에 선 주인공의 고민에 절실함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지만 결말에 다다른 주인공이 결국 성취했다는 소원의 내용이 막연한 글도 여러 편이었다. 이때 독자는 ‘이걸 하려고 그동안 그랬단 말이야’라는 허탈함을 느낀다. 저학년 동화는 어떻게든 가벼운 흥분을 이끌어 내면 된다는 선입견도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였다. 개연성과 완성도에 대한 기대는 독자 연령이 낮다고 따라서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는 단지 ‘신기함’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신기함’을 기대한다.

옛이야기 형식으로 쓴 작품도 여러 편 눈에 띄었다. 상대적으로 말을 다루는데 능숙하고 장면 구성에 짜임새가 있는 작품이 많았다. 그러나 인물이 전형적인 대립구도로 맞서는 데다 익숙한 서술 방식을 답습하고 있어서 새 이야기가 아니라 옛이야기를 더 매끄럽게 재화했다는 느낌에 머물렀다. 선악 구도를 벗어나 인물의 개성을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조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가 자신만의 시각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옛이야기의 틀을 빌려 쓰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다 함께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술술 잘 읽히는 동화’라는 말은 경우에 따라서 가장 진한 아쉬움을 담은 평가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거침없고 톡톡 튀는 주인공과 그들의 자신감에 대한 작가의 존중이 드러나서 반가웠다. 리듬감 있는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 이야기 구석구석에 재미를 정교하게 숨겨 둔 작품 등 저학년 동화다운 특성을 잘 구현한 작품도 많았다. 저학년 독자들을 위한 문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이제 어느 정도 진행 단계에 이른 것 같다. 이번 응모작에서 그에 대한 작가들의 깊은 고민이 엿보였다. 그밖에 단편집일 경우 빛나는 한 편이 있어도 전체적인 완성도에 아쉬움이 있어 본심에 올리지 못한 작품들이 많았다.

개별 작품에 대한 평은 본심에서 자세히 다루게 되리라 생각한다. 예심 위원들은 마지막까지 논의를 거듭하며 대등한 수준의 여러 작품 가운데 본심 추천작을 결정하기 위해 숙고해야 했음을 밝힌다. 열정을 기울여 쓴 귀한 작품을 응모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하나가 안타까웠지만 아홉 가지가 인상적이었던 많은 작품들의 씩씩한 다음 행보를 기대하며 그 이야기들의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김지은, 김리리, 유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