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의 심리학』(우리교육)은 내면의 어린이에 대해 여러 그림책 작가들의 목소리를 빌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파랑이와 노랑이』(물구나무),『으뜸 헤엄이』(마루벌), 『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마루벌), 『프레드릭』(시공주니어)의 작가인 레오 리오니는 “나는 솔직히 어린이들을 위해서 책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안의, 다시 말해 나 자신과 조금도 변하지 않은 내 친구들 안에서 지금도 어린이인 부분을 위해서 책을 만드는 것이 나의 진심입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어린이를 독립된 주체로 보았고, 어린이의 독립적인 자아의식을 동물들을 등장시켜 표현한 작가로 잘 알려져 있지요.
『떠돌이 개』(작은책방), 『코를 킁킁』(비룡소), 『나무는 좋다』(시공주니어)의 작가 마크 사이먼트(마르크 시몽)는 “나는 내가 그리는 그림이 내 마음에 들면 어린이들도 틀림없이 좋아해 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내 안에 있는 어린이가 다른 어린이들과 통하니까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림책 작가가 아닌 제 마음 속에도 아이가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상처받아 울고 있는 아이가 아니라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고 엉뚱한 상상을 즐기며 때로는 갖고 싶은 것에 욕심내고 사소한 것에 토라지기도 하는 건강한 아이 말이지요.
『모모』(비룡소), 『끝없는 이야기』(비룡소), 『마법의 술』(비룡소), 『마법의 설탕 두 조각』(한길사), 『마법의 수프』(보물창고)와 같은 판타지 소설과 판타지 동화를 주로 썼던 미하엘 엔데는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는 어린이가 숨어 있고 그 어린이가 놀기를 바라고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보름달의 전설』(보림), 『꿈을 먹는 요정』(시공주니어),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베틀북) 등의 그림책을 통해 엔데는 어린이들을 환상과 꿈의 세계로 안내했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아빠 엄마의 마음속에도 분명 어린이가 있습니다. 다만 어린 시절의 느낌과 경험들을 잊어버렸을 뿐이지요. 그런데 좋은 부모가 되려면 아이의 눈으로 보고, 아이의 귀로 듣고, 아이의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또한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아이에 맞는 그림책을 고르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됩니다.

초기 아동기(5~8세)의 발달은 유아기의 연속이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특징적인 발달이 이뤄집니다. 5~6세경에는 무엇보다 읽기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직·간접적인 경험의 폭이 넓어져 주변 세상에 대한 지식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다양한 주제의 그림책을 보여 주면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먼저 글자 그림책(ㄱㄴㄷ책, 알파벳 책), 수 세기 그림책이 혼자 읽기와 세상에 대한 지식을 획득해 나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한글 글자 그림책(ㄱㄴㄷ 그림책)에는 『생각하는 ㄱㄴㄷ』(논장), 『기차 ㄱㄴㄷ』(비룡소), 『준영 ㄱㄴㄷ』(비룡소), 『하마의 가나다』(비룡소), 『소리치자 가나다』(비룡소), 『숨어있는 그림책』(보림), 『움직이는 ㄱㄴㄷ』(길벗어린이) 등이 있습니다. 영어 알파벳 그림책으로는 『악어 ABC』(비룡소), 『알파벳은 요술쟁이』(케이유니버스)가 있습니다.
그림책에 관심을 둔 유아교육학자들은 글자 그림책이 단순히 문자를 배우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용 가치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2~4세의 유아가 글자 그림책을 볼 때는 그림을 지적하고 명명하는데서 그친다면, 5세 아동은 글자의 이름을 말하거나 각 글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말할 수 있습니다. 6세 아동은 글자와 단어, 글자와 상응하는 지식을 확인하기 위해 이야기를 읽을 수도 있게 됩니다. 이처럼 아동의 언어 발달 정도에 따라 글자 책을 보여 주면 언어를 배우는 것을 즐거운 놀이처럼 느끼게 하는 방법이 됩니다. 물론 한글을 익히는 속도는 저마다 편차가 있으므로 내 아이의 언어 발달을 감안해서 글자 그림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지요.
만약 아이가 한글을 다 익혔다면 한글 글자 책과 알파벳 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운문 그림책을 보여 주어 우리말·우리글의 운율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운문 그림책으로는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1~5』(비룡소), 『노래나라 동동』(비룡소), 『거미동동 시리동동』(창비), 『구슬비』(문학동네어린이), 『기찻길 옆』(문학동네어린이), 『설날』(문학동네어린이), 『넉 점 반』(창비), 『누가 누가 잠자나』(문학동네어린이), 『쨍아』(창비) 등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엄마들은 스토리 중심의 그림책을 선호해서 아이들에게 운문 그림책을 잘 보여 주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도 동시의 매력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런데 동시를 곱씹어 읽어 보면 무척 재미있고 감동이 있습니다. 동시 속에도 세상 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림책처럼 동시도 가족 · 사랑 · 우정 · 생명 · 행복 · 기쁨 · 슬픔 · 배려 · 공감 · 친구 · 자연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학의 형태로 이 세상을 보여 줍니다.
개념 그림책도 많이 보여 줄수록 좋습니다. 1에서 10까지 나오는 초보적인 수 세기 책에서부터 시작하여 수량, 요일, 개월, 사계절 등을 다루는 내용을 담은 『꼬끼오네 병아리들』(비룡소), 『즐거운 이사 놀이』(비룡소), 『이상한 나라의 숫자들』(분도출판사), 『아기오리 열두 마리는 너무 많아』(길벗어린이), 『100층짜리 집』(북뱅크), 『지하 100층짜리 집』(북뱅크), 『일 년은 열두 달』(시공주니어), 『사계절』(시공주니어) 등의 그림책이 대표적입니다.

 

이 시기의 심리발달 측면에서 필요한 그림책들은 ‘사회적 관심’을 반영한 책들입니다. 5~6세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친사회적 행동을 더욱 확장시켜 나가는 때이므로 친구 · 우정 · 나눔 · 배려 · 화해 · 협동 등의 주제를 담은 그림책을 보여 주면 좋습니다. 책을 보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사회적 관심의 바탕이 되는 공감 능력이 향상되어 사회적으로 유용하고 내면이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신의학자이자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아들러(1870년~1937년)는 ‘사회적 관심’을 정신 건강의 척도로 보고 사회적 관심이 잘 발달한 사람들은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누릴 가능성이 높은 반면 낮은 사람들은 약물이나 도박 등 각종 중독에 노출되기 쉬우며 범죄자가 될 가능성 또한 높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사회적 관심을 담은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보면서 대화하고 친사회적 행동이 생활 속에서 굳건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절하게 동기 부여를 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양보하고 참아라, 사이좋게 지내라.”고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만드는 지름길이니까요. 그림책 『내 말 좀 들어 주세요』(문학동네어린이)의 한 장면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싸우는 게 다 나쁜 걸까요? 소중한 걸 지키고 싶을 때는 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상황에서 양보하고 참아야 하는지, 나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현명하게 싸우는 방법도 가르쳐 주어야 아이는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의 많은 그림책 작가들이 사회적 관심을 담아 펴낸 책들을 나라와 피부색이 다른 우리 나라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친사회적 행동은 인류가 지닌 보편성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관심을 다룬 그림책 중에서 『대포알 심프』(비룡소), 『달 사람』(비룡소),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비룡소), 『이럴 수 있는 거야??!』(비룡소), 『피터의 편지』(비룡소), 『베로니카, 넌 혼자가 아니야』(비룡소), 『벤의 트럼펫』(비룡소), 『까만 크레파스』(웅진주니어), 『달 샤베트』(스토리보울), 『선인장 호텔』(마루벌), 『으뜸 헤엄이』(마루벌), 『돼지책』(웅진주니어), 『파랑이와 노랑이』(물구나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시공주니어)는 아이와 소통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또 이 시기에는 가족 모임이나 여행, 나들이가 잦아지면서 아이의 행동반경이 넓어지므로 자연과 우리 문화에 관한 그림책을 많이 보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동시에 가족을 소재로 한 그림책을 보여 줌으로써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케이크 파티』(상상이룸), 『아빠 해마 이야기』(더큰), 『둥글댕글 아빠표 주먹밥』(시공주니어), 『아빠랑 함께 피자 놀이를』(보림), 『우리 엄마』(웅진주니어), 『우리 아빠가 최고야』(킨더랜드), 『의좋은 형제』(비룡소), 『우리 할아버지』(비룡소),『엄마의 여행 가방』(비룡소), 『꼬부랑꼬부랑 할머니』(비룡소),  『넉 점 반』(창비), 『훨훨 간다』(국민서관), 『만희네 집』(길벗어린이),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비룡소), 『솔이의 추석 이야기』(길벗어린이), 『아씨방 일곱 동무』(비룡소), 『바람이 불었어』(시공주니어), 『바람 부는 날』(비룡소), 『눈 오는 날』(비룡소), 『코를 킁킁』(비룡소), 『큰 눈 내린 숲 속에는』(지양어린이), 『숲 속에서』(비룡소)와 같은 그림책이 가족, 우리 문화, 자연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7~8세 아동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할 수 있고 문법에도 어느 정도 익숙합니다. 따라서 문장이 다소 길고 복잡한 그림책도 혼자 읽고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논리적 문제 해결이 가능하고 도덕적 양심이 더욱 발달하게 되지요.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고 자신의 관점에 모순되는 사실들을 받아들이며 타인의 관점을 수용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이 시기의 주요 발달 특징입니다.

친구, 학교, 사회 등 주변 세계와 시간, 역사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므로 사회적 문제와 아동들의 일상을 다룬 그림책에서부터 역사와 인물을 다룬 이야기,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깊이 있게 담은 책, 상상의 세계를 담은 그림책, 삶에 대한 철학을 담은 책, 다양한 문화와 정보가 담겨 있는 책, 옛이야기 그림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독서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생명 · 죽음 · 마음 · 생각 · 욕심 · 인권 · 전쟁 · 평화 · 성장 등의 소재로 삶과 세상에 대한 철학을 녹여 만든 그림책들은 흥미롭기보다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성격이 강하므로 아동들이 재미없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은 혼자 생각하고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는 힘을 길러 주므로 적절한 계기를 만들어서 보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재미마주), 『내가 라면을 먹을 때』(고래 이야기), 『노란 샌들 한 짝』(맑은 가람), 『울보 바보 이야기』(휴먼 어린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시공주니어), 『옛날 스님들은 어떻게 살았을까』(파랑새어린이), 『인디언붓꽃의 전설』(물구나무), 『미스 럼피우스』(시공주니어), 『오소리네 집 꽃밭』(길벗어린이), 『오른발, 왼발』(비룡소),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책읽는곰), 『행복 요정의 특별한 수업』(비룡소), 『위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비룡소), 『마음의 집』(창비), 『생각』(논장),『비움』(아지북스),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논장), 『일곱 마리 눈먼 생쥐』(시공주니어),『거미와 파리』(열린어린이), 『전쟁』(비룡소), 『곰 인형 오토』(비룡소), 『여섯 사람』(비룡소),『새똥과 전쟁』(교학사), 『돌멩이 수프』(시공주니어), 『단추 수프』(국민서관), 『자이, 자유를 찾은 아이』(사계절) 등의 그림책을 추천합니다.

또 다양한 문화와 정보, 전 세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는 책도 이 시기에 많이 보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함으로써 문화 지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책걷기』(예담 Friend)의 저자 홍지연 박사는 문화 지능이란 어떤 문화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이해하고 수용하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다문화 사회에서 살아가는 오늘날에는 외적 문화와 내적 문화를 동시에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문화 간의 간극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 자신의 문화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고 상생의 실천이 가능한 사람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관점에 따라 아이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그림책은 『고맙습니다』(봄봄), 『지도는 언제나 말을 해』(논장), 『선비의 방에 놀러 가요?』(재미마주), 『이모의 결혼식』(비룡소), 『1964년 여름』(느림보), 『아주르와 아스마르』(웅진주니어), 『루비의 소원』(비룡소), 『하늘로 날아간 물고기』(은나팔), 『까만 나라 노란 추장』(웅진닷컴), 『모모의 동전』(토토북), 『내 이름이 담긴 병』(마루벌), 『거꾸로 박쥐』(국민서관), 『수호의 하얀 말』(한울림출판사), 『시인과 여우』(보림) 등이 있습니다.
옛이야기 그림책을 패러디하거나 재구성한 작품도 이 시기에 보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패러디 그림책은 틀에 박힌 관점에서 벗어나 현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다르게 보기’를 가능하게 하고,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용합니다. 한때 논술 열풍으로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기를 강조하면서 옛이야기 패러디하기와 옛이야기 재구성하기 등의 활동이 독서 논술 지도에서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덕분에 패러디 그림책들이 인기를 끌었지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먼저 원전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진 다음 패러디 그림책을 보여 주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대표적인 패러디 그림책으로는 『종이 봉지 공주』(비룡소), 『콩숙이와 팥숙이』(비룡소), 『아기돼지 세 자매』(주니어 파랑새), 『아기 늑대 세 마리와 못된 돼지』(시공주니어),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보림), 『아기 돼지 세 마리』(마루벌), 『개구리 왕자 그 뒷이야기』(보림) 등이 있습니다.

7~8세는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유치원과는 다른 환경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시기입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곧 자신의 성장으로 받아들이며 학교 가는 기대에 부푼 아이가 있는가 하면,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며 심리적인 부담을 가지는 아이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새 학교, 새 친구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면서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아이가 새로운 형태의 공부와 친구 사귐, 선생님과의 관계, 학습과 과제를 힘들어 한다면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그 어느 때보다 칭찬과 격려를 해 주어야 합니다. 부모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것으로도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더욱 세심히 관찰하여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태도를 가질 것을 당부합니다.

자신감을 심어 주고 자아 존중감을 높여 줄 수 있는 그림책으로는 『점』(문학동네), 『느끼는 대로』(문학동네),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비룡소), 『리디아의 정원』(시공주니어), 『벤의 트럼펫』(비룡소), 『너는 기적이야』(책읽는곰), 『낱말 수집가 맥스』(보물창고), 『빨간 풍선』(상출판사), 『정말 정말 한심한 괴물, 레오나르도』(웅진주니어), 『내 꿈은 기적』(바람의 아이들), 『띳띳띳 꼴찌 오리 핑 이야기』(소년한길), 『치킨 마스크 – 그래도 난 내가 좋아!』(책읽는 곰), 『바로 나처럼』(비룡소) 『너는 특별하단다』(고슴도치),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비룡소)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그림책들은 자신의 장점과 나만의 특별한 점을 발견하게 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책이기 때문에 심리 상담에도 자주 활용합니다.
아이들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어 주고 즐겁게 해 주기 위한 그림책으로는 『꼬마 뱀파이어 학교에 가다』(아이세움), 『꼬마 뱀파이어 쿵후 도장에 가다』(아이세움), 『도서관의 비밀』(그린북),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재미마주), 『내 말 좀 들어 주세요』(문학동네), 『마녀 위니와 새 컴퓨터』(비룡소), 『지각대장 존』(비룡소), 『돌부처와 비단 장수』(아지북스), 『이랴 이랴』(아지북스), 『달려』(보림) 등이 있습니다.

 

지인들과 상담을 의뢰해 온 엄마들, 도서관에서 그림책을 공부하는 수강생들로부터 아이가 읽을 만한 그림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습니다. 좋은 단행본 그림책을 고르는 게 힘들어서 전집 위주로 사게 된다고 말하는 엄마들도 자주 만났고요. 그럴 때마다 저는 처음에는 추천 리스트를 주지만 다음부터는 그림책을 고르는 요령을 가르쳐 주어 책을 보는 안목을 높여 줍니다. 물론 전집과 단행본을 현실적으로, 현명하게 선택하는 방법을 조언해 주지요. 이런 일도 생활 속의 심리 상담이니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얼마 전에 첫돌을 맞이한 셋째 조카에게 돌 반지 대신 그림책을 넉넉하게 선물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여 골랐습니다. 맞벌이 부부인 남동생 내외가 읍 소재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 올케는 도서관에서 부모 교육을 받는다거나 도시 엄마들처럼 그림책에 관한 정보를 일상에서 나누기가 힘듭니다.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올케는 인터넷을 선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자기만의 교육 철학이 분명한 올케가 제가 선물한 그림책을 보면서 어찌나 좋아하던지 얼굴에 함박웃음을 띄며 말하더군요. “형님 덕분에 저는 애 키우면서 책 고르는 스트레스는 안 받지 싶어요.” 앞으로 더 자주 그림책을 선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댁 조카에게도 어린이날 선물로 그림책을 골라 주었습니다. 그 책들을 조카가 하루 종일 보면서 즐거워 하는가 봅니다. 늦은 밤 시누이한테서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언니! 고마워요. 역시 전문가가 고르니까 책이 달라요.”
전문가 입장에서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이 되어, 아이의 입장에서 그림책을 골랐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올케와 시누이에게도 조만간 그림책을 잘 선택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겠습니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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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경 외,『유아문학의 이론과 실제』(학지사, 2003)
이상금 · 장영희, 『유아문학론』(교문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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