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및 작가
글·그림 부문
당선작 없음
글 부문
당선작 없음
심사위원: (예·본심) 최승호, 이영경, 유문조
본상: 상패
부상: 고료 1000만원(글·그림) 500만원(글)
심사 경위
지난 10월 15일 원고를 최종 마감하여 예·본심을 진행한 황금도깨비상 그림책 원고 부문에는 총 132편이 접수되었다.
그림책 원고 부문은 접수된 작품의 수와 질을 고려해 지난 11월 30일 오전 10시 30분에 본사에서 예·본심을 함께 치렀다. 심사로는 시인 최승호 씨와 그림책 작가 이영경 씨, 유문조 씨를 위촉하였다. 그림책 부문은 작년에 비해 수적으로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인다운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 없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중 발상의 참신함과 내용의 완결성을 기준으로 엄선한 몇몇 작품들을 논의했으나, 올해에는 당선작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심사평
글·그림 부문
본심작: 없음
글 부문
본심작 이영선「티라노사우루스를 공개수배합니다」 강정연「구구봉 마을 이야기」 강무지「과자를 만드는 집」,「재판정에 선 비둘기와 풀빵 할머니」
심사위원 예·본심: 최승호(시인)·이영경(그림책 작가)·유문조(그림책 작가, 어린이 책 기획자)
올해 그림책 부문은 글 그림, 글 두 분야를 모집했다. 예년에 비해 분야의 폭이 넓어져서인지, 많은 작품이 출품되었지만 글 부문에 치중되어 있었다. 더구나 그림 표현에 있어 현저히 성실도가 떨어졌다. 그림 터치에서부터 산뜻한 긴장감을 발견할 수 없어 대단히 아쉬웠다.
예심에서 올라온 작품은 글 부문의 「티라노사우루스를 공개수배합니다」, 「구구봉 마을 이야기」, 「과자를 만드는 집」과 「재판정에 선 비둘기와 풀빵 할머니」 네 편이었다.
이영선의 「티라노사우루스를 공개수배합니다」는 글맛을 낼 줄 아는 이야기꾼이 쓴 작품이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자연스럽고 입심이 좋다. 그러나 결말의 처리가 너무 약했다고 본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뒤집는 반전이 있었어야 했다. 장면을 토막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잇대어가는 글쓰기 방식도 문제라고 본다. 그림책에서 글이란 여백의 조각술 같은 것이다. 글로서 그림을 살려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에 과감한 생략의 문법이 필요하다.
강정연의「구구봉 마을 이야기」는 구수한 옛날이야기 같은 정취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능청스러운 언변이 재미있고,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심술을 익살스럽게 드러낸 점도 재미있다. 한 권의 그림책을 염두에 두고 장면을 의식하면서 글을 쓴다는 것은 구성의 역량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림책에는 무엇보다도 넘기는 재미, 넘어가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게 그것 같은, 제자리걸음 같은 장면들이 반복된다면 좋은 그림책이라고 할 수가 없다. 이 작품은 장면을 전환시키는 힘이 느껴졌으나 결말에 이르러서는 왠지 용두사미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강무지의「과자를 만드는 집」과『재판정에 선 비둘기와 풀빵 할머니」는 모두 발상이 참신하다. 고정관념을 깨면서 흥미롭게 전개되는 두 편의 작품이 지닌 엉뚱한 상상력은 주목하기에 충분히 새롭다. 그러나 그림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그림책은 한 권의 책으로서의 전체적인 완결성은 물론 그림과 글에 예술적 격조가 있어야 한다. 회화적 재능과 문학적 역량을 겸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림책 작가의 길을 가려면 그것이 필요하다. 신인에게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스타일과 작품세계이다. 상투적인 것을 배반하면서 개성적인 작품의 창조에 열정을 바쳐야 한다. 심사를 하면서 우리는 신인의 패기와 열정을 지닌 작품을 만나지 못하였다. <글, 그림> 부문에서 눈을 끈 작품이 몇 편 있었지만 모두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였다. <글>부문 또한 동화의 서술 형태를 뛰어넘지 못했다. 그림책 글의 가장 큰 역할인 주제의 함축성과 그림의 몫을 적절히 나눌 줄 아는 유연함이 부족했다. 아쉽게도 논의결과, 당선작을 결정하지 못하였다. 올해의 주춤함이 식어가는 열기가 아니라,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가 되었으면 한다.
최승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