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도깨비상 – 그림책 부문

수상작 및 작가

 

글·그림 부문 이혜영「아빠가 지켜 줄게」

글 부문    당선작 없음
심사위원: (예·본심) 최승호·이호백·엄혜숙
본상: 각 부문 상패
부상: 1,000만 원(선인세 500만 원/ 창작지원금 500만 원) - 특전 볼로냐 도서전 참관(글, 그림 부문) 300만 원(선인세 150만 원/창작지원금 150만 원)(글 부문)       

시리즈 비룡소 아기 그림책 51 | 글, 그림 이혜영
연령 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7년 5월 14일 | 정가 8,5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2건


심사 경위

제13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 최종 결정되었다.

지난 10월 20일 원고를 최종 마감하여 예·본심을 진행한 황금도깨비상 그림책 원고 부문에는 글 부문 15편, 글·그림 부문 43편으로 총 58편이 접수되었다.

그림책 원고 부문은 접수된 작품의 수와 질을 고려해 지난 11월 15일 오전 10시 30분에 본사에서 예·본심을 함께 치렀다. 심사로는 시인 최승호 씨와 그림책 작가 이호백 씨, 그림책 평론가 엄혜숙 씨를 위촉하였다. 그림책 부문은 작년과 달리 그림책 글 부문을 따로 공모하여 총 15편을 심사한 결과, 평이하고 상투적인 내용이 많고 신인에게 기대할 수 있는 발랄함과 독창적인 면이 부족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림책 글이 가지는 힘과 구성력에 아직 미흡한 원고들이 많아, 그림책 글 부문은 논의 결과 당선작을 내지 못했다.

반면 그림책 글·그림 부문은 총 43편으로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시도한 작품들이 많았으나 논의 끝에 아빠 펭귄이 알을 품어 새끼가 태어나는 과정을 흥미롭게 표현한 이혜영 씨의「아빠가 지켜 줄게」를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데 동의했다.

그림책의 글·그림 부문의 당선작은 이듬해인 2007년 6월 책 출간과 함께 제13회 황금도깨비상 수상 작품으로 공식 발표한다.


시상식

 

국내 어린이 문학계 최초로 설립한 황금도깨비상이 올해로 13회를 맞아 수상하신 작가와 관심을 가져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제13회 황금도깨비상 시상식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일시:  2007년 5월 23일 수요일 오후 5시
장소:  강남출판문화센터 이벤트홀(지하2층)
참석 대상:  심사위원 및 작가, 관계자


심사평

심사위원   예·본심: 최승호(시인)·이호백(그림책 작가)·엄혜숙(그림책 작가, 어린이 책 기획자)

그림책 글 부문 응모자는 총 15명이었다. 이중에서 박혜정의 「골목길」은 때로는 툭탁거리고 때로는 사이좋게 놀며 일하는 어머니를 기다리는 오누이의 모습이 정겹게 표현한 점이 돋보였으나, 내용은 대체로 평이했다. 박채란의 「내 이름은 이은기」는 글을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의 모습을 재치 있게 표현했고, 연작을 시도하고 있어 흥미로웠으나 한 권의 그림책으로 만들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 강무지의 「다시 쓰는 팥죽할멈과 호랑이」는 옛이야기의 패러디를 시도하고 있었으나 관점의 차이보다는 호랑이와 인간의 선악의 문제로 치환한 것이 아쉬웠고, 「개 주인」은 개를 키우다가 귀찮아서 버리는 아이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으나 결말이 상투적이었다. 그림책의 글은 그림책 전체 구조를 염두에 둘 때 좋은 글이 된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림책 글·그림 응모자는 총 43명이었다. 이렇게 많은 응모에도 불구하고 참신하고 신선한 발상, 즐거움을 주는 작품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박정섭의 「아빠의 애완동물」은 담배를 의인화하여 목숨까지 빼앗을 수 있는 담배의 해악을 고발한 작품인데, 과연 이것이 어린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발랄한 그림 솜씨에도 불구하고 공익광고 같은 느낌을 주어 아쉬웠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담배에 해악을 다루기보다는 ‘나쁜 친구 사귀기’와 같은 좀 더 유연한 주제로 접근했다면 훨씬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남성훈의 「학교 다녀왔습니다」는 세밀화와 같은 그림으로 서울의 공간을 잘 표현했으나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동감이 충분히 살지 않아 아쉬웠다. 공간과 더불어 움직이는 인물의 특색을 살리면 좋은 작품이 나오리라고 본다. 이혜영의 「아빠빠빠」는 엄마 펭귄이 알을 낳고, 아빠 펭귄이 알을 품어 새끼가 태어나는 과정을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다. 아빠 펭귄이 알을 품는 동안 바다표범이 나타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또 시각적 표현에 있어서도 강약을 살리고 있어 참신했다. 발상의 참신함, 주제 의식, 그림의 표현의 새로움을 높이 사서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엄혜숙(그림책 평론가, 어린이 책 기획자)


이번 황금 도깨비상은 이혜영의 「아빠빠빠」에게 돌아갔다. 글 부문은 아쉽지만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박채란의 「내 이름은 이은기」가 가장 새로운 아이디어의 그림책 글감이었지만 당선작에는 못 미친다는 중론이었다.

심사평을 대신하여, 그림책 공모전에 임하는 참여자들에게 두 가지 점을 알려주고 싶다. 하나는 그것이 글이건 그림이건 그림책의 새로운 원고가 될 수 있도록 그동안 나온 우수한 그림책들을 다시 살펴보는 공부를 당부하려는 것이다. 재미난 기승전결의 구조를 가진 이야기일지라도 그것이 그림으로 떠오르지 않는 “이미지적으로” 공허한 문장들이라면 그림책으로 완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흔히 유명 문학작품들을 이용하여 그림책의 모양으로 등장해 성공한 작품들을 떠올리며 글이 재미있고, 탄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 좋은 그림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검증된 서사성을 지닌 작품을 그림으로 한번 새롭게 표현해 보고자 하는 그림 작가를 제대로 만났을 때의 이야기이다. 황금도깨비상과 같은 그림책 원고 공모의 경우는 이미 머릿속에 분명한 모습의 그림책을 넣어 놓고 글을 한 문장 한 문장 그 그림을 따라 호흡하며 꺼내 놓은 것이어야 한다. 대부분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명작 그림책의 글들을 따로 떼어서 읽어 보길 바란다. 글 자체로 재미있는 원고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앞으로 인쇄될 이미지들을 만나기 위해 재미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글들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이번의 수상작 「아빠빠빠」의 시도를 격려하며, 이 작품의 장점을 예로 들어 당부하고 싶은 것이다. 먼저 아주 작고 분명한 시퀜스로부터 작업하라는 것이다. 자기가 그릴 수 있는 분명한 상황과 등장 캐릭터 기분을 한껏 표현해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 권의 책을 그려 가는 분명한 조형적 전략을 가져보란 것이다. 매우 꼼꼼한 채색 기법으로 흔한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는 진부한 사고로부터 벗어나길 바란다. 서투르더라도 분명한 성격의 선과 색채 대비 등 미술의 가장 기초적인 안정감에 기여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조형적 전략”을 가져 보길 바란다.

「아빠빠빠」는 엄마 펭귄이 알을 낳고, 이를 지키려는 아빠 펭귄의 간단한 이야기를 잘 엮었다. 이 작품은 이번 응모작 가운데에서 가장 잘 그렸거나 상대적으로 세련되어서 뽑은 것이라기보다, 다른 작품들에게 없는, 바로 위와 같은 “분명한 시퀜스와 조형적 전략”이 있었던 유일한 작품이었다.

이번 평을 읽고 이해한 많은 신인 또는 예비 작가들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한다.

이호백(그림책 작가)


이혜영의 「아빠빠빠」는 응모작들 중에서 단연 돋보인 작품이었다. 주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자연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주제를 형상화시키는 능력도 탁월했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를 한 권의 그림책으로 밀도 있게 구성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림에 솜씨가 있고 글에 재치가 있다. 공포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의 리듬을 조절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림책은 페이지들은 아코디언의 주름처럼 하모니를 이룰 때 울림이 있다. 말의 울림, 색의 울림, 감동의 여운이 책의 갈피에서 메아리친다면 그것이 살아 있는 그림책이다. ‘황금도깨비상’에 어울리는 엉뚱하고 새롭고 개성 있는 작품을 당선작으로 내게 되어 기쁘다.

최승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