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및 작가
글·그림 부문 박경효 「입이 똥꼬에게」
글 부문 당선작 없음
심사위원: (예·본심) 최승호·이호백
본상: 각 부문 상패
부상: 1,000만 원(선인세 500만 원/ 창작지원금 500만 원) – 특전 볼로냐 도서전 참관(글, 그림 부문) 300만 원(선인세 150만 원/창작지원금 150만 원)(글 부문)
심사 경위
제14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 최종 결정되었다. 지난 10월 20일 원고를 최종 마감하여 예·본심을 진행한 황금도깨비상에는 그림책 글 부문 31편, 글·그림 부문 71편으로 총 102편이 접수되었다. 접수된 작품의 수와 질을 고려해 지난 11월 15일 오전 10시에 본사에서 예·본심을 함께 치렀다. 심사로는 시인 최승호 씨와 그림책 작가 이호백 씨를 위촉하였다. 그림책 부문은 그림책 글 부문을 따로 공모하여 총 31편을 심사한 결과,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작품들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상투적인 내용이 많고 글의 전개와 구성이 자연스럽지 못해 올해도 당선작이 없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반면 글·그림 부문은 총 71편으로 좀 더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시도한 작품들이 많았으나 논의 끝에 독특한 그림과 유머 있는 이야기 전개로 우리 몸 각 부위의 소중함과 역할을 알려주는「입이 똥꼬에게」를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데 동의했다.
당선작은 이듬해인 2008년 6월 책 출간과 함께 제14회 황금도깨비상 수상 작품으로 공식 발표한다.
심사평
심사위원
예·본심: 최승호(시인)·이호백(그림책 작가)
올해 황금도깨비상에 응모된 작품은 글 그림 부문 71편, 글 부문 31편으로 총 102편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볼 때 전반전으로 수준이 향상된 느낌을 받았다.
글 부문에서는 정미금 님의「기절 개구리 꽈당이」와 기노준 님의「파리를 데리고 다니는 아이」가 눈길을 끌었다. 두 작품은 웃음을 자아내는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이야기에는 매력이 있어야 하고 어린이의 마음을 건드리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좋은 글은 어린이의 상상력을 펼치게 할 뿐만 아니라 때때로 억압된 무의식을 열어 놓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글의 전개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점이다. 천의무봉이라는 말처럼 두 분의 글이 자연스러움 속에 녹기를 바란다.
글/ 그림 부문에서 마지막까지 논의된 것은 임소정 님의「타쿤 가족」과 최원선 님의「우주별 아이 메메와 무무」, 그리고 박경효 님의「입이 똥꼬에게」였다.「타쿤 가족」은 물신(物神)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한 아이가 소외되는 과정과 그것을 부모와 함께 극복해 내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림에 회화적 역량이 있고 글에는 문학적인 깊이가 있다. 그러나 내용의 비약이 심해서 어린이에게는 난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 흠이 되었다.「우주별 아이 메메와 무무」는 우주적 상상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한 권의 책으로서의 구성력과 서사의 얼개는 좀 약했다.「입이 똥꼬에게」는 낯설면서 활달한 작품이다. 그만큼 그림책으로서 파격적인 새로운 면모가 있다. 더럽다고 여겨졌던 똥꼬의 부정이 긍정으로 변하면서 신체의 각 부위, 이를 테면 코, 눈, 귀, 손, 발의 역할을 유머러스한 문체로 전달한다. 발상도 엉뚱하지만 그림도 특이하다. 신체를 색채화하는 데도 격조가 있다. 그렇지만 그림책은 지식보다는 느낌을 표현하고 형상화하는 예술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작은 아쉬움을 뛰어넘는 표현의 대담함과 상생(相生), 화합과 무용(無用)의 용(用)을 강조하는 동양의 깊은 정신이「입이 똥꼬에게」에 내재되어 있다. 박경효 님의 황금도깨비상 수상을 축하하면서 특이한 그림책을 더 많이 선보여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최승호(시인)
황금도깨비 상이 해를 거듭하면서 신인 발굴의 훌륭한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도 여러 작품이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였습니다. 박경효 님의「입이 똥꼬에게」가 이번에 수상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참신한 그림책 한 권이 우리 아이들에게 갈 수 있게 된 점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이 작품을 비롯해 최원선 님의「우주별 아이 메메와 무무」, 임소정 님의「타쿤 가족」이 최종적으로 거론된 점을 알려드립니다. 두 분은 아쉽게도 선정되지 못했지만 새로운 스타일로 그림책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므로 앞으로 더 많은 배움으로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당선작「입이 똥꼬에게」는 아빠가 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우리의 몸에 대하여 붓 한 자루 들고 설명하는 듯한 매우 친절하고 성실한 작품입니다. 그게 그거인 듯 참신함과 매너리즘이 반반인 요즈음의 창작 그림책 마당에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논픽션 그림책” 한 권으로 손색이 없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다시 한 번 박경효 님께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 이 분야에서 나온 훌륭한 그림책들을 많이 접하고 참고하여 더욱 새로운 작품 활동으로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이호백(그림책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