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도깨비상 – 동화 부문

1992년에 비룡소가 국내 어린이 문학계 최초로 설립한 어린이 문학상입니다. 어린이들의 정서와 감성을 존중하는 좋은 그림책, 동화책을 공모, 시상하여 국내 어린이 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그 토대를 마련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매해 시상하며, 신인에게는 등단의 기회를 기성 작가에게는 폭넓은 창작의 발판을 제공합니다.

수상작 및 작가

당선작: 전현정 「으라차차 고은찬」

심사위원: (본심) 김화영·김경연·황선미, (예심) 김경연·황선미
부상: 1,000만 원(선인세 500만 원/ 창작지원금 500만 원), 특전: 볼로냐 도서전 참관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4월 29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6건


심사 경위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10월 19일 원고를 최종 마감하여 예·본심을 진행한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에는 총 24편이 접수되었습니다.

예심에 아동문학 평론가 김경연, 동화작가 황선미 님을, 본심에는 문학 평론가 김화영, 아동문학 평론가 김경연, 동화작가 황선미 님을 위촉하였습니다. 응모작을 각각 예심 위원들에게 보내어 심사한 결과, 총 4편을 본심작으로 천거, 본심 위원들에게 심사를 맡겼습니다. 지난 12월 4일 본사에서 세 본심 위원이 함께 모여 논의한 결과, 전현정 님의 「으라차차 고은찬」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당선작은 이듬해인 2013년 책 출간과 함께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 작품으로 공식 발표 합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사평

본심작: 「파란 봉투」, 「말하지 않고 말하기」, 「용 똥이 뿌지직!」, 「으라차차 고은찬」
심사위원:
- 본심: 김화영(문학평론가), 김경연(아동문학 평론가), 황선미(동화 작가)
- 예심: 김경연(아동문학 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

본심에서 검토한 작품은 「파란 봉투」, 「말하지 않고 말하기」, 「용 똥이 뿌지직!」, 「으라차차 고은찬」이었다. 세 작품이 붕괴된 가정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 두 작품이 비만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동화의 제재가 사회적 분위기에 여전히 민감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예심 작품들도 상당수가 이런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우리 아이들이 우울하고 병든 사회 한 복판에 던져졌다는 반증이라 안타까웠다. 작가의 현재 시선이 무엇을 포착하는가는 관여할 바가 아니나 직조된 이야기가 놀라운 것이기를 기대하는 심정으로서는 사회문제를 다루었음에도 기왕의 작품들과 차별성 없이 그저 무난했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크다.

「파란봉투」는 손 편지 쓰기를 계기로 두 인물이 만나 친구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손으로 쓴 편지와 편지를 통해 누군가를 궁금해 한다는 설정은 정겹지만 사건이랄 것도 없는 너무나 소소한 이야기라 뒤로 갈수록 지루했다. 두 인물이 각자 이야기를 교차 진술하는 방식은 그나마 흐름마저 방해했고 결말도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장편으로서는 역부족이었다.

「말하지 않고 말하기」는 식이장애라는 제재의 새로움이 눈에 띄었다. 연예인 같은 얼굴과 몸매를 원하는 요즘 아이들 정서가 드러난 작품이고 외모 때문에 자신감마저 잃은 주인공의 심리가 꽤 사실적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그 이상의 문제의식은 보이지 않고 인물 간의 소통 방식도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를 그려낼 줄 아는 작가가 다른 인물의 상황은 너무 안이하게 처리했다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용 똥이 뿌지직!」은 우리를 즐겁게 한 작품이었다. 용이 똥을 쌀 수도 있다는 발상, 용들에게도 급이 있고 능력 또한 차이가 있다는 설정이 재미있고 무엇보다 무리 없는 입담이 장점이었다. 푸르뎅뎅, 누리끼리, 뻘거죽죽, 얼레 등등 우리말의 맛을 살려낸 이름도 이 작가의 남다른 지점이며 후반부의 반전도 적절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인물을 등장시키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미비한 조직력, 초반에 설정한 아이와 용 크기를 감안할 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장면들, 장황하게 벌여놓기만 하고 전체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구성력에서는 한계가 크게 드러났다.

「으라차차 고은찬」은 제재로서의 새로움은 없으나 인물 각자의 현실적인 이야기로써 전체 이야기를 큰 무리 없이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 비만을 그저 부정적인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뢰할 만하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안정된 문장력과 분명한 서사, 소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활용하는 감각도 칭찬할 만하다. 큰 몸집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나가는 주인공과 비만이어야만 하는 엄마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 전체 균형을 유지하고, 당뇨환자가 된 할머니의 상황과 발언들은 팍팍한 삶에 온기를 준다. 동화라서 행복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것처럼 주인공의 승리가 섣부른 마무리라는 인상이다. 그러나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심사위원 전원이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올리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지금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계기가 돼 주면 좋겠다.

본심 심사위원 김화영(문학평론가), 김경연(아동문학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