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도깨비상 – 동화 부문

1992년에 비룡소가 국내 어린이 문학계 최초로 설립한 어린이 문학상입니다. 어린이들의 정서와 감성을 존중하는 좋은 그림책, 동화책을 공모, 시상하여 국내 어린이 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그 토대를 마련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매해 시상하며, 신인에게는 등단의 기회를 기성 작가에게는 폭넓은 창작의 발판을 제공합니다.

수상작 및 작가

당선작:

우수상 은영 『일곱 번째 노란 벤치』

우수상 신소영 『빛의 여왕 – 어느 늙은 아이 이야기』

심사위원: 김경연(아동문학 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 한윤섭(동화작가)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34 | 은영 | 그림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21년 7월 30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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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25 | 신소영 | 그림 모예진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22년 1월 24일 | 정가 15,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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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경위

제27회 황금도깨비상 심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지난 10월 31일 원고를 최종 마감하여 예·본심을 진행한 황금도깨비상 동화 부문에는 단편과 장편을 포함한 총 138편이 응모되었습니다.

심사위원으로 아동문학 평론가 김경연, 동화작가 황선미, 동화작가 한윤섭 님을 위촉하였습니다. 먼저 응모작을 각각 위원들에게 보내어 심사한 결과 총 4편을 본심작으로 천거, 12월 4일 본사에서 본심을 진행하였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일곱 번째 노란 벤치』와 『빛의 여왕 – 어느 늙은 아이 이야기』 우수작 2편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사평

본심작:
『고지랖의 사건 수첩』
『안녕, 나의 페이스메이커』
『일곱 번째 노란 벤치』
『빛의 여왕 – 어느 늙은 아이 이야기』
먼저 어려운 시기에도 열정으로 응모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공모전에 작품 내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작품의 수준을 떠나 동화 한 편을 끝까지 완성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응모자들을 위해 심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실 심사위원들도 각자 중요하게 보는 지점, 매력적으로 보는 지점 그리고 단점으로 보는 지점이 다르다. 그런 다름이 심사 기준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해 주는 장치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다르다 해도 작품이 가지고 있는 완성도를 보는 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응모한 작품 모두 처음에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나 소재를 가지고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선택한 아이디어와 소재를 끝까지 집요하게 마무리한 작품은 드물었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4편의 작품이다. 그러나 4편의 작품들 모두 완벽한 수상권의 작품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 작품이나 작가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고지랖의 사건 수첩』
이 작품은 처음에는 유튜브를 소재로 한 듯 가볍게 시작했는데, 과거사 문제라는 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사실 어린이문학에서 다루기 힘든 주제이기에 시도한 것만으로는 의미를 둘 수 있는 작품이다. TV 드라마를 보듯 재미있게 읽히는 작품이다. 다만 인물들의 말투라든가 나이의 설정이 의아한 면이 있고, 주 인물 고지랖의 캐릭터가 호감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전반적으로 치밀함이 아쉽다는 점이 심사위원들 공통된 의견이었다.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것으로 일정 성과가 있다고 여겨진다.
『안녕, 나의 페이스메이커』
가상현실 세계에서 사이클 경기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심사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작품이다. 글쓰기가 안정적이고 문장에도 힘이 있어 도입부에서부터 가독성을 충족시키는 작품이다. 형을 잃고 VR 속 운동에 빠진 화자의 서사가 대면 일상이 어려워진 지금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와닿았다. 또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남기며 이야기를 잘 마무리해 전체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인물들의 행위가 가상 세계를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고,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문제를 끌어들임으로써 원래의 신선한 설정이 인물들의 개인사로 굴절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 결과 주 인물이 형의 잔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자아 설정에는 성공했지만 독자에게는 작위성과 도식성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일곱 번째 노란 벤치』

아파트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 얽혀서 전체 서사를 이룬다. 그런 사건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주인공 아이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잊어 간다. 도입부가 다소 밋밋하여 몰입도가 떨어지는 듯했으나 뒤로 갈수록 재미를 안기는 작품이다. 읽는 동안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작가는 큰 사건 없이 일상적인 설정으로도 순진하고 단순한 즐거움을 그려 낼 줄 알며, 능청스러운 유머를 구사하며 선택한 인물들을 활용해 섬세함까지 표현해 낸다. 여러 면에서 작가의 역량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화자의 나이가 열한 살인 것에 비해 화자의 말들이 너무 어른스럽다. 또 전반적으로 익숙하고, 능숙해 보이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뭔가 새로운 것이 없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빛의 여왕 – 어느 늙은 아이 이야기』

이 작품은 읽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편차가 심한 작품이다. 사실 심사 과정에서 그런 부분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처음 작품을 대할 때 아주 잘 정돈되어 있고 세련되어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멋스럽게만 흘러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아빠와 둘이 사는 작은 소녀가 아빠를 따라 고시원에 숨어서 사는 이야기다. 어렵고 외로운 상황에서 소녀는 특정한 단어에서 나오는 빛을 보고, 그 빛을 의지하며 살아간다. 단어를 빛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아주 재미있고, 아이의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작고, 외롭고 때로는 풍부하다. 다소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결국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걸까? 하는 의문이 계속 남았다. 말미의 상황은 더 좋아지지 않는 듯한데, 아이는 단어의 빛의 힘만 가지고 그 상황과 대결해야 한다는 말일까? 어린 독자만이 아니라 어른 독자들도 그 부분은 견디기 버거울 듯했다. 또 이야기 중간에 등장하는 할머니의 존재가 명확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토론을 통해 4편의 작품 중에서 좀 더 집중적으로 언급된 작품은 다시 2편으로 추려졌다. 『일곱 번째 노란 벤치』와 『빛의 여왕 – 어느 늙은 아이 이야기』이다. 두 작품 모두 위에 언급했듯이 매력적이고 안정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어느 한 작품을 대상으로 정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 심사위원 전원의 판단이었다. 그래서 두 작품을 우수상으로 선정하여 격려하기로 하였다. 이번 작품만이 아니라 다음 작품까지 기대해 볼만 하다고 기꺼이 판단했다.

김경연(아동문학 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 한윤섭(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