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에 비룡소가 국내 어린이 문학계 최초로 설립한 어린이 문학상입니다. 어린이들의 정서와 감성을 존중하는 좋은 그림책, 동화책을 공모, 시상하여 국내 어린이 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그 토대를 마련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매해 시상하며, 신인에게는 등단의 기회를 기성 작가에게는 폭넓은 창작의 발판을 제공합니다. |
수상작 및 작가
심사 경위
제27회 황금도깨비상 심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지난 10월 31일 원고를 최종 마감하여 예·본심을 진행한 황금도깨비상 동화 부문에는 단편과 장편을 포함한 총 138편이 응모되었습니다.
심사위원으로 아동문학 평론가 김경연, 동화작가 황선미, 동화작가 한윤섭 님을 위촉하였습니다. 먼저 응모작을 각각 위원들에게 보내어 심사한 결과 총 4편을 본심작으로 천거, 12월 4일 본사에서 본심을 진행하였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일곱 번째 노란 벤치』와 『빛의 여왕 – 어느 늙은 아이 이야기』 우수작 2편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사평
『일곱 번째 노란 벤치』
아파트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 얽혀서 전체 서사를 이룬다. 그런 사건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주인공 아이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잊어 간다. 도입부가 다소 밋밋하여 몰입도가 떨어지는 듯했으나 뒤로 갈수록 재미를 안기는 작품이다. 읽는 동안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작가는 큰 사건 없이 일상적인 설정으로도 순진하고 단순한 즐거움을 그려 낼 줄 알며, 능청스러운 유머를 구사하며 선택한 인물들을 활용해 섬세함까지 표현해 낸다. 여러 면에서 작가의 역량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화자의 나이가 열한 살인 것에 비해 화자의 말들이 너무 어른스럽다. 또 전반적으로 익숙하고, 능숙해 보이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뭔가 새로운 것이 없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빛의 여왕 – 어느 늙은 아이 이야기』
이 작품은 읽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편차가 심한 작품이다. 사실 심사 과정에서 그런 부분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처음 작품을 대할 때 아주 잘 정돈되어 있고 세련되어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멋스럽게만 흘러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아빠와 둘이 사는 작은 소녀가 아빠를 따라 고시원에 숨어서 사는 이야기다. 어렵고 외로운 상황에서 소녀는 특정한 단어에서 나오는 빛을 보고, 그 빛을 의지하며 살아간다. 단어를 빛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아주 재미있고, 아이의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작고, 외롭고 때로는 풍부하다. 다소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결국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걸까? 하는 의문이 계속 남았다. 말미의 상황은 더 좋아지지 않는 듯한데, 아이는 단어의 빛의 힘만 가지고 그 상황과 대결해야 한다는 말일까? 어린 독자만이 아니라 어른 독자들도 그 부분은 견디기 버거울 듯했다. 또 이야기 중간에 등장하는 할머니의 존재가 명확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토론을 통해 4편의 작품 중에서 좀 더 집중적으로 언급된 작품은 다시 2편으로 추려졌다. 『일곱 번째 노란 벤치』와 『빛의 여왕 – 어느 늙은 아이 이야기』이다. 두 작품 모두 위에 언급했듯이 매력적이고 안정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어느 한 작품을 대상으로 정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 심사위원 전원의 판단이었다. 그래서 두 작품을 우수상으로 선정하여 격려하기로 하였다. 이번 작품만이 아니라 다음 작품까지 기대해 볼만 하다고 기꺼이 판단했다.
김경연(아동문학 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 한윤섭(동화작가)